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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평온해지는 마음의 물리치료실
배누
지콜론북 20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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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100 1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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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냉각치료

속도 30km 낭만
사계절의 재생 목록
미지근한 취미
노래로 건네는 위로
여름의 한 잔
나를 밝히는 디저트
영감님, 영감님!
실은 짙은 파랑이 좋아서
반만 누운 소파
바짝 말리는 걱정
잃어버린 이층집

2부. 온열치료

여름과 겨울의 감자샐러드
갓 나온 두부 조각
널 끌어안으면
나의 농도를 찾아서
마음의 물리치료실
어깨에 걸친 도서관
완성된 동네 지도
결이 맞는 종이
맛있는 밤 재우기
동그라미가 되는 계절
블라인드 일광욕
파도와 식빵 인덱스
제2의 고향

3부. 전기치료

쟁반 위의 인생
아침의 10분
멀티탭 전원 끄기
하루를 데우는 예열 기능
딱딱한 엄마와 딸
금이 간 컵을 버리지 못하는 마음
인생은 소금빵처럼
무음 여행
우연과 필연 사이
살짝 그을려도 괜찮아
아이스크림과 낙엽 사이의 이별
뒷모습 일기
기다림이 맛있어지는 시간

저자 소개 1

매일 반짝이는 순간을 만나 글과 그림으로 담습니다. 초록 풀잎을 스치는 바람, 몽실몽실 뭉게구름, 투명한 아침 이슬을 보며 힘을 얻습니다. 건강한 지구를 위해 일상에서 작은 친환경 행동을 하나씩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마음의 물리치료실》이 있으며, 그린 책으로 《오늘부터 매일매일 환경 실천》, 《아픔에도 우선순위가 있나요?》, 《오리와 바다》, 《오늘은 댕댕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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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253g | 127*188*20mm
ISBN13
9791191059502

책 속으로

놀란 근육을 치료하는 것처럼 뜨거운 마음을 차갑게, 굳어 있던 마음을 말랑하게, 멍하던 마음에 작은 신호가 전해진다면 좋겠습니다. 손으로 펼친 페이지가 당신의 일상을 비춰 주는 조명이 되길 바랍니다. 그 아래에서 한숨 자고 일어나 곁에 있는 작은 것을 바라보고 미소 지을 수 있기를.
---「프롤로그」중에서

나는 가사가 없는 연주곡을 들으면 곡이 진행될수록 그 안에서 길을 잃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 날 차 안에서 가사 없는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어떻게 듣고 있어? 어려운 것 같아.” 옆에 있는 짝꿍에게 물었다. 그는 박주원의 「밀크쉐이크」를 틀더니, 두 명의 밀크쉐이크 장인이 나와서 서로의 기술을 선보이며 최고의 밀크쉐이크를 만드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했다.
---「사계절의 재생 목록」중에서

와인을 마시면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든다. 코르크를 열기 전까지 누구도 맛을 알 수 없다. 지역과 포도 품종으로 기본적인 맛을 유추할 수 있으나 생산 연도에 따라 같은 와인이라도 전혀 다른 와인이 된다. 와인을 즐기는 방법에 정답은 없지만 간단히 세 단계로 나눠 볼 수 있다.
---「미지근한 취미」중에서

아, 속상하고 슬플 땐 눈물을 참지 말고 울면 되는구나. 감정을 억누르지 않아도 되는 거였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소리 내어 운 기억이 적었다. 눈물을 흘리고 싶은 날에는 가족이 모두 잠든 푸른 새벽에 아주 조용히 숨죽여 울었다. 우는 게 부끄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 그 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의 앞에서는 목 놓아 울 수 있었다.
---「노래로 건네는 위로」중에서

늘 보던 것에서 다름을 찾아내는 일.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습을 상상해 보는 일. 어쩌면 귀여움을 발견하는 일은 직선 같은 삶을 살짝 들어 올려 멋진 그래프를 만들기 위함이 아닐까. 좋아하는 방향으로 고개가 돌아가고 그 대상을 천천히 바라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모습이 보인다. 무언가 발견하는 과정은 시선과 마음을 주고받는 일일 것이다. 가장 오래 머무르는 시선 속에서 오늘의 그래프가 만들어진다.
---「영감님, 영감님!」중에서

눈을 뜨면 생각이 밀려오는 아침이 있다. ‘아, 어제 온 메일에 답장을 보내야지’, ‘친구 생일이 이번 주에 있었는데…’, ‘엄마한테 연락 안 한 지 오래됐네’. 이런 작은 생각들이 둥실둥실 떠오른다. 생각 풍선들로 복잡해지는 머릿속을 정리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설거지를 한다.
---「바짝 말리는 걱정」중에서

수확한 감은 가까이 사는 친척과 나누어 먹어도 남아서, 집안 곳곳에 감이 담긴 바구니가 늘어 갔다. 그래서 아빠는 바구니의 반을 나눠 겨울에 먹을 수 있도록 홍시를 만들었다. 소주를 붓고 감을 넣은 하얀 플라스틱 통을 보일러가 뜨겁게 움직이던 안방 한편에 두었다. 홍시를 좋아하는 나는 달력에 있는 날짜를 지워 나가며 겨울을 기다렸다. 냉동실을 가득 채운 감은 겨우내 간식이 되었다.
---「잃어버린 이층집」중에서

어쩌다 커피를 마시는 날에는 속이 울렁거리고 잠들기 어려웠다. 커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몸이었다. 나는 카페인에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믿는데, 어릴 적 이모할머니 곁에 앉으면 주시던 믹스커피를 홀짝홀짝 마셔서일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카페인은 믹스커피로 다 채워졌을 거란 생각을 했다.
---「나의 농도를 찾아서」중에서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바뀌지 않는 상황에 처할 때가 있다. 고통스러운 순간은 영원처럼 느껴지지만 결국 시간 속으로 사라지는 때가 온다. 이겨 내지 못할 고통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는 것이다. 비겁하게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힘든 일이 있다면 웅크리고 칼바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면 어떨까.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어려운 시간을 버텨 본다. 귤, 눈, 따끈한 쌀밥, 동그란 몸. 모두 겨울을 이겨 낼 동그라미이다. 겨울에는 동그라미가 된다.
---「동그라미가 되는 계절」중에서

메모할 일이 있으면 책을 잠시 뒤집어 두는데 간혹 여러 권이 뒤집혀 있는 책상 위를 보게 된다. 그 모습은 파도 물결 같다. 멈추지 않는 파도처럼 좋은 책과 문장도 끊임없이 생겨난다. 새로운 책도 반갑지만, 읽었던 책의 문장을 보관하는 일이 우선순위를 차지한다. 나의 상황에 따라 문장이 새롭게 다가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거듭 읽을 때면 마음이 뭉클거려서, 인덱스와 책은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하는 연인 같다고 생각했다.
---「파도와 식빵 인덱스」중에서

엄마로 살아가느라 좋아하는 일을 스스로 감추고 살아온 엄마. 부끄러움이 많아 표현이 서툰 사람이라는 걸 이제는 안다. 나도 엄마를 닮았다. 훌쩍 커 버려 아이처럼 “엄마!” 하고 소리 지르며 달려가 안기는 일은 없고, 계산대에서 서로 카드를 내미는 모습이 우리만의 최대 애정 표현이지만. 사진 속 나와 동생의 손을 꼭 잡은 엄마의 양손을 보면서 사랑을 느낀다.
---「딱딱한 엄마와 딸」중에서

버스나 지하철로 출퇴근하면 그곳에 있는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에도 같이 탔군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생각하는 찰나에 눈이 마주치면 서로 시선을 돌리느라 바쁘다. 애써 모른 척하며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본다. 아는 사이도, 모르는 사이도 아닌 어중간한 상태. 우리가 한 문장이라도 대화를 나눌 일이 있을까 하고 궁금해졌다.

---「우연과 필연 사이」중에서

출판사 리뷰

마음의 온도가 낮은 어른에게
‘손난로’가 되어 줄 책


어른이 된 저자는 가끔 마음이 따끔거립니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감을 따던 마당 있는 이층집은 사라졌고, 사진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일을 하면서, 소재가 생각나지 않을 땐 막막한 기분으로 멍하니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얇은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며 탄 맛 나는 아메리카노를 들이켜고 괴로운 마음으로 과제를 완성했습니다.

저자는 속상한 과거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지나온 슬픔을 그대로 두지 않고, 요리조리 돌려보며 더 나은 지금을 위해 변형합니다. 집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며, 아쉬움을 내려 두고 전진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해야 하는 일 앞에서 작아질 때면 “딱 한 잔”을 외치며 막막한 기분을 털어내고 다시 도전합니다.

이 책은 어른에게 겨우내 손난로가 됩니다. 저자가 자주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더 나은 기분을 위해 애썼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나눕니다. 알고 있던 것도 다시 감각하고, 모르던 것을 사랑하는 계기를 만듭니다. 또한 저자가 1일 1 그림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느꼈던 ‘멈추고 싶은 기분’ 앞에서 마음을 다듬는 일상도 담았습니다.

리뷰/한줄평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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