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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를 마친 성식은 별안간 카투사가 양키 용병으로 불리는 학교에 돌아온다. 졸업했을 줄 알았던 미현과 우연히 조우하면서, 성식은 미현이 공활(공장활동)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둘은 다시 만나기 시작한다. 미현은 공장 쪽방 생활에 넌더리가 나고 힘들어 풍요로운 자기 집으로 돌아가지만, 죄책감을 버리지 못한다. 그 죄책감은 ‘김세진-이재호 분신 사건’으로 더 커진다.
학생운동에 대해 어정쩡한 입장이었던 성식은 미현을 기쁘게 하기 위해 미현이 활동하던 야학에 들어간다. 거기서 미현과 거의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봉제공장에서 미싱을 타는 미자를 알게 된다. 성식은 미현의 집안에 열등감을 이기기 위해 외무고시를 준비하기로 한다. 그러나 관련 전공도 아닌 성식의 고시 공부는 순탄치 않다. 여기에 성식을 흠모하던 ‘공순이’ 미자가 연신 성식을 찾아오면서 미현과 성식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미현이 미자와 성식의 관계를 의심하는 통에 둘은 잠시 이별하지만, 곧 재회한다. 올림픽이 열리고 세상이 온통 들떠 있을 때도 성식은 연옥과 같은 고시원에 갇혀 죽은 활자들과 씨름해야 한다. 미현이 석사학위 논문 방어를 마치고 이를 기념하던 날, 성식은 국문학과 선배 선태와 미현의 과거를 알게 되고 격앙한다. 결국 둘은 헤어지고, 성식은 외무고시를 포기한다. 성식은 세상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직업, 즉 기자직을 택하기로 한다. 1993년, 문화부로 발령받은 성식은 선보고 만나던 여자 미란과 헤어진다. 성식이 경제부로 가는 줄 알고 기대가 컸던 예비 장인도 그 헤어짐을 수긍한다. 성식은 신간 안내 기사를 쓰던 중 우연히 미현의 이름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만난다. 하지만 세월이 두 사람의 차이를 더 벌려놨음을 확인할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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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서울대 ‘82학번’의 1980년대 고백
이 소설은 내가 본 가장 정직한 1980년대라는 시대의 증언이고, 그 시대의 젊은 주인공이었던 ‘82학번’의 고백이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도 숨기지 않고 썼다. 잊어버리고 싶은 부끄러운 기억도 되살려내었다. 자신들의 무지(無知)와 유치한 허세를 인정하고, 피해의식과 부채의식이 뒤섞인 내면도 들여다보았다. 한쪽은 찌그러지고, 다른 한쪽은 부풀려진 기괴한 자의식(自意識)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작가는 여성인데, 소설 속의 ‘나’는 남자라는 사실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아마 사물을 꿰뚫어보는 작가의 직관(直觀)이 대단하리라. 놀라운 성공이고, 승리가 아닐 수 없다. ‘82학번’, 사실 우리는 아직 이 괴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무식하고 건방진 놈들’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그들을 떨쳐내지 못한다. 우리는 여전히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친구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 그들이 환갑이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그들이 ‘철이 들어야’ 할 때, 이 소설이 나왔다. 우연이 아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시(詩)가 나온 지 30년이 지나서 이 소설이 나온 것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다. - 주대환 (조봉암기념사업회 부회장. 전 민주노동당 정책위의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