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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 속는 셈 치고 시작해볼 것
다만 즐거울 것 - 손목빼기 그까짓 것 대충 할 것 - 기본자세연결형 ① 등을 보이지 말 것 - 대련 ① 비겁함에 초밀착할 것 - 백초크 ② 있어야 할 곳에 있을 것 - 기본자세연결형 ② 바닥을 쳐도 다시 올라올 것 - 후방낙법 우정에 나이를 따지지 말 것 - 대련 ② 일탈을 도모할 것 - 연속안다리차기 ① 쉬엄쉬엄 통폐합할 것 - 연속안다리차기 ② 시간을 흥청망청 쓸 것 - 대련 ③ 새로움을 기꺼워할 것 - 도약발차기 상대의 신호에 집중할 것 - 물구나무서기 불편함을 추구할 것 - 수기방어연결형 존재 이유를 잊지 않을 것 - 회축 시간과 사람을 독점할 것 - 핸드스프링 순간의 힘을 끌어올려볼 것 - 기합 오랜 친구를 귀애할 것 - 대련 ④ 부끄러움을 자초할 것 - 승급 시험 완전 행복해져볼 것 - 러닝 ①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할 것 - 윗몸일으키기 몸으로 보여줄 것 - 앞차기와 옆차기 동료를 소중히 여길 것 - 체력 단련 반복이 주는 익숙함을 누릴 것 - 러닝 ② 리드미컬할 것 - 10초간 쉬어 무한히 상상할 것 - 특공형 겉멋을 부릴 것 - 회축 타인의 배움에 동참할 것 - 찍어차기 노련함으로 믿음을 줄 것 - 대련 ⑤ 박수 칠 때 더 할 것 - 연속안다리차기 ③ 10미터 거리를 확보할 것 - 대검방어 3초의 관대함을 베풀 것 - 무술대회 비고란은 비워둘 것 - 승단 시험 에필로그_ 보상이 없는 장래 희망을 품을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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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범님께서 나에게 공격이라고 명하셨고, 전날 맹연습한 기본자세 가운데 공격 자세를 취했다. 그러자 최선을 다해 서 있는 자신을 쓰러뜨려보라고 하셨다. 우선 자신의 도복 깃을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사범님은 정말 하나만 알지 둘은 모르셨다. 타인을 공격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는 법이다. 어떻게 사람이 사람을 신체적으로 공격해 무력화할 생각을 한단 말인가! 나는 무술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오로지 수비만을 생각했지 공격은 꿈에도 그려본 적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주로 맞는 쪽이었지 시원한 펀치 한번 날려본 적도, 누군가의 머리끄덩이를 야무지게 잡아본 적도 없다. --- p.31 「등을 보이지 말 것」 중에서 시련은 지나간다는 믿음. 어떤 일이든 포기하지 않는다면 일정 수준에는 도달해 있으리라는 보편적 원리. 세상은 넓고 사람은 다양하므로 나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 나 자신에 대해서도 쉬이 확신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함. 그러니 더욱 스스로를 잘 이해하고자 애쓰고, 그런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는 의무. 살다 보면 이 ‘머리’들이 위험해지는 때가 또 오겠지만 제대로 떨어진다면 결국 무사한 내일이 다가와 내 손을 잡는다. --- pp.67~68 「바닥을 쳐도 다시 올라올 것」 중에서 여전히 책상과 소파와 침대에 붙어사는 내가 푹 떨어지고 차고 꺾고 밀어내고 조르는 기술이 난무하는 도장에 다니며 몸을 격하게 움직여보는 것도 꽤나 내 인생의 중력에 반하는 선택이었다.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무관심한 내가 그들을 만나길 기대하는 것도 일종의 일탈이었다. 그러니까 연속안다리차기는 내게 이런 작은 일탈의 상징과도 같았다. 모처럼 꾀한 이 소소한 일탈이 즐거움뿐 아니라 내 삶의 자세에 작은 변화라도 낳는다면, 그것이 다른 변화를 꾀하는 또 하나의 기점이 되어준다면, 나는 영원히라도 회전하며 이 발차기에 진심을 바칠 수 있을 듯하다. --- pp.86~87 「일탈을 도모할 것」 중에서 하던 일 계속 열심히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위로를 받으며 만만치 않은 시간을 지나왔는데, 다만 이 모든 영광은 특공무술에 바치려고 한다. 내가 얼마나 잘 지내는지, 얼마나 태가 나게 생활하고 있는지, 백 마디 말보다 시원하게 쭉 뻗는 앞차기와 옆차기, 제대로 넘어지는 법의 정수랄 수 있는 후방낙법이 정확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말이다. --- p.181 「몸으로 보여줄 것」 중에서 그러므로 만약 내 인생을 스스로 심사한다면, 사범님들이 비록 하늘을 보며 한숨을 쉴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지속 가능한 운동 생활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우리에게 노란 띠를 주셨듯이 내 인생에도 노란 띠, 아니 어쩌면 빨간 띠 정도는 줄 듯하다. 평범하지만 한결같아, 인생의 많은 측면에서 미숙하지만 발전하고는 있어, 어설프면서도 때로는 정확해, 진지한데 웃겨, 이런 유의 평가를 내리면서 말이다. 무엇보다 창피함을 자초할 만큼 순수하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니, 박수치면서 “합격”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와 같은 모든 보통의 사람들이 인생의 단계마다 저도 모르고 치르는 승급 시험에서 우리 사범님들처럼 자신에게 자비를 베풀길 바란다. --- pp.160~161 「부끄러움을 자초할 것」 중에서 적절한 순간에 알맞은 쉼은 ‘강약 조절’에서 ‘약’을 맡고 있지만, 그 약은 강을 뒷받침해주는 필수 요소다. 모든 활동에 강, 강, 강만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강이 아닐뿐더러 운동의 지속력도 떨어진다. 글을 쓸 때에도 긴 문장과 짧은 문장을 적절히 사용할 때 기분 좋은 리듬감이 생기듯 운동도 강하게와 약하게를 적절히 섞어줄 때 리드미컬하게 지속할 수 있다. --- p.201 「리드미컬할 것」 중에서 어쩌다 보니 내 몸 하나는 건사하고 있지만, 과연 좋은 삶을 살아왔는가 묻는다면 잠시 망설이게 된다. 자신의 행복에는 아주 오랫동안 무관심한 채 지내왔기 때문에 오롯이 나를 위해 돈과 시간을 투자하면 여전히 마음 한편이 조금은 무거워진다. 그런 의미에서 특공무술이란, 순수하게 아무 망설임이나 죄책감 없이 오롯이 나를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일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 p.260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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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이 글은,
내가 드물게 인생에 도전장을 내민 ‘공격’의 기록인 셈이다.” 파워 내향인의 유쾌하고 뭉클한 경로 이탈기 여기, 익숙함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사람이 있다. 우연보다 규칙을, 변화보다 루틴을 선호하고, 퇴근 후엔 곧장 집으로 가는 것이 겨울 가면 봄이 오는 것만큼이나 당연했던 사람. 그런 그의 일상에 ‘퇴근 후 특공무술’이라는 변화의 불씨가 날아든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난데없는 취미다. 복선이라면 초등 시절 한때 무협만화에 심취했던 기억이 있다는 정도. 거부할 수 없는 이끌림에 향한 체육관에서 특공무술을 배우며 그는 지난 40년 인생에서 맛보지 못한 희열을 마주한다. 난생처음 새로운 운동에 도전했다는 성취감을 떠나, 전에 없이 몸과 멘탈이 단단해졌다는 만족감을 떠나, 체육관 밖에서의 삶을 좀 더 다채롭게 주도할 지혜와 용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그 희열은 한 권의 책으로 남겨두기 충분했다. “특공무술 기본자세 1번과 2번은 ‘공격과 방어’다. 말하자면 이 글은, 내가 드물게 인생에 도전장을 내민 ‘공격’의 기록인 셈이다. 약 40년간 흔들림 없던 생활 패턴이, 운동이라곤 도보 이동 말고는 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생각보다 유연하고도 즐겁게 이 공격에 임하고 있다.” 『누구나 킥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반평생 공격보다 방어에 더 익숙했던 내향인의 어설프고 뭉클한 도전의 기록이다. 읽다 보면 독자는 어느 순간 눈치채게 된다. 망설이고 망설이다 뛰어든 특공무술의 세계가 그의 인생에 꼭 필요한 ‘킥’이었음을. “보상이 없는 장래 희망을 품을 것, 그리하여 역동적으로 평화로울 것.” 직진뿐인 삶엔 없는 기쁨에 대하여 알아주는 몸치에 극 I형인 저자의 특공무술 입문 과정은 녹록지가 않다. 30분간 이어지는 하체 운동은 물론이거니와, 사범님 눈앞에서 생경한 동작을 취하는 것도, 생면부지 동료의 목덜미를 끌어안고 숨통을 조이는 것도, 하다못해 기합을 외치는 것까지 죄 어색하고 불편한 미션의 연속이다. 운동엔 취약하나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타고난 저자는 우리를 순식간에 체육관 링 앞으로 소환해 웃음과 감동의 잽을 쉬지 않고 날린다. 그리고 사이사이 링 밖에서도 적용할 만한 삶의 호신술을 속사포로 들려준다. 피할 수 없는 문제 앞에서는 절대 등을 보이지 말 것, 비겁한 공격을 맞닥뜨렸다면 차라리 초밀착해 숨통을 압박할 것, 바닥을 치더라도 머리만은 보호할 것, 기본기에 충실해지기까지 기꺼이 불편함을 추구할 것, 번아웃이 오기 전에 일상의 강약중강약을 잊지 말 것…. 삶의 모든 순간 앞에서 우리는 초보자여서, 몸으로 체득한 그의 깨달음이 하나하나 가슴 깊이 와 닿으며 마음에 새겨진다. 이 책의 백미는 몸의 변화와 함께 찾아오는 저자의 태도와 마음의 변화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일이다. 사범님의 눈앞에서 품새를 익히는 것도 어색해 쭈뼛거리던 그가 모든 훈련을 거리낌 없이 수용하며 심지어 즐기기에 이르고, 낯선 사람과 밥 먹는 것도 기피하던 그가 초중등 운동 선배에게 배스킨라빈스 조공을 바치며 ‘완전한 행복’을 나눈다. 운동 첫날엔 상상도 못 했던 승단 시험에 호기롭게 도전하는 그의 얼굴엔 일말의 주저함이나 망설임이 없다. 그 변화가 뭉클하다 못해 짜릿한 건, ‘안전함’과 ‘익숙함’이라는 미명 아래 지속해온 관성을 스스로 깨부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나는 이런저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강해져 자신이 규정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특히 관성대로 살아온 중년 이상이라면 더욱 그렇다.” 규칙과 루틴을 사랑했던 그는 이제 죽는 순간까지 변화를 도모하는 삶을 꿈꾼다. ‘내향적이고 내성적인 나’, ‘타고난 운동치인 나’, ‘주목받는 순간이 불편한 나’라는 틀 안에 내일을 가두지 않는다. “다행히도 특공무술이라는 생활체육을 하면서 나는 스스로를 규정지었던 틀이 얼마나 힘세게 나를 붙들고 있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 변화를 도모해보겠다는, 그런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는 중이다.” 실익과 대가가 없는, 순수하게 좋아하는 일에 몸을 맡기는 기쁨이 무엇인지, 또 그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말하기 위해 저자는 이 책을 썼다. 평생 수비에만 익숙했던 누군가에게, 정해진 루틴을 따르는 것만도 힘에 부친 누군가에게, 삶에 무엇을 더 기대할 수 있을까 주저앉은 누군가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라는 감옥에 갇힌 이에게, 그의 경험이 이렇게 이야기한다. 누구나 킥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그리고 그 순간은 대개, 바로 지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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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권」을 좋아하던 여자아이가 성인이 되어 ‘특공무술’을 시작한다. 이 사연이 이렇게까지 웃기고 감동적일 일인가? 대련할 때 등을 보이지 말라는 말에 ‘사범님이 주상 전하도 아니신데요?’라고 생각해버리다니! 운동이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만드는 일임을, 이 책은 충실히 보여준다. 귀찮음과 두려움이라는 허들 뛰어넘기, 멋있지만 어려운 일에서 도망치지 않기, 초중등 자매와 우정 쌓기, 명언 대잔치 같은 사범님의 가르침에 적응하기. 그렇게 같이 웃다 보면 이 책이 친구인 듯 기대게 된다. 꼭 기억할 책 속 한마디는, 망설여지는 일이 있다면 “속는 셈 치고 시작해볼 것!” - 이다혜 (기자, 북칼럼니스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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