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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 7경주는 왜냐하면 63이달의 이웃비 137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 225내 글에서 냄새나? 261팀파니를 치세요 297누군가는 춤을 추고 있다 347허수의 탄생 397작가의 말 443작품 해설 447결국은 빈 괄호에 있다_김미정(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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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아무나와 누군가 사이이웃이란 누구일까? 가까이 살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좋은 이웃’도 있지만, 어쩌면 이웃은 ‘아무나’와 ‘누군가’ 사이의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존재다. 잦은 마주침과 새어 나오는 소리로 누구보다 내밀한 정보들을 알고 있지만 모른 척 지나치는 사람. 층간소음이나 이런저런 귀찮은 부탁으로 마주칠 일이 없을 때 가장 좋은 사람. 그러니까 서로 빚지지 않아야 좋은 관계. 빚을 지지 않는 것은 이웃뿐 아니라 친구와 가족 사이에서도 미덕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박지영의 소설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이유로든 옆 사람에게 빚을 지고야 만다. 치매에 걸린 강만석(「쿠쿠, 나의 반려밥솥에게」), 정신 장애가 있는 병식(「이달의 이웃비」), 누군가의 후원이 필요한 미연(「경주는 왜냐하면」). 이들은 이웃의 도움이 있어야만 살 수 있고 어쩔 수 없이 이웃에게 불편을 끼친다. 살아가며 빚을 질 수밖에 없는 건 모두가 마찬가지다.이웃비, neighborhood fee소설집을 관통하는 키워드인 ‘이웃비’는 이웃에게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의미한다. 『고독사 워크숍』은 “고독사하는 데도 돈이 든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데, 이때 ‘고독사 비용’은 월세와 장례비일 뿐 아니라 죽음 이후 나를 돌볼 이웃 사람들에게 치를 일종의 ‘이웃비’라고 할 수도 있겠다. 워크숍의 참가자들은 아이러니하게도 고독사를 준비하며 서로 연결된다. 스치는 인사와 짧은 댓글은 모두 이웃에게 지불하는 ‘이달의 이웃비’다. 박지영은 우리가 살아가며 이웃비를 주고받는 순간들을 포착하며, “접속되는 모든 것이 서로의 안전을 위협”(「팀파니를 치세요」)하는 세상에서 타인과의 접촉이 외로운 이들을 건져내 살게 하는 순간들을 보여 준다.별것 아닌 것을 주고받기이웃비는 별것이 아니기에 별것이다. 「경주는 왜냐하면」에서 경주는 미연에게 계속해서 ‘별것 아닌 것’을 건넨다. 가끔은 그것들을 별것이라고 착각하면서. 하지만 실제 그것이 별것인지 아닌지보다 중요한 것은 별것 아닌 것을 건네받아 그것을 허투루 써 버리는 것, 스스로 그래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 경험하는 일이다. 결국 별것 아닌 것을 주고받는 마음이야말로 별것이다. 이 주고받음은 경주와 미연이 자신들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게 만든다. 「누군가는 춤을 추고 있다」에서 ‘나’가 모욕당한 민주에게 건넨 작고 귀여운 와펜들은 두 사람이 서로가 겪어 온 모욕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께 ‘모욕 모자’를 만드는 일로 이어진다. 별것 아닌 것, 이웃비의 의미별것 아닌 것, 쓸모없는 것들이 모여 가장 아름다운 것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데에 박지영 소설의 매력이 있다. 사람들이 잃어버리고 잊어버린 물건들을 모으는 청소기 수리 기사는 자신이 모으는 쓸모없는 것, 먼지 덩어리가 아름다운 지구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방법」) 좌표 위 어디에도 찍히지 못한 숫자, 정수가 아닌 허수들의 만남은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 낸다.(「허수의 탄생」) 별것 아닌 것들을 주고받으며 얽혀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독자들 역시 나도 모르는 새 건네받은 것, 손에 쥔 따뜻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나는 여전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 마이쭈와 초코파이, 그와 유사한 작고 다정한 것들을 건네고 나눠먹는 것으로밖에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 내 소설의 인물들은 자꾸만 별것도 아닌 것을 건네주고 건네받곤 하는 모양이다.별것도 아닌 것을 굳이.그것이 여기 담긴 여덟 편의 단편에 담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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