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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5
1.찻집을 열기로 했어요 굿바이 스카이 캐슬! --- 15 대화의 즐거움을 주는 보이차 --- 21 찻집 직접 꾸미기 --- 26 2.차 마시는 여자 제시입니다 히비스커스와 색을 듣는 여자 --- 35 차의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을까? --- 41 콤부차 댄싱 --- 46 샴페인 같은 매력의 다르질링 차 --- 51 짧은 영어로 살아남기 --- 57 상큼한 멘톨의 스피어민트 차 --- 62 부드러운 파래향의 말차 --- 67 밀크티 전쟁 --- 71 3.미리 행복해질 준비를 하고 오는 사람들 건강한 풍요로움의 1837 White 차 --- 81 괴짜들의 도시에 어울리는 뱅드로즈 --- 87 좋은 차를 알아보는 법 --- 92 제시의 선택 --- 99 찻잎에 상처를 낸 철관음, 우롱차 --- 106 히비스커스 레모네이드와 오로라 레모네이드 --- 112 화요일의 여자 --- 118 4.멍크턴 잔디 위에서 웃고 울며 살아요 마약 딜러와 맞짱 --- 127 108개의 찻잔과 부드러운 엉클 그레이 --- 137 애프터눈 티파티 --- 143 앤슬리 찻잔에 어울리는 Grand wedding loose tea --- 150 6.25 찻잔 --- 157 봄의 향기 가득한 겐마이차 --- 161 민들레차 --- 167 앤 공주의 티파티 --- 173 에필로그 --- 180 |
Jassy,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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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와 함께 선생님을 찾아가서 ‘무릎을 감추는 교칙’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 물었다. 몇 차례 대화 끝에 학년 부장 선생님이 했던 말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정 그러시면 이민을 가세요.” 나는 딸아이의 학교에 다녀온 다음 날 바로 이민 신청을 했다. 참고 견디는 것도 교육이고 적어도 친구들과 ‘함께’ 통과하는 공동체 정신만은 건지지 않겠나, 어차피 사회가 부조리하다면 그걸 견디고 대응하는 걸 배우는 것도 좋지 않겠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나도 힘을 내서 채울 거라는 핑계를 대며 애써 지탱하고 있던 끈이 ‘탱’하고 끊어져버린 느낌이었다. 더이상은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하는 부모와 정든 친구들과의 이별, 남편이 직장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일 등 한바탕 말 못할 소란이 일었으나 결국 2012년 겨울, 우리 가족은 캐나다 동부의 멍크턴 공항에 도착했다. 우리가 멍크턴에 도착한 날은 눈이 내리고 있었는데, 처음 보는 큰 눈이었다. --- p.18 나는 음악이 색깔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칸딘스키가 《컴포지션》 연작을 통해 음악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던 추상적 방식이 아니라 진짜로 빛과 소리의 자연과학적 ‘깔맞춤’으로 말이다. 소리와 빛은 둘 다 파장을 가지고 있는데 도미솔과 RGB의 파장 비율이 1 : 4/5 : 2/3 로 똑같아서 소리와 빛의 관계가 일대일로 대칭을 이룬다고 한다. 《호텔 캘리포니아》는 추상화로 번역된다. 몬드리안의 색색의 네모들은 크기(장단)와 채도(음색)에 대응해 음악이 된다. 좋아하는 노래들을 그림으로 번역해서 음악 갤러리를 만들면 좋겠다. 액자에 ‘엘튼 존 컴포지션 《굿바이 엘로우 브릭 로드》’나 혹은 ‘바흐 구성 《골드베르그》’라고 적어 놓으면 참으로 아름답고 조화로운 그림이라고 칭찬할 것이다. (실제로 2000년 일본의 한 넥타이 회사는 종달새 소리를 색깔로 바꿔 자연스럽고 세련된 넥타이 상품을 만들었다.) 무채색의 배경에 채도가 낮은 빨간색의 면들이 몽글몽글 떨어지는 쳇 베이커를 들으며 고독하고 달콤하게 히비스커스를 홀짝인다. 오늘은 폭설의 풍경과 만나 쳇 베이커를 소환했지만 화사한 햇빛이나 산들바람에 매칭한다면 능히 댄스곡을 불러올 재간을 가졌다. --- pp.37-39 오늘은 어쩐지 아름다운 여인이 첫 손님으로 올 것만 같았다. 찻집 문을 열자마자 과연 예상대로 긴 치마를 입고 분홍색 카디건을 걸친 손님이 들어왔다. 발목까지 내려온 긴 모직 치마는 무릎에서 발을 향해 날렵한 경사를 이루고, 딱 맞게 입은 파스텔톤의 분홍색 상의는 몸매를 그대로 드러내었다. 오랜만에 보는, 캐나다 시골마을에서 보기 힘든 빛나는 매칭이다. 젊은 시절 에스모드에서 패션을 전공했던 나는 누가 입은 옷에서 특별한 취향을 읽는 걸 즐긴다. “어떤 차를 마시면 좋을까요?” 파르라니 깎은 수염에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자였다. 이런 경우는 미리 대비해두지 않아서 당황했다. 나무 쟁반을 든 채 재빠르게 머릿속을 스크롤 해본다. 여자 손님께 권하면 좋은 차 폴더는 건너뛰고 남자 손님에게 어울리는 차 폴더도 건너뛰어야겠지? 롤업 롤다운. 손님 기분 별 폴더, 날씨 별 폴더…… 머릿속 폴더를 다 열어봐도 여자 옷을 감쪽같이 소화해내는 남자를 위해 마련해둔 폴더는 없다. ‘혹시 그 차라면?’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직 정체 파악을 마치지 못한 묘한 차가 하나 있었다. 뱅드로즈(Bain de roses). 한국말로 하면 ‘장미 목욕’ 쯤 될까? 우아한 맛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름은 아니다. --- pp.87-88 손님이 불쑥 묻지도 않은 대답을 한다. 마뜩지 않아 하는 내 생각을 들킨 것 같아 뜨끔했다. “네?” “남편이 소리를 질러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거든요.” 평소에는 좀처럼 말을 걸지 않는 손님의 갑작스러운 자기 고백에 적잖이 놀랐다. “여기 오면 평온해져요.” 오해했던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랬다. 그녀는 자신만의 평온함을 찾아서 우리 찻집에 왔던 것이다. 어쩌면 일주일에 한 번 버건디 립스틱으로 입술을 바르고 정성껏 자신을 꾸민 다음 그럴듯한 핑계를 만들어서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오는 것일 수도 있다. 음악을 키스 자렛(Keith Jarrett)으로 얼른 바꾸었다. 언젠가 지쳤던 나를 어루만져 반복하여 일으켰던 《Hymn of Remembrance》라는 곡을 그녀에게도 들려주고 싶었다. 그녀가 우두커니 찻잔을 들고 있는 동안 잔잔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퍼져간다. --- p.123 경매에서 이긴 다음 날 멍크턴의 유일한 신문사에서 인터뷰를 요청하는 전화가 왔다. 워낙 조용하고 한가한, 뉴스 거리가 많지 않은 작은 도시라지만 이게 뉴스에 나올 만한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 망설이는데 기자가 말한다. “당신이 마니토바주의 경쟁자를 이긴 거에요.” 멍크턴 옥션이 인지도가 높아져서 미국이나 캐나다 다른 주의 수집가들까지 이번에 참여했는데 막판에 한국에서 이민 온 제시 킴이라는 여자가 다른 주의 최종 경쟁자 마니토바의 비더를 이겼다. 게다가 찻잔 하나 값으로는 최고가를 기록했으니 우리 도시의 뉴스거리라는 것이다. 승리의 앤슬리를 가져다 다른 찻잔들 사이에 놓았더니 그동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다른 찻잔들이 일순 ‘오징어’가 되어버렸다. --- pp.153-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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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멋지게 살려면 과감한 행동이 필요하다
인생은 아름답다는 말은 소설이나 영화속에나 존재하는 것인 줄 알았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여기저기서 규제가 오고 저자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였다. 남편은 남편대로 업무에 권리 추구에 바빴다. 아이들을 자유스럽게 키우는 것이 부부의 합의였지만 그렇지 못한 곳에서 그렇게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저자 가족은 잠시라도 대한민국을 떠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대한민국을 떠나서 정말로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캐나다의 작은 도시 멍크턴에 정착한지 10년이 훌쩍 넘어서고 있다. 처음엔 정말 1~2년만이라도 아이들을 자유스럽게 만들어주고 싶었지만, 그 마음은 아마도 저자부부가 원하는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또 뺑뺑이를 돌 생각에 저자 부부는 장기전을 준비하고 멍크턴에 그동안 묻어두었던 ‘재능’들을 펼치기로 결심하였다. 그렇게 저자의 인생은 아름답게 변했다. 술도 좋지만 차가 더 좋아 애초에 술을 좋아하던 20대부터 저자는 술만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며 떠드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과 떠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해서 술과 비슷하게 조금씩 여러 번 마실 수 있는 보이차를 가족과 함께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저자의 차에 대한 사랑, 찻잔에 대한 사랑의 시작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결국 찻집을 열게 되었다. 저자의 우아한(?) 취미 생활이 직업이 된 것이다. 남들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게 최고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만 해서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다행히 20년 넘게 일을 하면서 벌어 놓은 돈들과 캐나다에서의 투자의 성공(?)을 가지고 또다른 투자를 시작하였다. 그것은 삶의 투자였다. “제시스 티룸 앤 부티크” 인생의 2막이 막을 열어 제쳤다. 캐나다 멍크턴에서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찻집 처음 찻집을 열었을 때에도 동양여자가 하는 이상한 찻집이라고 생각들을 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현지 사람들이 찾아왔다. 그리고 클래식한 분위기와 따뜻한 인테리어, 한땀 한땀 손수 만든 가구들이 그들의 마음에 맞았는지 제시의 찻집은 동네에서 가장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게다가 나름 열심히 차 공부와 찻잔 공부를 한 덕에 차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자 하는 이들과 클래식한 분위기와 앤틱 찻잔으로 힐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로 찻집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찾아오게 되었다. 집안의 극성스러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쉬고자 하는 사람, 디자인을 하는데 적절하게 찻집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 멀리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에게 자신이 잘 살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찾는 손님 등 다양한 손님들이 찻집을 마실 오듯 오고 있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저자 스스로 힐링을 하게 된다. 힐링과 미래를 준비하는 책 이 책은 저자가 캐나다의 작은 도시에서 찻집을 오픈하고 현지인들과 어울리면서 어떻게 잘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자아를 실현하는 여러가지 방법 중의 하나를 보게 된다. 게다가 틀에 박혀있는 우리의 삶을 깨쳐나가는 저자의 모습에서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을 갖게 된다. 차에 대한 정보와 앤틱 찻잔에 대한 정보는 덤으로 알 수 있어서 차와 찻잔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차와 찻집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거나 현재 찻집을 하는 사람들에게 운영에 대한 힌트도 제공하고 있다. 그 내용은 책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설계도 아울러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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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댄싱 퀸에게 촌스러운 스탭을 구사하며 ‘뻐꾸기’를 날리던 대머리 피디의 후배이자 딱 일 년 전 세계여행을 하면서 멍크턴 찻집을 방문한 목격자, 그리고 지금은 밤낮없이 편집실 귀신이 된 나는 맘의 여유라곤 손톱에 때만큼도 없는 상태로 책을 집어들었다.
우러난 차를 보는 맛, 그 향에 배인 이야기가 뭉클하다. 잠시나마 내 몸에 절실한 히비스커스 한 잔을 다운로드한다. ‘깡’이 센 제시 언니가 우아한 몸짓으로 타준 차 한 잔 같이 드셔보시길 권한다. 근데 이 가족, 내일은 또 무슨 사고를 칠까? - 강효임 (MBC《PD수첩》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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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향긋한 차에 관한 책일까요? 그렇습니다. 캐나다의 소도시 멍크턴에서 찻집을 하는 필자가 차에 관해 해박한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히비스커스, 콤부차, 다르질링에서 저로서는 듣도 보도 못한 뱅드로즈와 겐마이차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차에 대한 지식을 풍부한 에피소드들과 함께 접할 수 있습니다.
차 한 잔과 함께 듣는 빌 에반스와 쳇 베이커의 재즈는 덤이죠. 물론 차와 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에게 매력적이었던 것은 찻잔 곁을 흘러가는 삶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한국의 숨 막히는 교육 환경 이야기로 시작해서 캐나다의 낯선 소도시로 이민 간 한인 가족이 집을 구하고 찻집을 열기까지의 고투를 거쳐, 이야기는 어느새 먼 이방의 삶과 사랑에 대한 소묘로 흘러갑니다. 찻집을 찾는 벽안의 손님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노인이 가져온 한국 찻잔, 영국 앤 공주의 애프터눈 티 파티 준비 소동 등등. 흥미진진한 사연들 속에서 독자는 타향을 고향으로 만들고자 하는 이민자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첫 페이지를 넘기면 스르르 마지막 페이지에 닿을 만큼 맛깔스러운 문장을 따라가 보세요. 캐나다 시골 찻집의 이야기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 이장욱 (시인, 소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