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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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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
문학동네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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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누가 염소의 목에 방울을 달았는가 시베리아에서 곰 잡던 시절 당부 말씀 군대 라면 세비리의 이발사 딸기 형제들 속도광 길 다 알고 있는 일 가짜 소리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손 누구를 믿을 것이냐 말을 말하는 말 말과 말귀 다 고마운 일이건만 미안하다고 했다 샥족 발견 가지 호기심족 훈수족 찬양 사업 디자이너 경운기 주정차 금지 위반 어제의 용사들 우리 동네 가수 우리 동네 전문가 소신을 지키다 도선생네 개 약방 할매 작가 후기

저자 소개 1

成碩濟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1960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났으며,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문학사상]에 시 「유리닦는 사람」을, 1995년 [문학동네] 여름호에 단편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소설가로서의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평론가 우찬제는 그를 거짓과 참, 상상과 실제, 농담과 진담, 과거와 현재 사이의 경계선을 미묘하게 넘나드는 개성적인 이야기꾼이며, 현실의 온갖 고통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올바로 성찰하면서도 그것을 웃으며 즐길 줄 아는 작가라 평했다. 또한 평론가 문혜원은 “성석제는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농담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놓으며 "마치 무협지의 고수들처럼"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입담을 펼친다.”라고 전한다. 이런 평론가들의 말처럼 성석제는 미묘한 경계선을 거닐면서 재미난 입담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작가이다.

그의 대표작 『소풍』은 흥겨운 입담과 날렵한 필치가 빛나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음식을 만들고 먹고 나누고 기억하는 행위가 곧 일상을 떠나 마음의 고삐를 풀어놓고 한가로운 순간을 음미하는 소풍과 같다고 말한다. 음식은 “추억의 예술이며 오감이 총동원되는 총체예술”이며, “필연코 한 개인의 본질적인 조건에까지 뿌리가 닿아 있다”는 지론은 곧 우리 세대가 잃어버린 사람살이의 다양한 세목을 되살려온 성석제 소설세계와 상통한다. 십수년간 각종 매체에 연재하며 갖가지 음식 속에서 ‘이야기’를 이끌어낸 작업이 ‘음식의 맛, 사람의 맛, 세상의 맛’을 함께 음미하게 한다.

단편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는 모든 면에서 평균치에 못 미치는 농부 황만근의 일생을 묘비명의 형식을 삽입해 서술한 표제작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를 포함하여, 한 친목계 모임에서 우연히 벌어진 조직폭력배들과의 한판 싸움을 그린 「쾌활냇가의 명랑한 곗날」, 돈많은 과부와 결혼해 잘살아보려던 한 입주과외 대학생이 차례로 유복한 집안의 여성들을 만나 겪는 일을 그린 「욕탕의 여인들」, 세상의 경계선상을 떠도는 괴이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책」, 「천애윤락」,「천하제일 남가이」등 2년여 동안 발표한 일곱 편의 중 · 단편을 한 권으로 엮었다. 이번 작품집도 예외없이 세상의 통념과 질서를 향해 작가 특유의 유쾌한 펀치를 날리는데, 비극과 희극, 해학과 풍자 사이를 종횡무진한다.

『어머님이 들려주시던 노래』는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이후 성석제가 3년간 발표한 단편들을 모았다. 혼기에 이른 맏딸을 염려하는 어머니의 이야기와 딸이 어머니에게 읽어드리는 옛이야기를 교차 시키며 유려하게 텍스트를 직조해낸 표제작을 비롯, 제49회 현대문학상 수상작인 '내 고운 벗님' 등 총9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기성의 통념과 가치를 뒤집는 화려한 수사와 “웃음의 모든 차원을 자유자재로 열어놓는 말의 부림”으로 우리 주변에 있음직한 각양각색 인물들의 삶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소설의 표면에 드러나는 유쾌한 재미와 해학, 풍자 밑에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번뜩이기도 하고 그리움이나 인간을 향한 건강하고 따뜻한 시선이 은근히 깔려 있다.

이외의 소설집으로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새가 되었네』 『재미나는 인생』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 『호랑이를 봤다』 『홀림』 『지금 행복해』 『첫사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참말로 좋은 날』 『이 인간이 정말』 『믜리도 괴리도 업시』 『사랑하는, 너무도 사랑하는』 등과 장편소설 『왕을 찾아서』 『궁전의 새』 『순정』 『인간의 힘』 『도망자 이치도』 『위풍당당』 『투명인간』 『왕은 안녕하시다』(전2권) 등, 산문집 『소풍』 『성석제의 농담하는 카메라』 『칼과 황홀』 『꾸들꾸들 물고기 씨, 어딜 가시나』 『근데 사실 조금은 굉장하고 영원할 이야기』 등이 있으며, 명문장들을 가려 뽑아 묶은 『성석제가 찾은 맛있는 문장들』이 있다.

1997년 단편 「유랑」으로 제30회 한국일보문학상을, 2000년 「홀림」으로 제13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고, 2001년 단편「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제2회 이효석문학상, 같은 작품으로 2002년 제33회 동인문학상을 받았으며, 2004년 「내 고운 벗님」으로 제49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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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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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 11.4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8만자, 약 2.6만 단어, A4 약 50쪽 ?
KC인증

책 속으로

조선 남자들은 군대와 축구 이야기를 양로원에 가서도 하고 조선의 여자들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면 양로원에서도 이를 간다고 한다. 그런데 군대에서 라면 먹은 이야기는 어떨까? 그것도 여자 덕분에 먹은 라면이라면.

1982년에 이 몸이 군대를 갔더니 일요일 아침으로는 라면을 주었다. 그 라면은 연대급의 병력이 한꺼번에 먹어야 한다는 제약 때문인지 삶아서 주는 것이 아니고 쪄서 주는 것이었다. 삶은 라면과 달리 찐 라면은 형태가 네모진 그대로 남아 있고 면도 딱딱해서 거의 뜯어먹다시피 해야 했다. 찐 라면에 날계란 하나, 단무지를 식판에 얹어주고 철모만한 국자로 미지근한 수프 국물을 떠서 부어주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기간병(훈련소에서 작대기 계급장을 달고 장군처럼 행동하는 위대한 군인들을 이렇게 불렀는데 국가의 기간基幹이 된다는 뜻인지 일정한 기간期間 동안만 그렇게 행동하도록 허용되었다는 뜻인지 확인해보지는 않았다.)들은 그 라면을 벌레나 돌처럼 여기는지 날계란의 앞뒤만 깨어 쪽 빨아먹은 뒤 식판째 잔반통에 부어버리는 것이었다. 잔반통에는 임자 잃은 나룻배 같은 라면이 수프의 파도 위에 둥둥 떠다니는데, 영민한 훈련병들은 그 라면을 잽싸게 건져서 두 개도 먹고 세 개도 먹었다. 이 몸은 영민하지도 못하고 잽싸지도 못했던 관계로 늘 뒷전에서 지켜보기만 했다. 라면 하나로는 한창때의 식욕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훈련이 없는 일요일이지만 라면 하나로 견디기에는 오전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렇다고 자빠져서 잠을 자는 건 죽음을 청하는 짓이었다.

--- 본문 중에서

"그럼 우리 실험을 해보자."
술자리의 토론중에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얘기를 듣던 내 친구가 제안했다. 자기 집에 개가 있는데, 그 개를 자기 앞까지 잡아오면 자기 친구가 맞는 것이고 못 잡아와도 자기 친구가 맞는 것이라고 했다. 하긴 우린 둘 다 그의 친구니까, 이래도 맞고 저래도 맞았다.
"누가 갈 거야?"
"그거야 당연히 너지."
두 사람이 일제히 내게 말했다. 하나는 개장수이니 가나마나고 하나는 주인이니 보나 마나라는 것이다.
"난 그렇게까지 궁금하지는 않은데. 정말이야. 그냥 여러분이 맞는 걸로 하면 안 될까?"
"안 되지."
두 사람은 갑자기 냉정, 침착해져서 고개를 저었다. 그러고 나서 한 사람은 개의 종류, 나이, 성격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고 한 사람은 개를 기로 제압하는 방법, 잡는 방법, 끌고 나오는 방법에 대해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내 친구 집에 닿았다. 두 사람은 대문 뒤에 숨어서 기다렸고 나는 배운 대로 개집 앞으로 다가갔다. 큼직한 셰퍼드 잡종이 나를 쳐다보더니 컹컹거리며 짖기 시작했다.
나는 계속 '나는 미쳤다'고 주문을 위우며 개 앞으로 다가섰다. 개는 줄을 끊을 듯 펄쩍펄쩍 뛰며 미친 듯 짖어냈다.

--- 본문 중에서

"엄마, 약방 할매는 올해 몇 살이야?"
그러면 어머니는 눈을 조금 찡긋하면서 "나이가 한정도 없이 많지. 약방 할매가 여우였으면 벌써 꼬리가 아홉 개 생기고 처녀로 도섭을 했어도 여러 번 했을 게다"하고는 우리가 따라오지 못하게 겁을 주었다. 나는 집안에 하나뿐인 사내로서 "여우가 뭐가 무서워, 진짜 무서운 건 원자폭판이란 말이야"하고 큰소리를 쳤지만 종내 약방 할머니에게 마실가는 어머니를 따라가지 못하고 말았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특유의 입담과 필력으로 현대소설에 해학과 풍자의 자리를 새롭게 구축해나가는 소설가 성석제의 신작소설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이 출간되었다. "서사(敍事)충동의 에너지가 충만해 있어 독자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한창 물이 오른 필력과 화술" "한국문학의 끊어진 전통인 해학을 되살렸다" "한국인의 고난과 한, 비애를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엮어낸 성취"라는 심사위원들의 상찬을 받으며 지난해 제33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또 아주 오랜만에 다시 독자들을 찾아온 장편(掌篇)소설집이다. 소소한 일상을 뒤집는 재치와 유머로 읽는 이를 유쾌한 웃음바다로 빠져들게 하는 성석제식 '세상 읽기'가 또한번 진가를 발휘하는 이번 작품집에는 22개의 짤막한 폭소와 진하고 긴 감동과 여운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번쩍하는 생활의 발견, 사람과 세상을 품은 짧은 이야기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사소한 사건과 사람들도 소설가 성석제의 눈에는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나는 왜 언제나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 것을 혼자서 궁금해하면서 우두망찰하는가"라는 작가의 의문처럼 그는 언제나 주변의 것들을 의심하고 파헤치려 웅크리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작가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하고, 의식을 치고 지나가는 모든 존재들은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뛰어난 풍자와 해학으로 버무려져 그의 소설로 다시 태어난다.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역시 다양한 사건과 엉뚱한 인물들로 가득하다. 불법사냥꾼, 시골 동네 이장들, 라면 한 그릇에 감동하는 어린 군인, 자기 일은 뒷전인 채 남일에 훈수 두는 재미로 사는 사람들, 너무도 우아하고 세련된 신종 새치기 샥족, <어버이 은혜>밖에 부를 줄 모르는 더없이 진지한 음치, 호의에 익숙지 않은 정 많은 조폭, 고집을 소신으로 아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전문가들, 그리고 누구나 언제라도 기억할 수밖에 없는 어머니까지...... 하지만 그들이 일으키는 기상천외한 사건들은 사실 어디서 한번쯤은 겪었음직한 친숙한 것들이다. 때로는 기분 나쁘게, 때로는 마음 아프게, 때로는 아주 즐겁게...... 낯설지만은 않은 기억으로 남은 이 일련의 상황들이 작가 성석제에 의하여 재현될 때, 읽는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전혀 새로운 신선한 감동에 젖고 만다. 그것은 바로 한바탕의 폭소이며, 세상과 사람에 대한 유쾌한 긍정이다. 시인 이문재의 지적처럼 "그의 웃음폭탄 세례를 받을 때마다 나와 너, 이웃과 세상이 전혀 새롭게 보"이며, 이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세상을 관계 맺게 하는 성석제식 '세상 읽기'이며 성석제 소설의 힘인 것이다.

추천평

성석제의 글은 위험하다. 폭발물이기 때문이다. 이 폭발물은 독자의 눈길이 가 닿는 순간, 째깍째깍 초침이 돌아간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아직 실밥을 뽑지 않은 환자, 만삭의 임산부, 조증 상태의 우울증 환자, 시험을 코앞에 둔 학생들에게는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다시 수술을 해야 하거나 시험을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독자들은 그토록 부상--재채기처럼 연속적으로 터져나오는 웃음 말이다--을 당하면서도 책을 덮지 않는다. 웃음 폭탄 세례를 받을 때마다 나와 너, 이웃과 세상이 전혀 새롭게 보이기 때문이다. --이문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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