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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_ 일부러 길을 잃고 싶은 당신에게
누군가 내 손을 잡아 이끌어주었던 선의의 골목 페즈, 모로코 Fez, Morocco 우리가 만나야 할 약속의 장소를 정해야 한다면 그라나다, 스페인 Granada, Spain 하루를 살면 하루가 축복이라 했으니 바라나시, 인도 Varanasi, India 골목 끝 미풍처럼 번져오던 미소들 만달레이, 미얀마 Mandalay, Myanmar 인간이 만든 거대한 자연 뉴욕, 미국 New York, USA 숙명처럼 당신을 만나고 싶은 밤의 골목 리스본, 포르투갈 Lisbon, Portugal 낮고 아름다운 그리고 따뜻한 카이로, 이집트 Cairo, Egypt 일 년에 단 한 번 생기는 골목 산두르 패스, 파키스탄 Shandur Pass, Pakistan 고요히 나를 빛내며 스스로를 사랑하기 좋은 곳 비에이, 일본 Biei, Japan 그 골목에 편입되고 싶었던 어느 겨울 마슐레, 이란 Masuleh, Iran 청춘이 꽃과 같고 인생의 찰나의 한때라면 훈자, 파키스탄 Hunza, Pakistan 첫발을 내딛는 순간 생과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므로 포르투, 포르투갈 Porto, Portugal 물이 모여 무수한 골목을 이루다니 껀터, 베트남 Can Tho, Vietnam 세상의 모든 바람이 잉태되는 골목 콘수에그라, 스페인 Consuegra, Spain 세상의 모든 소원이 별이 되어 뜨는 곳 치앙마이, 태국 Chiang Mai, Thailand 사천 개의 섬, 사천 개의 여름과 노을, 그리고 사천 개의 여행과 인생 씨판돈, 라오스 Si Phan Don, Laos 내가 온전히 나로 서 있을 수 있는 곳 우유니 소금사막, 볼리비아 Uyuni Salar de Uyuni, Bolivia, 이 골목에 머물기 위해 자꾸만 변명을 해야 했다 세비야, 스페인 Sevilla, Spain 돌이 들려주는 과거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 앙코르 유적, 캄보디아 Angkor Ruins, Cambodia 당신보다 반 박자 앞서 가고 싶었던 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Buenos Aires, Argentina 내 푸른 젊은 날의 한때를 걸었던 곳 셰프샤우엔, 모로코 Chefchaouen, Morocco 모든 것에서 멀어지기, 그만큼 다시 가까워지기 우수아이아, 아르헨티나 Ushuaia, Argentina 당신이 능히 닿을 수 있는 천국 마추픽추, 페루 Machu Picchu, Peru 내가 스스로 장엄해지고 찬란해지는 순간 카파도키아, 튀르키예 Cappadocia, Turkiye 영원할까요? 사랑이 혹은 삶이 아그라, 인도 Agra, India 호의와 선의로 가득한 천 가지 색의 골목 트리니다드, 쿠바 Trinidad, Cuba 세상 모든 여행자의 대합실 카오산로드, 방콕, 태국 Khaosan Rd, Bangkok, Thailand 나는 기꺼이 달의 주민이 되어 산 페드로 데 아따까마, 칠레 San pedro de Atacama, Chile 이곳의 모든 것은 고요하게 빛나고 있어서 경주, 대한민국 Kyeongju,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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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는 타인의 생활이 나의 여행이 되며, 나의 생활이 또 다른 누군가의 여행이라 된다고 생각한다. 산다는 것과 여행한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일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만약, 이 지구상에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래서 우리가 만나야 할 약속의 장소를 정해야 한다면, 이곳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겠다. 그 누구라도 이 새하얀 골목을 지나다 보면 사랑하지 않고서는 안 될 것이므로. 결국 만나고야 말 것이므로. ---「그라나다, 스페인」 중에서 골목마다 오고가는 사람들 모두가 부처에게서 잉태된 사람들처럼, 온화하게 올라간 그들의 입꼬리는 내가 닮을 수 없고 흉내 낼 수 없는 얼굴들이었다. 그들 때문이다. 그들이 내 안에 있어 캄캄한 밤에도 나는 환할 수 있었던 까닭은. ---「만달레이, 미얀마」 중에서 그곳은 일회용 골목이었다. 단 한 번의 골목이었다. 하늘 아래 첫 동네에 옹기종기 옆구리를 맞대고 만들어진 따뜻하고 소박한 골목이었다. 그 골목은 내게 그 어떤 골목보다 아름답고 강렬하고 진한 풍경을 펼쳐 보여 주었다. ---「산두르 패스, 파키스탄」 중에서 골목을 걷는 것은 반가운 사람에게 온 반가운 카드를 펼쳐보는 것과 같다. 「비에이, 일본」 중에서 ---「훈자, 파키스탄」 중에서 화려한 장식의 기차역을 통해 출퇴근을 하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천 년이 넘은 서점에서 오후를 즐기는 생활. 골목 골목마다 쉽게 지나칠 수 없는 감정들을 아무렇지 않게 만나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포르투, 포르투갈」 중에서 별 아래 누우면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이 별처럼 떠오르고, 그리운 사람의 얼굴이 별처럼 깜빡인다. 나는 그리운 사람을 얼굴로 빛나는 별빛을 뜰채로 건져낸다. 고작 하루를 달려왔을 뿐인데, 나는 이렇게나 밝아졌구나. 여기서 멈추어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려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유니 소금사막, 볼리비아」 중에서 일생에 한 번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위해 변명하는 마음을 가진다는 건 애틋하고 소중한 일이다. ---「세비야, 스페인」 중에서 나는 상상한다. 오래된 골목 어디쯤에서 당신을 다시 만나 “탱고 한 번 추지 않을래요?” 하고 미처 하지 못했던 말을 꺼내는 그날을.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지 못하고, 고마운 것을 고맙다 말하지 못해 늘 당신의 뒤편에 서성거리던 그 마음을 불쑥 내보이는 그날을. 탱고는 나를 대담하게도 만드는 것 같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중에서 세상 끝의 골목에 걸려 있는 아득한 풍경들. 당신도 어쩌면 멀고 먼 지구의 반대편으로 달려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먼저 가면 결국 몸도 닿게 된다. 삶을 통해 나는 그 사실을 배웠다. 끝이라는 말은 이토록 절실할 줄이야. ---「우수아이아, 아르헨티나」 중에서 이 골목에서 알았다. 거대하지 않아도, 찬란하지 않아도, 아름답지 않아도 사랑은 사랑이라는 것을. 이 골목 안에서 소박하게 작은 별로 반짝여도 좋으리, 우리의 사랑은. 그 모든 사랑이 사랑 자체만으로도 타지마할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골목은 알려주고 있었다. ---「아그라, 인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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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진정한 여행과 뭉클한 삶이 있는 곳
골목을 걸으며 만난 삶과 사랑에 관한 따스한 풍경들 어쩌면 당신도 ‘골목이라는 열병’을 앓을지도 모른다 오래된 여행자 변종모, 그가 지금까지 만난 ‘세상의 모든 골목’에 관한 풍경을 보여준다. 그는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골목의 모든 것을 바라보았고, 다정한 마음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골목을 걸으며 골목과 사랑에 빠지기도 했고, 골목을 걷다 우연히 만난 다른 여행자들의 마음을 엿보기도 했다. 이 책은 그가 골목에 보내는 다정한 찬사다. 그가 보내온 골목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는 어떤 때는 한 편의 소설처럼 읽히기도 하고, 어떨 때는 누군가 문득 보내온 한 장의 엽서처럼 설렘을 안겨주기도 한다. “아무 방향이든 좋아. 네가 원하는 대로 걷기만 하면 되는 곳이야. 사랑으로 가득한 곳이 바로 세비야거든.”(「세비야, 스페인」 중에서) 이라고 말하는 그는 타고난 골목 여행자이자 골목에 관한 명상가이기도 하다. “이 골목에서 알았다. 거대하지 않아도, 찬란하지 않아도, 아름답지 않아도 사랑은 사랑이라는 것을. 이 골목 안에서 소박하게 작은 별로 반짝여도 좋으리, 우리의 사랑은. 그 모든 사랑이 사랑 자체만으로도 타지마할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골목은 알려주고 있었다.”(「아그라, 인도」 중에서) 그가 보여주는 골목에 관한 다정하고 호기심 가득한 문장은 “산다는 것과 여행한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진정한 여행과 삶은 골목에 있다고 말하는 그의 뒤를 쫓아가 보자. “골목에서는 타인의 생활이 나의 여행이 되며 나의 생활이 또 다른 누군가의 여행이라 된다”라고 말하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면 당신도 ‘골목이라는 열병’을 앓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의 말 : 일부러 길을 잃고 싶은 당신에게 골목에는 햇살이 가득한데 비마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비에 몸을 접고 걸음을 멈춘 사람의 어깨에서 모락모락 수증기가 피어났고 그 순간 우리는 간단한 눈인사를 나누었다. 모르는 사람과 나란히 서서 골목의 안을 들여다본다. 나는 마치 약속이 있는 사람처럼 서성이며 풍경을 헤아린다. 급하게 물건을 정리하는 사람, 가벼운 차림으로 나왔다가 머리에 손을 얹고 다시 돌아가는 사람, 나비를 따라다니듯 비를 쫓는 아이들. 얌전하던 골목의 풍경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언젠가 나도 저들처럼 골목에서 인생의 어느 한때를 보낸 적이 있다. 이런 풍경을 뒤적이며 며칠째 나는 골목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골목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기대 없이 만나게 되는 오래된 친구처럼 반가운 마음이 먼저였다. 여행을 떠나 숙소를 구할 때면 편안함이 우선적인 고려 사항이었지만, 아름다운 골목을 끼고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드넓은 대로 곁의 숙소는 이동하기가 편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어쩐지 쇼윈도에서 잠을 청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깊은 꿈을 꿀 수가 없었다. 나는 언제나 낡고 오래된 골목으로 스며들었고 골목 한귀퉁이의 방에서 따뜻하고 살가운 마음으로 더욱 오래 짐을 풀 수가 있었다. 지금도 그 습성은 여전하다. 세상 어디를 가나,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골목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은 바뀌지 않았다. 아마도 내가 보금자리를 떠나 처음 만났던 풍경이 골목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삶의 형태가 바뀌면서 골목이 사라졌고 길을 잃고 헤매는 일 또한 없어졌다. 마치 여행이 사라진 것처럼. 나는 내 모든 여행의 시작이 골목에서 비롯되었다고 믿고 있다. 골목은 사람들이 만든 풍경이다. 골목은 저절로 생겨난 것처럼 보이지만 의도적으로 계획한 곳이기도 하다. 골목은 그 길이만큼 이야기가 있는 곳이며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삶의 길이다. 나는 그 속의 사람들을 여행한다. 그들의 생활을 탐한다. 결국 골목에서는 타인의 생활이 나의 여행이 되며 나의 생활이 또 다른 누군가의 여행이라 된다고 생각한다. 산다는 것과 여행한다는 것은 그리 멀지 않은 일이다. 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겨난 공간 속에 있고 싶었다. 그곳이 골목이었다. 나는 자주 멀리 떠났지만 골목을 걸으며 결국 사람을 떠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에는 수많은 길들이 그어져 있었고 길보다 아름다운 골목이 있다. 비밀의 통로 같은 페트라의 바위틈 골목이나 달의 계곡으로 이어지는 칠레의 어느 골목처럼 신비한 골목이 있다. 쿠바의 아바나 또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낡은 골목처럼 걸음걸음마다 음악 소리와 춤이 끊이지 않는 행복한 골목들도 있다. 낯선 골목 안에서 본 것들이 뒤늦게야 내 인생에 아름다운 궤적을 내고 있다. 짧거나 좁은 혹은 깊거나 낮은 골목에서 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처럼 걷고 싶었고 일부러라도 그 안에서 길을 잃고 오래오래 돌아가지 못할 마음으로 살고 싶었다. 만약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곳이 광활한 대지가 아니라 조금은 좁고 아주 오래된 낡은 골목이었으면 한다. 나는 당신이 그곳에서 더 영롱하게 빛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는 당신의 가장 가까이에 펼쳐지게 될 골목에 관한 것이거나, 골목과 멀지 않은 곳에서 만나는 사소한 장소에 관한 것들, 혹은 그 골목과 장소에서 스친 사람들의 마음에 관한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한 번쯤 스쳐 지나갔을 곳에서 겪었던 각자의 우연에 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길을 잃고 싶은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다. 골목은 언제나 길보다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