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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가족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그토록 오랜 시간 함께했는데도 여전히 미지의 영역에 있는 그들을 이해해보고자 합니다. 이해의 실마리는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에서 찾았습니다. 작은 이야기들, 흔한 웃음과 눈물 들을 어릴 적 보물상자에 수집하는 마음으로 책을 썼습니다.이제 상자 속의 빛바랜 큐빅, 포근하고 작은 인형, 바스락거리는 사탕껍질 따위를 당신 앞에 담담히 펼쳐놓습니다. 전하는 이야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정하는’ 그들과의 상생에 자연스레 스며들기를 소망합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128*208*20mm
ISBN13
9791170611264

책 속으로

“혜윤아, 뭘 그렇게까지 아등바등 살아?”
내 삶이 불가항력적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런 식으로 말할 때마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긴 했지만 매번 참았다. 영지는 사랑받고 싶어 하는 나의 취약한 부분을 채워줄 줄 아는 친구였으니까.
--- p.34

대학 동기들은 군대 간 남자 친구를 기다리지 못해 헤어졌고, 취업을 준비하다가 예기치 않은 갈등이 생겨 이별했다. 그들은 삶의 변곡점을 마주할 때마다 겪게 되는 위태로움에 취약했다. 나는 그런 위태롭고 소모적인 사랑을 하고 싶지 않았다.
--- p.55

혜석은 어릴 때부터 그랬다. 감정을 깊숙이 묻어두지 않고 표현할 줄 알았다. 마음속에 숨겨진 미움이나 화가 배배 꼬여 자라나는 나와 달랐다. 문짝이 불편하지 않다는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았다. 왜 너는 온전히 닫히지도 않는 문짝에 그렇게 너그러운 거야.
--- p.73

항상 그들로부터 무언의 응원을 받고 있었다. 내가 그들의 마음을 수없이 외면할 때도 그 마음들은 생명력을 잃지 않고, 아니 오히려 더 강한 존재감으로 같은 자리에 있었다. 지금도 은연중 내 마음속 어딘가에 살아 숨 쉬고 있지 않나. 그들을 미워하고 싶을 때마다 훼방을 놓으면서.
--- p.109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것 같았다. 엄마가 나를 괴롭게 할 때마다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 했으면서, 나도 걱정으로 불안해질 때면 그 고통스럽고 진 빠지는 짓을 오빠에게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게 얼마나 사람을 피 말리는 일인지 내가 제일 잘 알면서도.
--- p.123

일에 매몰되어 몸이 열 개여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게 살다 보면 무엇이 스스로에게 중요한지 망각하기 마련이었다. 나는 괜찮다고, 엄마도 괜찮을 거라고 애써 그녀를 달랬다.
--- p.139

오랜 시간 우리 가족을 괴롭혔던 걱정거리가 사라지는 순간인데 속이 시원하기는커녕 자꾸만 아렸다. 한서동 구석에서 겨우겨우 살아 숨 쉬던 열 평짜리 반찬 가게는 이렇게 끝이 났다. 나는, 아니 우리는 이 마지막을 무엇이라 정의해야 할까.

--- p.157

출판사 리뷰

네가 틀린 걸까
내가 틀린 걸까

혜윤은 불행의 기원을 부모와 동생에게서 찾는다. 경제적으로 어릴 때부터 기댈 곳이 없었고, 불안을 스스로 달래지 못하는 엄마 덕분에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그 불안감을 오롯이 받아먹으며 자랐기 때문이다.

내 삶이 너무 괴로우면 타인의 사랑과 고마움이 가려지고, 미움으로만 복잡하게 얽힐 때가 있다. 혜윤은 본인의 괴로움에 매몰된 나머지 타인이 이 관계를 유지하고자 얼마나 애쓰는지, 얼마나 꾸역꾸역 참으며 살아가는지를 헤아리지 못한다.

《가족의 정의》 속에는 미숙한 우리가 사소한 일상에서 주고받곤 하는 상처가 담겨 있다. 우리는 깨달을 것이다. 엉켜버린 이 관계의 해답은 결코 누군가가 틀렸기에 바뀌어야 하는 게 아니라, 서로를 향한 진심 어린 이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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