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날 때부터 꾸물거리는 아이를 보면 속이 터진다. 일어나는 시간만 꾸물거리면 다행이다. 일어나서 세수하러 화장실까지 가는 발걸음은 얼마나 느린지, 겨우 옷 갈아입고 밥 먹으러 오면 그때부터 또 다른 난관이다. 학교를 제시간에 갈 수 있을지 일 분, 일 초 속이 타들어 가는 건 부모지 아이가 아니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흔히 볼 수 있는, 부모라면 공감할만한 이 상황 그리고 한 목소리로 할 법한 질문, “우리 아이는 왜 꾸물거리는 걸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꾸물거리지 않게 할까?” 답답한 상황을 마주한 부모들은 책과 영상을 보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찾아보면 ‘공감하고 경청하고 훈육하라’고들 한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큰 틀은 알겠는데, 막상 현실에 적용해보려 하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경우들이 생각외로 많다는 점이다.

‘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는 이러한 부모들을 위한 상세한 양육 가이드다. 아이마다 다른 기질에 대해 설명하여, 부모가 아이의 기질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꾸물거림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기질에 따라 어떻게 아이를 지도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책은 기질 소개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좋은 관계를 만들어 두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가족 놀이와 의사소통 방식도 안내한다. 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여러 간단한 놀이를 통해 평소 서로에게 호의적인 가족 분위기를 만드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녀의 행동목적과 욕구를 파악하고 지혜롭게 대화하는 방법 등을 살펴본다.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격려와 가족회의를 통해 예방하는 대화를 어떻게 하는지도 덧붙였다.

책의 전반부에서는 아이에게 집중해서 내용을 이어갔다면, 후반부에서는 양육하는 부모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내용을 구성했다. 양육하면서 부모가 상처받는 지점은 무엇인지, 육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에 지면을 할애했다. 마지막으로는 양육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다루며, 셀프 코칭 질문을 수록하여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부모 스스로 코칭을 해 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나가도 좋지만, 목차를 읽으면서 자녀는 어떤 시간에 가장 꾸물거리는지, 나는 어떤 시간이 제일 힘든지, 또 어떤 시간이 가장 필요한지를 떠올려보고 그 시간에 관한 내용을 먼저 살펴보는 것도 좋다. 서로의 기질과 좋은 의사소통기술을 알고, 아는 것을 실천해보는 가정은 더디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를 통해 아이의 기질을 조금 더 잘 이해하고 가족 구성원이 함께 긍정적인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한다면, 아이와 함께 하는 일상이 조금은 더 편안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