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머리말: 인문학으로 풀어본 원자핵
1부. 핵과 나 25시 여로에 오르다 처음 본 순간 공학과 인문 사이 가을의 전설 핵무기 특수문제 유럽에서의 사계 양날의 검 2부. 핵이란 사고에 확률은 없다 핵마피아 안핵, 처음부터 끝까지 필로소피아 - 프린시피아 우주와 양자, 대폭발 문명의 변곡점 3부. 세계와 핵 새로운 유혹 오펜하이머의 비가 보이지 않던 방사선 핵과 기후 위기 천연 원자로 핵발전 연대기 대형 사고들 은폐된 진실 4부. 진실의 힘 수소폭탄의 그림자 너도나도 핵무기 후쿠시마는 지금도 손바닥으로 해 가리기 무엇이 괴담인가 한반도는 안전한가 5부. 다음 핵을 찾아서 우리나라 핵 역사 핵은 깨끗하고 안전한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핵을 품은 지구 핵이 저물어간다 인문핵을 위하여 |
서균렬의 다른 상품
|
* 나름대로 ‘공즉시핵’이란 신조어를 만들면서 자연스레 ‘인문핵’이라는 용어를 떠올리게 되었지요. 원자란 비어 있되 채워져 있고 채워져 있되 비어 있다는, 이 말을 몇 년 전에 방송에서 강연하면서 처음으로 썼는데 다들 신선해하더군요. ‘인문학’이라는 글자에다가 획 하나만 더하면 되잖습니까? 여러모로 좋은 이름인 것 같았어요. 특히나 지금 인류가 맞닥뜨리고 있는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인문학적 시각이 꼭 필요해요.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핵은 결코 인류의 미래가 아닙니다. 오히려 미래를 위해 버려야 하는 기술이에요. 이런 이야기를 방송이나 유튜브 같은 에스앤에스(SNS) 등에서도 꾸준히 했습니다.
* 저는 예전에 웨스팅하우스에서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원전에 사고가 났을 때, 그래서 대량의 핵연료가 녹아내리고 원자로가 뚫렸을 때 어떤 일이 생길지를 공학적으로 계산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의 개발 책임자로 일했어요. 우리나라에 올림픽이 열리던 해였지요. 그땐 우리나라엔 없는 이런 원자로 ‘중대 사고’는 공부해서 뭐 하나 했지요. 다들 백만년, 천만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한 사건이라고 했어요. * 핵발전소는 짓는 데 돈도 많이 들고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안 짓느니만 못해요. 그러니까 지금 있는 발전소를 최대한 활용하되, 서서히 대체 에너지 비율을 높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이러한 에너지 정책은 정치와 무관하게 오래 지속되어야 해요. 당연히 ‘원자력이 답’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한 사람들이 정책을 결정해서는 안 돼요. 공학이 아닌 인문적 관점에서 핵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핵은 산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환경과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거시적 안목으로 정책을 결정해야 해요. * 세상 모든 것이 태어나고 소멸하지만 핵은 영원합니다. 우주가 탄생했을 때나 지금이나 핵은 여전히 핵이에요. 별의 먼지였다가 셀 수 없이 많은 우연을 거쳐 ‘나’라는 생명으로 태어났으니, 늘 생각하고, 고로 존재합니다. 우리 인간은 우연한 핵의 결합으로 잉태되고, 성장하고, 그러다 노쇠합니다. 모두가 늙음이라는 병에 걸려 결국 죽음에 이르는 거죠. 그러니 세상은 핵과 함께 윤회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불교의 윤회 사상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핵을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보려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핵을 알면 알수록 철학에 가까워져요. * 핵 문제는 현세대에서 끝나지 않아요. 우리는 원자력으로 많은 혜택을 누렸지만 미래 세대는 폐기물 같은 문제를 수습해야 하는 거예요.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핵에 대해 관점을 바꾸어야 할 때다, 인문적 관점에서 정리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핵은 초국경, 초세대, 초과학의 사안입니다. 물론 과학으로 묻고 과학으로 답해야겠지만 이것만으로 부족하다는 말씀이지요. 인문학이 들어와야 합니다. * 지금 우리가 북한 핵 위협을 걱정하는데요. 내부적으로 쌓인 핵물질도 만만치 않아요. 안전성 확보가 시급합니다. 지금 보관 중인 핵물질에 문제가 생기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핵발전소가 밀집되어 있는 데다 지역 인구 밀도가 높아요. 게다가 대피 시설도 불충분하죠. 사람들이 방사성 물질을 피해 도시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데만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겁니다. 그러면 집 안에서 버틸 동안 먹을 비상식량, 의약품, 정화 시설이 확보되어 있을까요? 우리는 이런 데에 무방비 상태예요. * 핵은 사양길에 접어들었습니다. 무기를 만들어 인류를 대량 살상하고 전기를 얻어 풍요를 추구하던 시대가 가고 있어요. 저도 공학자입니다만, 이 모든 것이 핵의 도구화에서 비롯했다고 봅니다. 이용하되 목적과 맥락을 생각하지 않았던 거예요. 제가 ‘핵 인문학’을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이제는 핵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해요. 그래야 길이 열립니다. * 기술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도구화’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해요. 전문가들은 벌써 통제되지 않는 인공지능을 걱정해요. 우리가 이미 ‘통제되지 않는 핵’의 결과를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미국은 얼마 전만 해도 또 신형 핵무기 개발을 위한 ‘미임계 시험’을 감행했죠. 핵 물질만 안 들어갔지 엄연한 핵시험입니다. 러시아, 중국, 북한 보라는 듯 말이에요. 이래 가지고 어디 ‘핵 없는 세상’이 과연 오기나 할까요?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