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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내 안의 댄디를 깨워라
댄디, 현실을 직시하다 서울, 사는 게 참 힘들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습니까? 남자 마흔, 뽀로로보다 못한 내 인생 섹스리스가 된 너에게 내 아내가 결혼했다, 홈쇼핑과 댄디의 안경, 세상의 기준을 재검토하다 인생의 패자부활전을 꿈꾸며 댄디, 유행의 희생자가 되지 마라 댄디, 삶을 책임지다 마흔 살, 몸에 눈뜨다 남자여, 줄 서는 법을 배워라 기적을 부르는 그림 결혼, 일년생 풀들의 노래 머리카락을 빗으며 마음의 결을 가지런히 댄디의 자녀교육, 밀당이 필요해 인생이란 가방에 담아야 할 것들 성형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 댄디, 마음을 다스리다 당신의 막힌 귀를 뚫어주는 그림 추운 겨울을 이기게 해주는 그림 생의 환절기를 맞이한 당신에게…… 천 번을 흔들려야 키덜트다 친구는 병풍과 같은 것 두려워 마, 네 안의 괴물을 향기, 내 영혼의 시그니처를 가질 시간 마음에서 상처를 지우는 법 댄디, 스스로의 방식으로 살아가다 ‘지금’을 위한 송가 댄디, 돈 버는 기계를 거부하라! 블링블링한 인생을 위한 쇼핑 철학 함께 있을 때 우린 두려울 게 없었다 인생은 한방이다? 내 인생의 홈런을 치는 법 우아함을 위한 소비의 조건 인생이란 런웨이를 걷는 법 폭포 위를 걷는 법 나는 행복한 댄디, Are You? 도판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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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이 책에서는 쇼핑과 스타일, 정체성, 세련됨의 의미, 사회적 삶과 연대 등등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정밀하게 매의 눈으로 읽고 느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개인의 스타일을 만드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 전체의 미감을 표현하는 일이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윤리적 의무입니다.---들어가며
옷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것이 구조의 대칭성에 있듯, 사회의 장 속에서 함께 경쟁하는 이들의 출발선과 과정, 그것을 나누는 결과물의 무늬가 대칭성을 띠고 있는지 다시 물어야 합니다. 대칭은 곧 균형입니다. 신체의 자연스러운 성장과 사회 구조의 성장, 그 선은 동일하게 흘러가야 합니다. 사람에게 인위적인 성장을 몰아세우는 사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치화된 스펙만 요구하는 사회는 옷의 멋스러움을 살려낼 수 없는 법이죠. 패자부활전을 열고, 그 무대에 선 이들을 위해 따스한 한 벌의 스웨터를 짜줄 수 있는 사회. 이런 세상을 꿈꿔보는 게 잘못된 걸까요?---「인생의 패자부활전을 꿈꾸며」 변웅필이 그린 자화상을 볼 때마다, 클로즈업 화면으로 구성한 화가 자신의 얼굴을 통해, 저 자신의 모습, 나아가 타인의 모습을 봅니다. 한 인간의 얼굴 앞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나, 어떤 생각에 젖어야 하나를 자문하게 됩니다.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는 “땅은 조경을 통해서 영토화 된다”라는 주장을 하죠. 풍경을 조형함으로써, 의미 있는 지점으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있어 얼굴은 뭘까요? 울고 웃고 화내고, 빈정거리고, 질시하고 모든 감정의 체계를 그리는 일종의 캔버스와 같습니다. 각각의 표정들이 하나의 영토를 이루며 얼굴이란 땅 위에 서게 되는 것이죠.---「기적을 부르는 그림」 저는 얼굴에서 주름을 지우지 못해 안달하는 분들에게 옷을 예로 들어 설득합니다. 우리가 옷을 입는 순간, 관절이 있는 부분에선 옷 주름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주름이 생긴다는 건 우리가 활동하고 살아 있다는 확증입니다. 촘촘하게 접힌 옷의 주름만큼 인간의 몸을 우아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없답니다. 옷의 주름은 짙은 우울에서 우리를 튀어 오르게 하는 스프링입니다. 얼굴의 주름도 이 스프링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성형은 우리를 구원하지 않는다」 ‘멘붕’이란 단어의 결을 읽다 보니 우리 시대의 감추어진 징후들이 보입니다. 성장을 강요하는 현실에서 실제로는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깨달음만을 얻게 된 인간에게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유년 시절이라는 환상의 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의 시간 속으로 유영하고 싶은 우리들의 심리가 ‘복고풍’이란 시장의 움직임을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천 번을 흔들려야 키덜트다」(p.211) 내 밖의 괴물과 내 안의 괴물은 서로를 마주하며 공생합니다. 외부의 시스템에 익숙해져서 외부에서 주는 정보를 진실이라 믿고 이를 내면화하면서 살아가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안의 괴물은 사회적 진실을 욕망합니다. 외부의 달콤한 유혹과 폭력에 주눅 들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분노해야 할 일도 많고, 저항해야 할 일도 많지만 그 속에서도 스스로를 파괴하는 괴물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때입니다. 쫄지 마세요, 우리 안의 괴물에게.---「두려워 마, 네 안의 괴물을」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을 넘어 그 도구를 통해 구현해내야 하는 세상의 논리와 아름다움을 조형하는 상상력 가득한 인간들이 살아가는 세상. 그저 삽질 이외에는 머릿속에 든 것이 없는 기계론적 세계관 속 인간으로 살아가기보다, 도구를 통해,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 어떻게 조율되고 새롭게 조형되는지를 고민하는, ‘인간적 요소’를 빚어내는 창조자로서의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인간의 도구적 사용 능력이 극대화될 때, 따스한 인간의 감촉을 잊지 않는 기술자가 될 때 삶은 도구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하게 차오르겠지요.---「댄디, 돈 버는 기계를 거부하라!」 결국 한마디로 댄디를 요약하면 ‘사회의 지배적 스타일에 저항하는 정신의 소유자’입니다. (……) 어떤 일면에서 보면 서양의 댄디는 우리의 선비 정신과 통합니다. 사군자를 그리며 그림의 창을 통해 세상의 아픔과 통교하며 원인을 사유할 수 있는 사람. 그러나 온 감각으로 느끼고 분노하되, 배면의 사람들과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사람. 음식 한 가지를 먹어도 폭식보단 단정한 미각을 견지할 수 있는 사람. 예술을 사랑하되, 타인의 달콤한 말에 매몰되어 한 장의 그림을 사기보다, 자기만의 컬렉션을 이룰 수 있는 원칙을 가진 사람. 한 벌의 옷을 살 때도 유행보다 자신의 정체성을 생각하고 여기에 맞는 색감과 질감과 실루엣을 찾는 사람. 저는 이런 사람으로 성장하며 늙어가고 싶습니다. ---「나는 행복한 댄디, Are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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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디는 (……) 특유의 우아함으로 시대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그 속에서도 정신의 귀족이 되는 법을 만들어 냅니다. 이때의 우아함이란 단순하게 외양의 아름다움을 뜻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아함은 ‘심혈을 기울여 선택하다’라는 뜻의 동사입니다. 우아한 삶이란 곧 동사적 삶입니다. 선택이라는 행위를 통해 우리 자신의 외양과 정신을 가꾸는 일, 나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바꾸고 이를 위해 연대하는 인간이 되는 것, 이것이 진정한 댄디의 필요조건이랍니다. _「들어가며」에서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자신을, 사회를 뒤돌아보다 지은이는 이 ‘댄디’라는 가치를 미술작품이라는 매개를 통해 마음에 와 닿게 전달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전작의 위로보다는 독자들 스스로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을 꽉꽉 채워 담았다. 오늘의 현실을 날카롭게 진단하고 그런 현실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식이다. 이런 조언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과 패션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통해서 전달된다. 현대미술 하면 어렵다는 편견에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던 사람들은, 한국의 젊은 작가들이 펼쳐놓는 작품세계가 얼마나 자신의 삶과 가까이에 있는지를 깨닫고 즐거워질 것이다. 눈에 즐거운 그림들을 통해서 지은이의 귀중한 조언들은 좀 더 쉽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게 된다. 저는 국내 작가들을 사랑합니다. 그들에게서 긍정할 수 있는 삶의 조건과 공통분모가 더 많이 발견되기 때문이지요. 같은 시대를 사는 작가들의 시선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싶었지요. 온갖 그림 속 역사와 배경을 공부해야 겨우 접근 가능한 서양 작가들의 그림보다 같은 공기를 마시고 밥을 먹고 동일한 노동 조건에서 일하는 그들의 그림은 그만큼 이해하기 쉽습니다.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볼 수 있는 가능성도 더 크죠. _「들어가며」에서 지은이에게 따라다니는 ‘패션 큐레이터’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게, 이 책에서는 ‘댄디’라는 키워드를 비롯해, 패션에서 빌려온 단어들이나 아이템들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안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틀에 대해 이야기하고(최윤정 작가), ‘가방’을 통해서는 인생이라는 가방 속에 담아야 할 것의 우선순위를 정하자고 제안하고(조미숙 작가), ‘향기’를 통해 어떤 향을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박용균 작가)하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옷이나 몸을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다. 음식물로 옷의 형태를 만드는 사진 작업을 하는 성연주 작가나, 동양화에서 피부의 결을 표현하는 초상화 기법인 육리문(肉理紋)을 통해 신체와 표피의 관계를 탐구하는 백승아 작가, 명품 백을 등장시켜 17세기 네덜란드의 정물화 장르인 ‘바니타스(Vanitas)’를 되살린 정현목 작가 등이 그런 예이다. 동시대를 호흡하고 있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은, 세상을 읽어내는 지은이의 독특한 시선으로 풍부한 의미를 더하며 생생하게 살아난다.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 이미화 작가의 서울 풍경에서는 살아가기 팍팍한 삶 속에서 도시의 불빛 같은 희망을 발견하고, 박종영 작가의 마리오네트 연작에서는 인형처럼 딱딱하게 굳어 무뎌진 몸의 감각을 되살릴 것을 다짐하며, 가면을 쓰고 정장을 한 남자들이 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노종남 작가의 작품에서는 아이와 어른 사이에 머물러 있는 ‘키덜트’ 현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의 얼굴을 변형해 괴물로 표현하는 박승예 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는 내 안팎의 괴물을 성찰해본다. 이처럼 이 책에서는 쇼핑과 스타일, 정체성, 세련됨의 의미, 사회적 삶과 연대 등 개인에서 사회에 이르는 여러 문제들을 ‘매의 눈’으로 폭넓고도 예리하게 읽고 느껴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댄디’의 가치를 설파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자신의 중심을 가진 사람,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 그러면서도 우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이다. 이는 비단 개인의 변화에만 그치지 않는다. ‘우아한 개인’이 많은 사회는 결국 우아한 사회가 아니겠는가. 결국 “개인의 스타일을 만드는 일은 단순한 개인의 차원이 아닌 사회 전체의 미감을 표현하는 일이며, 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윤리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