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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도둑 09
개떡이, 개명하다 27 나도 고양이 45 단밤사우르스 65 고모가 이사했다 83 나쁜 집 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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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이 실종사건’에 대해 나는 엄마와 할머니에게 설명을 했다.
“보름이는 납치된 것이 분명해. 목줄이 풀려 있다는 거랑 보름이 발자국이 없다는 거, 이게 명백한 증거라니깐! 보름이가 제 발로 도망을 갔다면 보름이 발자국이 있어야 하는데 없잖아. 범인은 270밀리 신발을 신는 어른이야. 보름이를 잘 알고 있는 남자 어른 중에서 최근에 우리 집을 다녀간 사람 없었어?” “뭔 말인지, 원! 이제 그만 좀 하고, 공부나 허세요, 형사님!” 할머니가 고개를 내저으며 일어섰다. 엄마도 덩달아 일어서며 말했다. “쓸데없는 짓 그만하고 숙제나 해!” --- p.15 “개떡아!” 공희는 그런 내 속도 모르고 일도 없이 내 이름을 불러대곤 했어. 그럴 때마다 난 얼굴을 붉혔지. 십 년이나 불려왔는데도 도무지 친숙해지지 않는 이름이야. 그렇다고 내색할 수도 없어. 이름에 대한 고민은 나보다 공희가 더 심각하거든. 내 몸에 얼굴을 파묻고 엉엉거릴 때가 많았어. 어떨 땐 친구가 놀린다고 울고, 어떤 날은 언니랑 싸웠다고 날 찾았어. 이름 때문에 자꾸 놀림을 받는대. 그래, 그 마음, 나도 알지. --- p.30 사람들이 흙을 한 삽씩 퍼서 상자 위를 덮었다. 어느새 쌓인 흙이 모여 동그란 봉분이 만들어졌다. 그 위에 파릇한 잔디를 입혔더니 초록 지붕이 되었다. 하얀 눈밭에 푸른 이글루가 생겼다. 주위에 다른 이글루도 많지만 고모의 이글루가 제일 예뻤다. 눈 위에서 파릇파릇하게 돋아난 고모의 새집. --- p.97 “아줌마가 503호거든. 근데 우리 집이 왜 나쁜 집이야?” “503호는 가위표가 세 개예요. 세 번이나 문 안 열어 줬어요. 주찬이 인라인 스케이트 아직 못 봤지요? 형아 것보다 더 멋진 건데… 그거 보여줄까요? 그러면 가위표 없어져요.” “그래? 그럼 이따 보여줘. 그러면 우리 집도 착한 집 되는 거지? 빨리 착한 집 되고 싶다!” 아줌마가 주찬이 엄마에게 눈을 찡긋거리며 웃었습니다. 그날 503호는 다시 착한 집이 되었지요. --- p.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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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만든 약속의 책
겨울잠을 너무 오래 잔 것 같아요. 잠시 숨을 고르는 중이라고, 머잖아 폴짝 뛸 수 있을 거라고 되뇌면서 개구리처럼 빳빳하게 엎드리고만 있었습니다. 사실, 알고 있었어요. 잘 뛰고 싶어서 그런다는 것을요. 폼나게 뛰고 싶은 욕심이 저를 옭아매고 있었던 겁니다. 작은 몸짓, 어설픈 동작이라도 멈추면 안 되는 것이었는데 말입니다. 『킁킁가게』 이후 5년 만에 겨우 두 번째 책을 내놓습니다. 두서없이 준비하다 보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김지희 편집장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어요. “두 번째 책은 언제 낼 거냐?”며 채근해주신 분들 덕분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용기를 냈습니다. 두루두루 감사드리며 더 열심히 쓰겠다는 다짐으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끈질긴 닦달과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느린 작업으로 기다림의 미덕(?)을 가르쳐준 그림 작가 이레에게 특별히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엄마의 책에 그림을 그려주겠다던 오래전 약속을 지켜주었거든요. 이 책은 엄마와 딸이 함께 만든 ‘약속의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