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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리커버 한정판
이성복
문학과지성사 202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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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희곡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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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도서] 그 여름의 끝
이성복 저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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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의 끝

책소개

목차

자서(自序)

느낌 11
만남 12
서해 13
금기 14
물고기 15
꽃피는 시절 16
두 개의 꽃나무 18
어두워지기 전에 1 19
어두워지기 전에 2 20
거리 21
바다 22
집 23
산 24
앞산 25
산길 1 26
산길 2 27
산길 3 28
산길 4 29
산길 5 30
숲속에서 31
숲 1 32
숲 2 33
숲 3 34
나무 1 35
나무 2 36
나무 3 37
강 1 38
강 2 39
강 3 40
물가에서 41
물 건너기 1 42
물 건너기 2 43
절벽 44
아주 흐린 날의 기억 45
혹 46
손 47
고양이 48
기차 49
당신 50
아이 51
소녀들 52
어머니 1 53
어머니 2 54
섬 55
별 56
벽 57
역전(驛傳) 1 58
역전(驛傳) 2 59
역전(驛傳) 3 60
야생화 61
낮은 노래 1 62
낮은 노래 2 63
낮은 노래 3 64
비단길 1 65
비단길 2 66
비단길 3 67
비단길 4 68
비단길 5 69
그대 가까이 1 70
그대 가까이 2 71
그대 가까이 3 72
그대 가까이 4 73
그대 가까이 5 74
강가에서 1 75
강가에서 2 76
강가에서 3 77
병든 이후 78
슬픔 79
사슬 80
노을 81
새 82
발 83
기다림 84
울음 85
사막 86
문신 87
앞날 88
거울 89
노래 1 90
노래 2 91
운명 92
비 1 93
비 2 94
눈물 95
이별 1 96
이별 2 97
길 1 98
길 2 99
애가 1 100
애가 2 101
붉은 돌 102
비린내 103
바람이 지나간 길 104
숨길 수 없는 노래 1 105
숨길 수 없는 노래 2 106
숨길 수 없는 노래 3 107
숨길 수 없는 노래 4 108
입술 109
늘 푸른 노래 110
샘가에서 111
편지 1 112
편지 2 113
편지 3 114
편지 4 115
편집 5 116
그 여름의 끝 117

해설| ‘길’ 위에서의 사랑 노래 · 박철화 118

저자 소개 1

李晟馥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평가하는 말로 “철저히 카프카적이고 철저히 니체적이며 철저히 보들레르적”이었던 시인은 1984년 프랑스에 다녀온 후 사상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 그리고 논어와 주역에 심취했다. 그리고 낸 시집이 동양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남해금산』이다. 이 시에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의 원인을 찾아나서는 여정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었다.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그는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 일상의 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명징하게 바라보면서 비극적 서정을 결정적으로 고양시켜 드러낸다. 이 심오한 바라봄-드러냄의 변증은 80년대 우리 시단의 가장 탁월한 성취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의 묘사, 이유가 선명하지 않은 절규 등을 담아냈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한 그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 파괴에 능란하다. 의식의 해체를 통해 역동적 상상력을 발휘, 영상 효과로 처리하는 데도 뛰어나다. 그러나 객관적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그 여름의 끝』 이후의 관념성을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에서 벗어나 동양의 형이상의 세계에 심취하였다.

1989년 「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1991년 프랑스 파리에 다시 갔다. 다른 삶의 방법에 대한 모색의 일환으로 시인은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함께 후기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테니스. 시인에게 마치 애인과도 같은 테니스는 그에게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삶을 보다 즐겁게 만들었다. 2007년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나무인간 강판권」등으로 제5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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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176g | 128*205*20mm
ISBN13
9788932041612

책 속으로

느낌은 언제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필 때
느낌은 그렇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질 때
느낌은 그렇게 지는가

종이 위의 물방울이
한참을 마르지 않다가
물방울 사라진 자리에
얼룩이 지고 비틀려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있다
---「느낌」중에서

아직 서해엔 가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당신이 거기 계실지 모르겠기에

그곳 바다인들 여느 바다와 다를까요
검은 개펄에 작은 게들이 구멍 속을 들락거리고
언제나 바다는 멀리서 진펄에 몸을 뒤척이겠지요

당신이 계실 자리를 위해
가보지 않은 곳을 남겨두어야 할까 봅니다
내 다 가보면 당신 계실 곳이 남지 않을 것이기에

내 가보지 않은 한쪽 바다는
늘 마음속에서나 파도치고 있습니다
---「서해」중에서

당신이 슬퍼하시기에 이별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던들 새가 울고 꽃이 피었겠습니까 당신의 슬픔은 이별의 거울입니다 내가 당신을 들여다보면 당신은 나를 들여다봅니다 내가 당신인지 당신이 나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별의 거울 속에 우리는 서로를 바꾸었습니다 당신이 나를 떠나면 떠나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나입니다 그리고 내게는 당신이 남습니다 당신이 슬퍼하시기에 이별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 않았던들 우리가 하나 되었겠습니까
---「이별 1」중에서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그 여름의 끝」중에서

출판사 리뷰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하는 길 위에서
대칭과 역설로 일깨우는 삶의 비밀들

고통과 사랑의 통과제의가 남긴 ‘숨길 수 없는 노래’


저마다 절망과 서러움으로 점철된 세파(世波) 속 우리에게 매 고비 뜨겁게 읽혀온 ‘이성복의 시’는 어떤 의미일까. 누구는 “아픔은 ‘살아 있음’의 징조이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자신을 속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하나의 진실은 우리가 지금 ‘아프다’는 사실이다. 망각은 삶의 죽음이고, 아픔은 죽음의 삶이다”(『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1980)라는 그에게서 위로받았을 것이다. 누구는 “사랑의 의무는 사랑의 소실에 다름 아니며, 사랑의 습관은 사랑의 모독일 테지요. 내가 당신을 떠남으로써만…… 당신을 사랑합니다”(『남해 금산』, 1986)라는 고백에 희열로 뒤척이는 나날이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생에 밀착한 명료하고 강렬한 그의 시적 진술들로(『호랑가시나무의 기억』, 1993) 형용할 수 없는 감각의 깊이를 맛보았을 테고, 또 어떤 이는 극도로 감정을 절제하고 사물의 부피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정확한 언어를 짚어내는 시들로(『아, 입이 없는 것들』, 2003) 남루한 생이 일순 아름답게 탈바꿈하는 비밀한 순간들을 목도했을 것이다. 어쩌면 외국어로 접한 수십 편의 시적 단상들(『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2003; 2012)을 읽어내며 자신의 독서 이력과 삶의 허기가 함께했던 시간을 포개어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하다 “이곳에 와서(來), 같아지려 하다가(如), 슬픔을 보고(哀), 맞서 대들다가(反), 많은 일을 겪고(多), 비단처럼 펼쳐지고야 마는 것(羅)”(『래여애반다라』, 2013)이라 말하는 그에게서 그 누구도 생(生)-사(死)-성(性)-식(食)의 기록에서 예외일 수 없음을, 그리하여 생의 불가능성을 거듭 되씹는 운명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이 역시 숱할 것이다.

이렇듯 생의 매 순간, 바라봄만으로 위안을 전하는, 실존의 고뇌와 감각의 깊이로 처연하게 빛나는 숱한 시를 노래한 이성복의 시-숲에서 『그 여름의 끝』(초판 1990)은 그의 세번째 시집이다. “치욕의 시적 변용”에서 지난한 “사랑과 타자”에 대한 고민을 거쳐 시와 문학과 생의 문에 닿는 궁극의 열쇳말을 찾아 흔들리는 ‘이성복의 풍경’에서 중허리에 해당하는 이 시집은 서시 「느낌」에서 시집에 표제를 내어준 「그 여름의 끝」까지 시 총 106편이 묶여 있다. 사랑이라는 말과 타인이라는 말을 거듭 옮기면서 한없이 되살아나고 다시 한없이 되살아내는, 내가 맺는 세계의 깊이와 넓이가 가뭇없이 확장해가는 그 경이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고전 중의 고전이겠다.

뒤표지 시인의 산문

오랫동안 나는 슬픔에 대해 생각해왔다. 유독 왜 슬픔만이 세상 끝까지 뻗쳐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어째서 슬픔 뒤에 다시 슬픔이 남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 슬픔은 범속한 나뿐만 아니라, 세상 이치에 대해 두루 통해 있는 성인들까지도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젊은 스승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나에게 말했다. 성인의 슬픔은 온통 슬픔 전체일 뿐, 다른 무엇의 대대(對待)가 되는 것이 아니라고. 슬픔뿐만 아니라, 기쁨에도 본래 짝지을 것이 없다고. 하늘이 천둥 번개를 친 다음 노하는 것을 보았느냐고. 언제 시체가 슬퍼하는 것을 본 적이 있더냐고! 나는 입을 다물었다. 여지껏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생각되었던 슬픔은 한 장의 덮개 그림처럼 떨어져내렸다. 벽도, 덮개 그림도 허깨비일 뿐이며, 그것들이 비록 양파 껍질처럼 거죽이면서 동시에 속이 된다 할지라도 허깨비 이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허깨비가 온통 허깨비 전체라면, 허깨비 아닌 실체가 따로 있겠는가.

시인의 말

세번째 시집을 엮으면서 역시 나는 내 그릇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제 내게 주어진 일은 남은 시간 동안 불과 몇 밀리라도 비좁은 그릇을 넓혀가는 것이리라. 애초에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 하더라도, 최소한 내 잘못은 아닐 것이다. 마음속의 스승들께 부끄러운 책을 바친다.

1990년 5월
이성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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