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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인양요
원문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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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 이와 같이 호랑이를 이끌고 산어귀까지 나오니 산 아래에 있던 몰이꾼과 인근 산에 있던 나무꾼들이 호랑이를 보고는 모두 놀라 엎어지듯 자빠지듯 도망쳤다. 이때 고개 왼편에 큰 노송(老松)이 하나 있었다. 장군이 그것을 보고 한 가지 계교가 생각났다. 그리하여 또 한 번 호랑이를 껴안으니 호랑이는 여전히 몸을 빼어 빠져나오려 했다. 이때 장군이 뒷발을 잡고 노송나무에 한 번 걸쳐 힘껏 때리고는 손을 떼었다. 그러자 호랑이는 허리가 부러져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고 땅에 누워 발만 버둥댈 뿐이었다. 이것을 본 장군은 열 배나 용기가 생겨 호랑이에게 와락 달려들어 호랑이의 복부를 발길로 한 번 힘껏 차니 발이 늙은 호랑이의 배를 뚫고 등으로 나와 땅속 반 척 깊이로 들어가 박혔다. 장군은 비로소 이마의 땀을 닦고 발을 뽑았다. 신발은 물론이고 명주 웃옷과 바지까지 피범벅이 되어 마치 붉은 옷을 입은 것 같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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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년 덕흥서림에서 발행된 활자본 고소설 『병인양요-일명 한장군전』을 현대어로 번역해 소개한다. 주인공 한성근(韓聖根, 1833∼1905)의 일생 가운데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위주로 그의 용력과 영웅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한 작품이다. 한성근이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 중요 사건인 ‘병인양요’를 제목으로 삼았으나, 그의 비범한 탄생과 유년 시절부터 비감한 죽음까지의 전 생애를 순차적으로 서술한다.
병인양요를 소재로 한 서사 문학작품이 희소한 가운데 고전소설 『병인양요』는 ‘병인양요’ 사건을 둘러싼 역사소설의 목소리와 문학적 지평을 다채롭게 만든다. 또한 19세기말 비로소 서양과 조우했을 때, 조선이 경험한 정신적 충격과 대응 논리를, 그것이 주체적이든 비주체적이든 간에, 우리 입장에서 표출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 나아가 한성근 장군에 관한 사료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그의 일생과 정치적·사회적 활동, 정계에서 물러난 뒤의 행적 등까지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병인양요』는 일정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일제의 출판 검열을 의식하여 ‘구국(救國)’을 앞세운 역사의식을 대폭 약화시키고, 한성근의 영웅적 면모를 부각하기 위해 여러 일화를 긴장감 없이 서술하여 사건 간 인과관계가 유기적이거나 촘촘하지 못하며, 등장인물의 내면 심리와 세계와의 대립 양상을 섬세하게 그려내지 못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요컨대 상투적인 인물 형상, 허구와 과장이 다분한 서사 전개, 삽화적인 서사 구성이 『병인양요』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빗발치는 총알을 뚫고 적군 수백 명을 홀로 상대하거나, 호랑이의 배를 밟아 꿰뚫어 버리는 장면은 당대 독자들뿐만 아니라 현대 독자들까지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현실적일 만큼 초인적인 힘, 한성근의 몸과 힘이 선사하는 압도적인 쾌감은 텍스트를 뚫고 나올 정도로 강렬하다. 『병인양요』의 대중적 호소력은 응징의 통쾌함이 아니라 대체 불가 괴물 장군 한성근의 몸과 힘에서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