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aldine McCaugh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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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가 된 하녀의 특별한 선택“나는 총리가 아니다! 난 하녀다!”모험과 미스터리, 재난소설과 성장소설의 절묘한 조화 자연재해를 바라보는 인간과 개의 두 시선『너무 친절한 거짓말』은 도망친 총리 대신 도시를 재난에서 구하려는 하녀와 협력자, 그리고 험난한 자연에 맞서 가족을 찾아가는 개의 이야기다. 대홍수라는 자연재해를 겪는 인간과 동물의 두 시선이 둘로 나뉘어 흐르는 강물처럼 번갈아 묘사되다가 마침내 한 줄기로 합쳐진다. 인간의 시선이 재난과 마주한 사람들과 여러 집단의 행태를 보여준다면 개의 시선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파괴하고 삶과 죽음을 나누는 압도적인 자연의 힘을 부각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의 이야기를 여러 시각에서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다. 인간: 평범한 하녀인 제가 국가 원수가 되어버렸습니다식탁 용품 제조가 핵심 산업인 도시 프래스토. 그곳을 통치하는 총리의 하녀인 글로리아는 의원 회의를 엿듣거나 개에게 요리책을 읽어주는, 호기심 많고 조금 엉뚱하지만 평범한 소녀다. 사소한 실수로 총리님의 심기를 거슬러 벌을 받을 때도 있지만, 사랑스러운 골든리트리버 데이지와 함께라면 견뎌낼 수 있었다. 다만 2개월 넘게 내린 비로 가족들과 고향 집이 피해를 입진 않았는지가 걱정일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글로리아에게 감당할 수 없는 업무가 주어진다. “안 돼요! 아니요, 못해요! (…) 제게는 총리님처럼 보이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걸요! (…)”(…) “총리가 자기 일을 끝까지 해내도록 도와야 해! 그래야 하지 않겠니? 총리가 돌아올 때까지만이야. 알겠지?”-제3장 〈확실히 좋은 날〉 중에서 계속 내린 비로 불어난 강, 계속 발생하는 침수 피해와 이재민, 대책을 바라는 이들의 압박. 거기에 비가 더 내리고 화산활동으로 빙하마저 녹을 것이란 보고를 받은 총리가 도망쳐버린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글로리아는 총리 대역이 되었지만 금방 들켜서 잡혀갈 것이란 걱정뿐이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누구도 총리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고, 오히려 시민들의 일상을 세심하게 살피는 ‘글로리아의 언행’에 찬사를 보냈다. “너희 그분 진짜 잘했어, 정말!”“무얼?”“늘 찡그리고 있는 그 늙은 총리님. 그분이 오신 덕분에 가까스로 궁지에서 벗어났잖아, 안 그래? 한집에 살면서 몰랐던 건 아니지?”순간 글로리아는 생각했다. 최고 통치자 총리님이 다시 돌아오셨나, 북부 지역에서 많은 사람을 위로한 다음 프래스토의 집에 돌아오셨나.-제7장 〈나팔꽃〉 중에서 지금껏 중요하거나 특별한 사람으로 취급받은 적이 없었던 글로리아는 점차 자신감을 얻고, 티격태격하면서도 신뢰하는 사이가 된 티모르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개: 홍수로 헤어진 친구를 찾는 하인즈의 대모험 넘쳐난 강물로 마을이 잠기고, 결국 지붕으로 대피한 클렘과 그 부모 그리고 잡종견 하인즈. 한참 뒤 구조팀이 배를 타고 이들을 구조하러 왔다. 그러나 배에 오를 수 있는 건 오로지 사람뿐이었다. 그렇게 홍수 속에서 가족을 잃고 홀로 남겨진 하인즈는 자신이 클렘을 찾아가기로 마음먹고, ‘내차야 씨’라는 묘한 개가 탄 자동차에 올라 하류로 떠내려간다. 불어난 물은 소용돌이, 세찬 물살, 강물에 가려진 전봇대와 전선, 나무와 죽은 동물 등 온갖 것이 뒤엉킨 표류물 등으로 하인즈와 내차야 씨의 목숨을 위협했고, 하인즈가 간신히 만난 클렘과도 다시 갈라놓았다. 자연의 일부인 동물에게도 이 재난은 견디기에도 맞서기에도 힘겨운 것이었다. 차에 끼어 둥둥 떠다니던 덤불은 차 앞 유리까지 밀려 올라와 자동차를 긁어댔다. 덤불 안에는 죽은 백조가 끼어 있었는데, 그의 부리가 유리를 찍어대는 바람에 유리는 위에서 아래로 쩍 갈라졌다.(…)갈라진 유리 사이로 물방울이 눈물처럼 쏟아졌다. 그리고 곧이어 창문이 두 조각으로 갈라졌다. 덤불과 백조가 모두 차 안으로 쏟아졌고, 차 안의 좌석을 모두 채웠다.-제8장 〈육지〉 중에서 차에서 쓰레기 섬, 관으로 옮겨가며 겨우 뭍에 닿은 하인즈는 목줄이 풀려 야생화된 들개 떼를 만나 잠시 함께하거나 클렘이라 착각하고 다가간 인간과 그 무리가 쏜 총에 맞아 상처를 입거나 다른 인간에게 치료와 위로를 받기도 하고, 동료를 얻고 또 잃으며 계속 나아간다. 둘은 길도 없는 숲속의 습지에 와 있었다. 도마뱀의 땅이며, 늑대와 야생 돼지의 나라이며, 뱀과 불개미들의 영역이었다. 어느 방향으로 코를 대어도 하인즈는 목뒤의 털이 곤두설 만큼 낯설고 불안했다.-제15장 〈거친, 야생의〉어떤 두려움 속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랑하는 친구를 찾아서. 과거 실제 대홍수를 모티프로 한, 그러나 섬뜩하도록 우리의 현실과 닮은 이야기 170여 권의 책을 쓰고 카네기메달, 가디언상, 휘트브레드문학상, 미국도서관협회의 마이클 L. 프린츠상, 코스타문학상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100년 만에 공식적으로 『피터팬』의 후속작을 쓰도록 지정된 작가 제럴딘 매코크런. 〈선데이 텔레그래프〉에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찬사를 받은 그는 이 작품의 모티프가 1920년대 후반 미국에서 일어난 홍수임을 언급했다. 정확한 지역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정황상 63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1927년 미시시피 대홍수로 추정된다. 저자가 약 100년 전의 사건을 현재로 가져온 이유는 무엇일까?사실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너무 친절한 거짓말』에 묘사되는 대홍수는 상상의 영역이 아니다. 또 작품 속 정치, 경제, 언론의 행동 역시 우리에게 낯익은 모습이다. 소설 속에 정치인, 경영인들은 도시의 주요 수입원인 ‘공장’의 침수를 막으려고 총리(글로리아)가 한 적도 없는 발언을 인용하거나 광견병에 걸린 개들이 돌아다닌다는 거짓 정보로 시민들을 공장 안에 몰아넣고 밤낮으로 물을 퍼내게 한다. ‘모두의 도시를 위해서’라는 이유로 보수도 없고 배급받는 음식도 변변치 않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에게 인내를 강요했던 자들은 자신들만의 탈출 방법을 논의하며 호화로운 만찬을 즐긴다. “(…) ‘동물원을 탈출한 동물’이라고요? 그 동물들은 어제 탈출한 게 아니에요. 선생님과 저는 알잖아요. 연회에 왔던 상류층 인사들이 그걸 모두 먹어치웠다는 것을요! 저 신문은 전부 다 지어내고 있어요!”-제24장 〈아무도 믿을 수 없다〉 중에서공익을 위해 사용해야 예산이나 재산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 진실이 아니라 누군가의 입맛에 맞게 작성된 기사와 조작된 정보를 발송하는 언론. 그리고 이 모든 일이 그토록 쉽게 이루어진 배경에는 정치인과 신문의 말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는 시민들의 태도 역시 포함되어 있다. “신문에 나왔단 말입니다! 왜 신문에서 그걸 지어내려 하겠어요?”(…)어째서 아무도, 그들 중 누구도 헤쿠바의 초성 퀴즈를 풀지 않았을까. 또한 이 신문이 그들에게 거짓을 주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알아내지 못했을까?-제27장 〈투표일〉 중에서저자에게도 우리에게도 이 모든 것은 지나간 일이나 소설 속에서나 벌어지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현실 그 자체다. 다만 『너무 친절한 거짓말』은 이런 사회적 문제를 고발하려는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는 지금까지 실수하고 틀리고 놓쳤던 일이라도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너무 친절한 거짓말』의 등장인물들은 완벽하지 않다. 주인공인 글로리아는 다정한 사람이지만 신문이나 다른 의원들의 말에 휘둘리거나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말부터 꺼내기도 하고, 협력자인 티모르 역시 순간적인 감정에 휘둘려 폭발하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런 결점 때문에 실수하고, 상처받고 상처 주며 무력감도 느끼지만, 결국 이들은 진실을 직접 확인하고 스스로 판단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자립적인 존재로 성장한다. 이런 인물들의 모습이 누구라도, 어떤 상황이라도 우리는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다정한 희망과 굳은 믿음을 전달한다. 신문기자들과 정치인들은 일반적으로 거짓말쟁이가 아닙니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이 생각하고 믿는 것을 말하고, 여러분도 그걸 믿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스스로 결정하기를 원할 것입니다.-〈제럴딘에게서 온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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