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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맛 마음들〉 _ 김새운
시인의 말 14 나침반 16 자기소개 17 호러 필름 18 걱정인형 20 이상 기후 22 큐엔에이 24 사탕나무 암호해독 25 부엌의 세계 29 구인구직 30 전시장 31 기도 이후의 기도 33 우리 집 35 어느 봄 38 보존의 법칙 40 우정은 여기까지 42 Romantic Winter 45 녹는점 47 Morph 49 Off-White 51 Happy Ending 52 Paper Cut 53 You와 미지수와 상관계수 54 〈만남이 피어나는 계절에 우리는 헤어졌다〉 _ 하현태 시인의 말 57 그런 당신이 좋아서 58 울렁거림 59 사과의 새빨간 거짓말 60 기어코 61 찢어진 편지지의 번진 글자만큼 62 자국을 남길지언정 포기치는 않았다 63 대뜸 느닷없이 64 소심하게 하트 65 선물에 담긴 것은 66 소나기와 뜨거웠던 손가락 67 첫 키스 68 카메라맨 69 얼음이 녹은 아이스 초코 70 만약은 없어 72 이별 안내 문자 74 나를 기억하시나요 당신 75 형체나 현상 따위가 차차 희미해지면서 없어지다 76 벚꽃이 눈처럼 나리는 오후 77 문득 사랑스러운 그대 78 아파트가 크림색으로 빛나는 시간 79 더위 먹은 가을 80 다만 이따금 81 레몬 물 82 의식적으로 살려 한다 83 절망하다 84 점과 점 사이 85 조곰 꼬질꼬질한 너 87 돌아갈 수 없는 휴양지의 고급 레스토랑 89 그날이 올 때까지 90 쓰기 쉬운 사랑 시 91 도하가 92 흔한 부러움 94 아이스 초코 95 여태 혹은 벌써 96 뚜벅뚜벅 97 〈증후군〉 _ 여휘운 시인의 말 99 두 갈래 길 100 스톡홀롬 증후군 102 대학 생활 104 집시人 106 오르골은 신나도 슬프다 108 젖어가네 109 아침 풍경 110 피가 나오는 3초 동안 111 알몸의 Blue스 112 Lonely night 113 구두쇠 114 조숙증 115 나의 20대 116 별부름 118 위장 119 리마 증후군 120 아직도 이상해? 122 왕따 123 차별 124 아아 125 자갈 126 Solitary Wolf 1 128 Solitary Wolf 2 129 타인 130 운수 좋은 날 131 부담 132 전조 133 유리 134 댓글 135 유리꽃 136 다정 137 만종 138 합로 139 〈나의 만월들의 색과 체 그리고 비명〉 _ 황수영 시인의 말 141 호수 142 민들레 민들레 143 너의 혈액이 되고싶다 144 사랑이였다 145 그리고 꿀꺽 146 이별 148 나비야 나비야 149 사랑의 인사 150 흐드러지는 슬픔의 기쁨 151 매일초 152 짙음에 대하여 154 들꽃 155 별은 정녕 멀리 있는가 156 비애 158 안아줘 159 혼잣말 하나 사랑 하나 160 굳이 당신인 것은 161 더 사랑한다는 말 162 전부, 전부 163 사랑임을 164 영원함이 흐르는 듯 165 서로가 서로에게 167 그 계절의 환란 168 굴레의 탈피를 위한 행진 170 말라비틀어진 입술 사이 171 원망 먹기 172 긴 한숨의 소원 174 시작의 시옷 175 보내줌의 미학을 위한 탈진의 기록 176 달콤한 인생 177 잠에 들고 178 살아가야 할 이유 179 다시, 또 다시 180 완벽한 그대에게 181 〈우리는 사랑했지만,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_ 도승하 시인의 말 183 기록 184 해는 꽃을 피워냈고 꽃은 활짝 피어났다 185 몽상 186 시린 겨울과 이별한 여름 187 동경하는 당신에게 188 끝나지 않을 밤 189 당신을 잊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후 가장 슬펐던 것 190 낡은 종이에 써 내려가는 당신의 이름 191 당신 아무쪼록 몸 조심하길 바란다 192 반드시 행복해라 193 네가 한없이 미련한 사람이길 194 혹시나 하는 마음에 196 만약에 그때 198 당신이 부르던 내 이름이 없다 199 여기야 나 여기에 있어 200 내 삶의 이야기 201 이제는 찾아오지 마세요 202 청춘기록 204 감기에 걸려 아픈 건지 네가 마음에 걸려서 아픈 건지 206 사랑을 했지만 영원은 없었어요 207 이별마저 따뜻하게 안아줘야지 208 오늘 같은 날 210 사라져 버린 얼굴 211 축복이자 저주이며 희망이자 절망 212 우리는 사랑했지만, 사랑하고 있지 않았다 214 내 모든 계절에 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216 내 유일한 바람 218 봄날의 꽃이 아름답지 않았던 이유 219 절대 돌아보지 마세요 220 침몰 222 이별을 쓰는 이유 2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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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바람이 불어와도
손부채질밖에 할 수 없을 때 가끔 익숙한 학교 종소리를 듣는다 소리를 따라 얌전히 내 자리에 앉는다 과학 선생님은 오늘도 우리가 몹시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 나는 곁눈질로 칠판을 바라보고 선생님은 그 무엇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그럼 수조에 떨어뜨린 한 방울 빨간 물감은 어디로 가는지 오늘은 하필 3일이어서 선생님은 내게 물었다 떨어진 물감이 어디로 갔는지 물 분자 사이로 파고들어 붉은 기를 감추는 방법을 생각하다 나는 잠시 더 멀리 다녀온다 무엇도 사라질 수 없다니 무엇으로도 사라질 수 없다니 찬 바람이 부는 걸 보니 냉방을 시작했나 보다 종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서 빨간 물감 한 방울의 나와 커다란 수조 속 틈이 허락되지 않는 세계에 물고기가 등장하는 것을 상상했다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것을 상상했다 ---「김새운, 보존의 법칙」중에서 우리는 대뜸 연락해야 한다 부지런히 살다 서로가 궁금하단 이유만으로 목소리를 잊을 것 같다는 이유로 전화를 걸고 안부가 궁금하단 이유로 짧은 인사말을 보내야 한다 꺾인 목으로 향을 내는 꽃처럼 쪼그라들고 색이 바랜 꽃잎처럼 희미한 과거에 살며 미미한 미래를 헤매며 결국 녹아 없어질 얼음을 기어코 넣어 마시며 우리는 느닷없는 연락을 주고받아야 한다 평범한 일상에 묻은 서로를 기억해내야 한다 그저 그런 하루에 서로를 덧그려야 한다 단지 그런 이유만으로 정성스레 화병에 담긴 꽃처럼 까치발을 들고 세밀히 보게 되는 꽃잎처럼 그렇게 대뜸 느닷없이 우리는 이어져야 한다 ---「하현태, 대뜸 느닷없이」중에서 마음 주기 꺼려졌다 마음은 등가가 아니었다 되돌아오는 것은 상처였다 점점 인색해졌고 나와만 주고받았다 나에게 상처받을 리는 없으니까 실들이 끊어지며 고치가 되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헌책방이 되었다 꿈을 꾸지 않는 스크루지가 되었다 마음은 등가가 아니었다 나와 주고받는 내 마음도 못쓰게 된 마음들은 이름도 없는 돌이 되었다 하루하루 돌탑만 쌓으며 소원조차 빌 수 없는 혼자가 되었다 ---「여휘운, 구두쇠」중에서 기별도 주시지 않고요, 이렇게 가시렵니까? 살다 보니 맞는 말 이였소 마지막은 웃는 낯으로 바랜 사랑을 보내주고 싶다는 말이, 마음이 당신은 내가 착하다 그랬지만 나는 나를 위해 웃었소 마지막까지 한 점 쓸모없는 희망으로 어여쁘고 싶었소 누가 더 아플 지 그 뻔한 것을 셈하며 그랬소 내가 그렇게 미련한 것을 착하다고 하셨소 그러니 기별 없이 떠나셔도 괜찮소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 그저 꿈처럼 당신이 몰려올 때는 하늘도 모르게 울 테니 가뿐히 가시오 나 없이 행복하시오 오래오래 사시오 아프고 젖은 것은 나 하나면 되지 않겠소 ---「황수영, 이별」중에서 하루의 마지막을 기록하려 펜을 들고 무언가를 써 내려갔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온통 당신 이야기더군요 여전히 내 하루는 당신인가 봅니다 언제쯤이면 내가 당신 없는 온전한 내 하루를 보낼 수 있을지 나는 아직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하루 속에 당신은 여전히 나와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누군가 내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신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무엇을 위해 당신을 기록하는 거냐고 물어온다면 그저 내 하루를 쓰는 거라고 그렇게 대답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일기가 여러 권이 되어 그 끝에 다다른다면 내 삶의 이야기를 마쳤노라고 말하겠습니다. ---「도승하, 내 삶의 이야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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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서를 함축적 언어로 표현하는 문학, 바로 시詩라는 장르입니다. 그저 ‘짧은 말’이 아닌, 짧은 문장 안에 깊고 깊은 뜻을 안고 있는 그런 언어. 우리는 시를 통해 추억을, 사랑을, 그리고 아픔을 되돌아보고, 기꺼이 시인의 언어에 주파수를 맞춥니다.
김새운, 하현태, 여휘운, 황수영, 그리고 도승하 시인은 저마다의 언어로 우리 삶을 이야기 합니다. 깊고 깊은 그들의 언어, 지금 우리 곁에 필요한 것은 ‘시인을 통한 인간의 교감’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저녁, 이름 모를 가로등은 우리 내면을 비추고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마음은 어디를 비추고 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