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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 대디!
2. ‘인생 뭐 있어’ 통닭 3. 함량 미달 4. 6호 처분 5. 여자 6. 통닭 맨 7. 캣 우먼 8. 콩가루? 9. 착각 10. 운명적인 가족회의 11. 똘마니 12. 반성문 13. 강촌남녀 14. 새로운 세상 15. 입맞춤 16. 씨줄 날줄 17. 넘버 투에게 18. 부산 갈매기 19. 우연히 20. 넘버 원 돌아와요 21. 가족의 발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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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시간. 10분쯤 후면 종이 울릴 텐데 깜빡 잠이 들었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 악몽을 꿨다. 엄마 오른편에는 연상의 남편인 넘버 원이, 왼편에는 연하의 남편인 넘버 투가 서 있었다. 꿈속에 엄마와 아빠들이 나오는 건 처음이라는 걸 꿈속에서도 자각했다. 악몽이었다. 꿈속에 모두가 등장하면 아무튼 사소하더라도 재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굉장히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는데 금요일 마지막 수업 종이 울렸다. 나는 화들짝 놀라 꿈속에서 빠져나왔다. 두 아빠가 나오다니, 악몽 중에 상악몽인데….
--- p.5 자기를 아빠라고 주장하는 그 인간이 도대체 학교엔 왜 나타나서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걸까? 하긴 내 아빠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골이 지끈거렸다. 헤어스타일이라도 좀 단정하게 하고 오든가 할 것이지. 숱이 많아 조금만 머리가 길어도 머리통이 엄청나게 커 보이는 건 그의 가장 큰 단점이었다. 그리고 이왕이면 정장 차림으로 올 것이지. 담임 선생님을 만나러 온 거 같은데. 그 인간이 담임 선생님을 왜 만나러 온 거지? 나는 건물 출입구 쪽으로 달리듯 걸어갔다. 아빠라 주장하는 그가 금방이라도 따라와서 내 뒷덜미를 잡고 활짝 웃을 것만 같았다. 덩달아 선영이의 걸음도 빨라졌다. “진짜 너네 아빠야?” “몰라!” --- p.11 언젠가 골목에서 불량배들에게 두들겨 맞고 있던 동네 아이를 외면한 일을 두고 넘버 원이 그런 말을 했다. 투사의 피를 지닌 넘버 투 역시 같은 말을 하는지라, 나는 그러지 않을 거라고 말해야 했다. 그래도 자식이 먼저일 거로 생각했던 엄마마저 똑같은 대답을 했다. ‘우리 딸이랑 아들은 부당한 거, 부조리한 거, 정의롭지 못한 거 보면 모른 척하지 않을 거야.’ 보통의 엄마 아빠들이 아니었다. 상미도 그렇지만 나 역시 학교에서 일어난 불편부당한 일들에 대해서는 일절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그랬다간 난리 날 게 뻔했다. 결과적으로 말하지 않은 게 잘된 일이지만 동천의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도 엄마와 아빠의 대응 방식이 놀랍기 때문이었다. --- p.75 넘버 투의 꿈은 투사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이데올로기가 힘없이 무너지면서 한동안 방황하다 배우가 자신의 꿈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엄마의 권유였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투사가 필요 없는 시대가 되었을 때, 그의 선후배인 사람들은 그에게 정치판에 들어오라고 종용했다. 왠지 정치를 하는 건 비열한 짓을 벌이는 것만 같아 그 판엔 귀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런 후 그가 택한 꿈이 배우였다. 그래서 그가 부러웠다. 그는 뭐든 분명하고 선명하게 꿈꿨다. 넘버 원은 그런 넘버 투를 두고 늙어서도 구름 따라 흘러 다닌다고 핀잔을 주곤 했는데 간간이 텔레비전에 넘버 투의 모습이 보이면서 핀잔 소리가 쏙 들어가 버렸다. --- p.96 ‘꿈?’ 넘버 원은 엄마와 넘버 투와 상미를 둘러보았다. ‘아마 우리 셋은 비슷할 거야. 보편적인 삶이 억압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꿈이었지. 두 사람도 그랬지?’ ‘어, 나는 아냐. 나는 배우야.’ 넘버 투가 말했다. ‘배우이긴 배우이지. 외롭고 소외당하고 내쳐진 사람들을 연기하는 배우가 꿈이라고 그랬잖아. 내가 한 말이나 네가 한 말이나 똑같은 이야기야.’ --- p.1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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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가족, 이상한 친구, 이상한 만남
평범한 소년의 좌충우돌 성장기 전민식 작가의 장편소설 〈치킨런〉은 어딘지 범상치 않아 보이는 사람들의 평범한 삶을 다룬 소설이다. 평범해 보이지만 아버지가 둘에 성숙한 면모를 보이는 상택과,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살아가는 두 남자 넘버 원과 넘버 투. 겉으로는 폭력배지만, 실은 남모를 비밀을 지니고 살아가는 동천이와 그를 둘러싼 복잡한 가정사까지. 어딘지 범상치 않은 사람들이지만, 이들의 삶은 평범하게 흘러간다. 설레는 첫사랑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미래. 그리고 밝혀지는 두 남자 상택의 이야기들. 그러나 상택은 달려간다. 자신의 과거, 그리고 현재, 어떻게 될지 모를 막막한 미래를 향해 오늘도 치킨 배달을 하며 달린다. 치킨런, 어디선가 치킨을 배달하며 뛰고 있을 상택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