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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 헌화가獻花歌

시詩
헌화가獻花歌 2
수로水路, 수로修路
보름달을 뒤집어 보세요
비로소, 소풍이다
차마 부르지도 못한 이름
구두화분 한 켤레
어느 기타 장인에게 드리는 질문
수렵채집의 기나긴 꿈
노각나무 꽃시회詩會
시드 볼트Seed Vault
창밖에 헌화가獻花歌를
헌화가獻花歌 1

2 · 달항아리 깨지다

블랙홀에 떨어지는 물소리
가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1
가시의 선물을 받았습니다 2
제망매가祭亡妹歌 2
제망매가祭亡妹歌 1
연기법緣起法
희망, 무망無望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그 역驛이 사라지다
달항아리 깨지다
죽로차竹露茶
옛사랑, 자동차
거미, 거미줄

3 · 카이퍼 벨트에서 헤매는

십만 평의 들꽃
아무 곳이나 다 도원
임신서기석壬申誓記石
만복사에서 매월당에게 묻다
1%, 원초적인
알리바바 따라잡기
우물을 떠나와 달이 되다
겨우살이
카이퍼 벨트에서 헤매는
모과 크로키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유영국의 「무제」
옛사랑, 화석化石
가을, 회동하자
이데아

4 · 시詩 줄게, 꽃 다오

맑고 향기롭게 살기 법정희
한 사람의 품, 만 사람의 품
구름을 잉태하다
향기를 품는 잔
성덕산 관음사까지
달에게 묻다
바위에 새긴 노래
벽화의 시간
왜, 음악인가
은근슬쩍
뜨거운 피 다 식었다
사라지는 이야기
춘향일지春香日誌
시詩 줄게, 꽃 다오
아다지오 칸타빌레

해설 | 꽃의 원형을 찾아가는 유목의 시간 … 고명수

저자 소개 1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와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88년 [시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변주, 청평의 저쪽』 『종이비행기가 내게 날아든다면』 『마음여행』 『여유당 시편』 등 8권과 영한시선집 『Sand Relief』, 시선집 『젊음이 이름을 적고 갔네』, 평론집 『호모 노마드의 시적 모험』이 있다. 한국시문학상, 한국꽃문학상대상, 빛나는 시상을 수상했으며, 경기문화재단지원금을 수혜했다. 현재 한국경기시협부이사장, 한국시협회원, 국제PEN한국본부자문위원, 한국시학』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현대향가], [유유]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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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08쪽 | 190g | 128*210*20mm
ISBN13
9791161152219

책 속으로

이 긴 밤이 지나면 타오르던 장작불꽃도 시들어
몇 날 며칠 헤맴 끝에서 태어난
첫 모험 한 점 만날 수 있겠지요
혹여 거친 눈빛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았을까,
지나친 열망의 재가 원망願望을 휘덮지나 않았을까,
목욕재계하고 드디어 보름달을 만납니다
혹여 당신이 이미 길 떠난 후라면,
이 단심丹心이 발굴될 다른 생이 오겠습니까
남몰래, 접시 밑바닥에 그려 둔
들국화 한 송이의!
--- 「보름달을 뒤집어 보세요」 전문

더는 떠돌지 않으리
구두에 흙 담고 꽃을 심어 대문 밖에 걸었지
섣부른 신발의 항해, 젖은 발과 타는 입술의 별자리들 따라
참을 수 없는 기항과 암초, 폭풍의 암전暗轉
오래 비추이던 불빛이 꺼지고 지구는 한참 늙었어도
흙과 풀이 쌔근쌔근 잠자는 곳
나란히 걸린 뭉그러진 구두에서 작은 꽃 흥얼거리지
마르세유 삼백 년 된 계단과 좁은 골목길
그만, 뛰쳐나가지 마,
떠도는 이들에게 풀꽃시간을 들려주려는 거야
--- 「구두화분 한 켤레」 전문

몰랐구나
이리 많은 별들이 웅성거릴 줄
한꺼번에 몰려와서
한 줄로 꿰이려고 아우성칠 줄은
밤 내 뉴런으로부터 쏟아진 별들을
한 말 한 말 되다가 깜빡 잠들었다,
아침햇살에 빌려온 말을 돌려주었는데
밑바닥에 빛나는 별 조각 하나가 붙어 있었다니!
--- 「알리바바 따라잡기」 전문

흥얼거림은 순간 날아가 버려
먼 훗날의 당신이 들을 순 없겠지
버들가지 나풀대는 고독의 답사 끝에 기록했어
얕고 깊은 이 지극한 아름다움을,
그 사투와 강물의 우울을,
첫 눈물, 태풍의 눈, 꽃잎의 마지막 춤을,
언제고 찾아올 먼먼 나의 후신後身이여
바위음반의 소리골**을 더듬어 이 노래를 불러 줄래?
--- 「바위에 새긴 노래-천전리 각석」 전문

동네 할머니들이 벽화 그리기에 도전 중이다
시골 담장 길에 줄지어 앉아
평생 농사짓고 자식 키우느라 담벼락 닮은 얼굴
마음속 부대끼는 바람을 붓에 듬뿍 찍는다
누가 더 우레에 시달렸나
누가 더 밤새우며 들창에 불 밝혔나
뒹구는 낙과落果들, 진창을 건너온 발자국들 무성해도
세상 그 무엇도 침범하지 못한 어머니의 등뼈
저, 부서질 듯한 슬픔의 잔금, 그 통증에 색칠을 한다
와 보라, 일찍이 집을 떠난 방랑자들이여

--- 「벽화의 시간」 전문

출판사 리뷰

오랫동안 이곳저곳 떠돌며 살아온 듯합니다.
오늘은 여기에 유르트를 짓고 생존하고 있으나
언제 이걸 거두어서 또 옮겨가게 될까요

청평, 이라는 경계를 넘어서,
유목의 맨 처음, 혹은 다른 차원의,
그 원형적인 시간과 공간을 향한,

저녁노을빛 연주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2023년 감국향의 가을날
정복선

추천평

정복선의 시는 생의 절정으로서의 순수를 지향한다. 그의 시는 가장 순수한 의식의 순간에 발견되는 “원형질의 향기와 말씀”이며, 기나긴 유목의 길을 떠나서 많은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는 가혹한 수행을 감내함으로써 매일 새로운 노래-변주變奏-를 들려주고자 한다. 그것은 원형의 꽃을 찾아내고, 가꾸고, 피우고, 바치려는 일련의 제의祭儀의 과정이다. 나아가, 시인은 안식과 휴식을 상징하는 유목의 끝에서도 그 경계 너머, “청평의 저쪽”을 바라보고 있다. - 고명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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