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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_집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건축 Architecture 자기 집을 짓다 태엽 감는 남자 색연필 건축인 자기가 지은 집에 노크하고 들어가기 건축 현장은 동물원 석재 공장의 양밍춘샤오 꽃미남 건축 일기 잔꾀 부리기 숙성 30분짜리 여행 씨방이 두 개 있는 사과 작은 집 맞춤하게 작은 미래 소년 글에 살다 생활 Life 검은색과 어둠 장인 이상적인 작업 공간 남자가 원하는 부엌 화장실의 사이코 전 남친 첫눈에 반하는 집 가구 인간 당신이 사는 집의 현관 계단 놀이 볼거리가 많은 골목 민낯의 거리 독립 서점 오래된 집 작가의 집 가오푸솨이 공기 인형 기억 Memory 오래된 거실의 벽 톈징 내가 좋아하는 구멍가게 전통 시장 공원 무대 아래의 인간 울기 편한 극장, 웃기 쉬운 빙수 가게 일일시호일 처음 기숙사에 들어가다 나의 소년시대 여관에서의 첫 경험 전자상가 식탁의 형태 우산 속 세상 크로스워드 퍼즐 융캉제에 가게를 하나 열자 여섯 개의 자기만의 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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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마음속에 진짜 원하는 집을 그릴 때는 사실은 자신이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 살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그리고 마음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알아내려는 것이다. 정말이지 모두들 평생에 한번쯤은 종이 위에, 가까운 가족들의 마음에, 또는 신뢰하는 건축가에게 보내는 편지에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 p.20 집 안에 풍경을 끌어들이면 주거는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그렇게 되면 있는 그대로의 삶이 매 순간 도자기처럼 고요하게, 도자기에 그려져 있는 고양이처럼 생동감이 넘치게 된다.끊임없이 이어지는 여행은 ‘다른 곳’이 아닌, 흐트러지지 않는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 p.79 도시의 라이프 스타일은 매우 다양하며,저마다 삶의 애환과 고충이 있다. 실제로 거주하면서 체감해봐야 알 수 있다. 마치 물을 마셔봐야 그 차갑고 따뜻함을 저절로 아는 것과 같다. 여럿이 살든 혼자 살든, 즐거움의 유무가 포인트는 아니다. 중요한 건 당신이 라이프 스타일을 선택했는지, 아니면 라이프 스타일이 당신을 선택했는가의 문제이다. --- p.91 이번에는 ‘꿈을 잡는’ 건축가 노릇만 했던 게 아니라 재봉사 역할도 도맡았다. 건축주가 ‘욕망이라는 이름의 옷감’ 길이를 짧게 줄였지만, 내가 그들을 도와 더 큰 옷을 한 벌 지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은 작아졌어도 그 안에 더 많은 가능성들을 수용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더 많이 흘러 들어오는 공기, 더욱 자연스럽게 들리는 웃음소리와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난 감동이 있었다. 우리는 함께 ‘뺄셈의 철학’ 수업을 받았고, 맞춤하게 ‘작은’ 집 안에서 무한대의 아름다움을 체험했다. --- p.95 나는 학식 있고 예의 바른, 도시의 건축가가 되었다. 이 직업은 고지식한 중산층 역할을 해야 한다고 알고 있었다. 몸가짐이 반듯하고, 건축가에 걸맞은 예절과 품위를 지녀야 하며, 웃는 모습마저도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건축가라는 캐릭터는 그동안 조급하거나 덜떨어진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할, 점잖은 인물의 전형으로 각광을 받아왔을지도 모른다. 집을 멋지게 설계하든 그렇지 않든 아무튼 건축가는 좋은 사람처럼 보여야 한다. --- p.101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 때로는 첫눈에 반하는 집을 잡지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처럼 존재하는 잡지의 2차원 평면 세계에서 그 페이지가 열리는 동시에 그를 사랑하게 되기도 한다. 내 짐작으로는, 첫눈에 반하는 풍경에서는 반드시 첫눈에 반하는 사람…의 냄새가 난다. --- p.155 내가 원하는 독립 서점의 조건은 단순하다. 책을 사랑하는 당신을 독립적인 인간으로 생각해주면 된다. 당신이 이 공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있기에 이 공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 p.189 언제나 늘 옆에 있는데도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그게 바로 ‘일상’이다. 그는 매우 겸손하다. 하지만 존재감이 없으면서도, 숨 막히게 죄어오는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소울메이트보다 더 소울메이트 같고,사랑보다 더 사랑스럽다. --- p.215 공간에 대한 기억 속에는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이 배어 있는 것 같다. 3대가 모여 살던 우리 대가족 식구들 중에서 나는 집안의 장손이었다. 무척 내성적이고 순했다(고 어머니가 최근에 알려주셨다). 할아버지는 내게 당신이 키우는 난초를 그려달라고 하는 걸 좋아하셨다. 종이에 꽃 한 송이를 그리고 나면 할아버지에게 사탕 한 알을 받았다. 그 외에도 내가 담벼락에 그린 물고기들을 먹이려고 물고기 옆에 먹이도 그려 넣었다. 할머니는 나를 데리고 시장에 가시는 걸 좋아하셨다. 슈퍼마켓이 없었던 그 시절, 전통 시장은 동네 특유의 트렌디한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던 곳이었다. 가장 새로운 식재료, 잘나가는 패션용품, 혹은 인기몰이를 하던 소문들은 모두 그곳에서 새로이 업데이트되곤 했다. --- p.237 각각의 공공장소에는 그 공간이 속했던 시대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공간을 거쳐가는 모든 세대의 어른과 아이들의 기억에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모습으로 아로새겨진다. 이러한 모습들에는 많은 성장의 단서들, 그리고 놀이와 게임 및 장소의 공공성에 관련해서 우리가 배운 것들이 남아 있다. --- p.245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간식 파는 곳에서 빈둥거리다가 애국가가 끝나고 나면 어른들을 찾아 영화관에 들어갔다. 고모가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닦으면 그때마다 스크린 속의 여주인공과 그녀의 엄마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 생각난다. 영화 속에서 오가는 강렬한 사랑과 증오의 감정, 고통 같은 건 잘 몰랐지만 그 어두운 공간에서 눈물을 닦던 동작은 언제까지나 오래오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그래서 훗날 내 인생에서 시위안을 줄곧 슬픈 공간 으로 여기게 되었다. --- p.259 식탁은 우리 마음속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고 있으며, 우리와 희로애락도 함께한다. 비록 이사를 몇 번이나 하면서 소파, 옷장, 침대는 모두 바꿨지만 이 조용하고 오래된 파트너는 교체한 적이 없다. 나는 나와 나의 자손들이 어떻게 하면 한 가족이 되는지를 식탁에서 배울 수 있도록 이 식탁이 우리와 함께 평생토록 함께해줄 거라고 생각한다. 서양에 이런 말이 있다. ‘당신이 먹은 음식이 곧 당신이다’ 그만큼 먹는 게 중요하다면, 우리와 함께 밥을 먹고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배우는 그 식탁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 p.298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방에서 살았을 텐데, 당신은 몇 개나 기억하고 있을까? 어떤 감각으로 기억하고 있는가? 기억 속에서 공간의 어느 부분을 선택해서 기억하고 있는지? 어둡거나 밝거나, 따뜻하거나 차갑거나, 우아한 꽃향기가 나거나 코를 찌르는 소독약 냄새일 수도 있다. 아마도 지나온 삶에서의 방의 기억들은 바로 우리 자신의 몸이 인식하고 있는 기억의 총합일 것이다. --- p.3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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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눈에 비친 인생의 풍경들!
건축인들에게는 각기 다양한 스타일이 있으며, 그에 따른 독특하고도 달콤한 매력과 특유의 쌉싸름한 슬픔이 있다. 대만의 유명 건축가 린위안위안은 건축 설계 현장에서 만난 재밌고 고마운 사람과 사물들의 에피소드를 한 편 한 편 쓰고 그렸다. 글 한 편에 그림 하나를 곁들였다. 작가의 유니크한 그림들은 글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지 않고, 독립적인 위치에서 존재감을 지니고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어서 마치 무협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때로는 진중하게 때로는 재치 있고 엉뚱하게 건축가의 눈에 비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실제 일상 생활에서의 경험이 촘촘하게 녹아 있고, 상상 세계로부터 응답을 받아 쓴 이야기도 많다. 생명의 시작점에서 인생을 마감할 때까지, 멀고 먼 여정의 종착지에 도달하기까지 공간에 대한 독특한 상상의 이미지가 담겨 있다. 매일 곁에 두고 사용하는 가구와 생활 공간, 그리고 길거리와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풍경을 통해 건축 세계의 아름다움을 귓가에서 자분자분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책이다. 집을 설계하는 과정은 마치 출산과정과도 같다. 집을 지으며 알게 된 의뢰인 가족의 감동적인 사연과 공간에 얽힌 추억도 함께 담았는데, 책에는 건축가의 머릿속에 들어가봐야만 보이는 기이한 세계도 곳곳에 불쑥 등장한다. 집에는 그 공간만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가족들과 다정하게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가정 원하는 집은 그려보라고 권한다. 또한 어린 시절 사진을 꾸준히 정리하기, 아버지와 어머니께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하기, 혼자서도 밥 한 끼 정도는 제대로 먹고 따듯한 물을 마시되 이 두 가지 일을 하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하지 말고 온전히 집중하기,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의 어느 한 거리를 골라 어슬렁어슬렁 걷기 등 사람이 살아가면서 꼭 해야 할 몇 가지를 건축가의 목소리로 전달한다. 그리하여 결국 ‘건축을 사랑하는 것은 알고 보면 작고 사소한 일, 일상적이고도 평범한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건축인이든 아니든, 마음속에 어린이가 살고 있는 어른이든 늙은 영혼을 가진 어린이이든, 아니면 그냥 자신에게 다른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작가의 말 오십 세가 되던 해 오십견이 살짝 왔고, 나는 그림을 곁들인 오십 개의 이야기를 낙서처럼 끼적이고 있었다. 출판사에서 나를 찾아와 좀 특별한 시각으로 건축을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좀 특별한 인물로 보였기에 그런 제안을 받게 되었나보다 생각했다. 그래서 나의 어디가 특별한지, 어떻게 해서 특별하게 보일 수 있었는지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유명한가? 특별히 유명하지는 않은 건가? 내가 설계한 집이 특별한가, 아니면 그 집을 설계한 나의 두뇌가 특별한가? 이리저리 생각해봤지만 이도저도 다 아닌 듯했다. 건축가라는 한정된 시각에서 건축을 바라보면서 쓰는 글은 ‘특별’하지 못할 것 같았다. 늘 마음에 들었던 변형 우주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갑자기 프로페셔널한 입장에서 말해야 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어색하고 입이 떨어지지 않았고, 키보드 위에 올려놓은 10개의 손가락에서 싹이 돋을 때까지 기다려봐도 글이 써지지 않았다. 하다 하다 결국 이 일에 대한 생각은 잠시 마음에서 내려놓기로 하고 책상에 그냥 올려 두었다. 2년은 짧지 않은 시간인데도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린 느낌이었다. 그동안에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잊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는 오히려 내가 개업을 한 건축가라는 사실을 점점 잊어가고 있는 것 같았다. 건물설계도를 옆에 밀어두고 잡다한 메모를 하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서 엄청난 분량이 날마다 쌓여갔다. 도면에 있는 집들을 거의 덮어버릴 기세였다. 게다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낙서와 그림들 속에서 창작의 열기와 새로운 관점을 찾아낼 수 있었다. 설계 작업량이 많아질수록 낙서장에 담기는 기발한 생각과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별난 상상들이 더 맹렬해졌다. 이렇게 바쁜데도 어떻게 그림을 그리고 낙서를 끼적일 시간을 낼 수 있는지 여러 친구들이 궁금해서 내게 묻곤 한다.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그리는 걸 좋아했던 나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고 옹색한 답변을 내놓았지만, 사실은 삶 속에서 내가 한낱 건축가라는 배역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기 위해 그러는 것 같다. 건축가의 역할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유는 바로 내가 건축이라는 직업을 너무도 좋아하고 있기에, 문외한의 마음으로 그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순진무구함을 간직하고 싶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보이는 건축가라는 배역과 내부로 침잠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배역 사이를 오가는 일에 익숙해질 무렵, 기회가 자연스럽게 나의 문을 노크했다. 안면을 트고 연분을 이어 온 위안뎬 출판사와 다시 만나 아직 손도 대지 않고 있던 그 책 이야기를 꺼내게 된 것이다. 마치 오랫동안 내가 공을 들여 기교와 재능을 준비하고 여유로운 건축 영혼을 지니게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그날이 나를 찾아온 것이다. 편집장도 나의 글과 그림의 결과물에 대해 아무런 기약 없이 기다리겠노라고 작정했다. 우리 두 사람은 독자에게 궤도 밖의 새로운 생각과 상상력을 보여주겠다는 구상에 이심전심이 되었다.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자, 글을 쓰는 역할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 글을 쓰는 모든 과정을 매우 즐겼다. 매일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이 나를 일깨워 앞으로 나아가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차원을 달리하여 살아갈 수 있는 길도 열어주었다. 내가 써놓은 글을 다시 읽어 볼 때는 나도 모르게 독자의 입장이 되어 글의 내용에 따라 기뻐하거나 감동을 받기도 한다. 익숙했던 역할에서 끊임없이 벗어나고, 고정된 가치관에 따라 갇혀 살지 않도록 하는 건 역시 ‘쿵후의 도(功夫之道)’였어, 라고 생각하며. 이 책에서 거창한 논리를 전달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나는 ‘건축을 사랑하는 것은 알고 보면 작고 사소한 일, 일상적이고도 평범한 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건축인(建築人)이든 아니든, 마음속에 어린이가 살고 있는 어른이든 늙은 영혼을 가진 어린이이든, 아니면 그냥 자신에게 다른 가능성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나와 함께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