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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님에게 닿을 수 없어 산이 되어 버린 순이의 이야기
순이에게 달님은 어떤 존재일까? 매일 밤 순이는 달님을 바라보고 또 바라본다. 달님에게 닿고 싶은 순이는 어느 날 모두가 잠든 밤에 달님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가도 가도 달님에게 닿지 못하자 순이는 지쳐서 그대로 주저앉아 산이 되고 만다. 산이 되어버린 순이가 흘린 눈물방울이 모여 작은 물웅덩이가 생겨난다. 씨앗은 순이의 눈물방울을 머금고 움터 싹이 되고, 꽃이 피어난다. 순이의 산에는 순이처럼 달님에게 닿고 싶은 이들이 깃들어 쉬기도 하고, 더러는 둥지를 튼다. 이렇게 순이의 산은 ‘달 기슭’이라 불리게 된다. 외롭고 쓸쓸한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그림책 우리는 누구나 작지만 소중한 소망을 품고 살아간다. 마음만 먹는다면 금세 손에 닿을 것만 같지만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는다. 순이도, 순이의 산에 깃든 이들도 마찬가지다. 순이의 산에 여러 생명들이 머물면서 순이는 자기가 흠모하는 대상인 달님에게 닿지 못해 상실감을 느끼는 존재에서 나아가 달님을 바라보는 이들이 모두 깃들어 사는 너른 마당으로 자기 존재의 의미를 확장한다. 달님에게 닿지 못한 이들은 순이의 산에 하나둘 모여 밝게 뜬 달님을 바라본다. 달님에게 닿지는 못해도 달님을 좋아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이들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듯 마침내 순이의 눈물로 가득 채워진 호수에 동그란 달빛이 찾아온다. 『달 기슭』은 호수를 밝게 비추는 달빛처럼 외롭고 쓸쓸한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는 그림책이다. 『달 기슭』은 일본에 거주하면서 그림책 작업을 계속 해 오고 있는 신영희 작가의 작품으로 한국에 소개되기 전 일본에서 먼저 자비출판으로 출간되었다. 간결한 문장에 묵직한 색채와 강렬한 필채의 그림이 은은한 감동을 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