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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마중-숨비소리
깨금발 찬란 천택天澤이네 사진관 풍경 風景, 風磬 달팽이 의자 .-- .- ...- . 정오의 그림자 틈 그림자에 대한 예의 임랑林浪 파도라는 거짓말 일형식 문장 할매탕 기다릴 때 가상칠언架上七言 럭키아파트 ‘아범아, 보고 싶구나’ 고향 냄새 흔적 나물 반찬 유전의 법칙 첫눈 가을 달 개골개골 환대 그 집 앞 이십 년 고향 생각 할매 냄새 Magnolia 푸네Pune에서 잃어버린 사람 해후邂逅 눈 감아야 보이는 다정 길을 잃다 개미집 Paris, TX 벽난로 섬머스마 병病 봄비 믿음 동백꽃 고향집 성묘 靜, 中, 動 노고단 Gap year 건배 서운 검은 머리 외국인이 되어 가는 내 아이들에게 시로 말하는 아빠 마음의 거리, 몸의 거리 22 Canoe Bend Dr, The Woodlands, TX, 77389 빈집 우르릉 전당포에서 호세 웃음이 하는 말 외톨이 키모 포트 가족 항해박명航海薄明 시인의 말 추천사┃박종호 해설┃김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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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부피를 떠받드는 일
아직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한 너의 팔과 어깨를, 네가 참아 낸 숨만큼의 청각과 우뭇가사리와 소라고둥이 물 속에서 차지하던 부력을 떠받드는 일 --- 「물 마중 - 숨비소리」 중에서 숨죽이고 써 내려간 당신의 교지, 읽으려는 찰나 또 한 말씀 남기시니 유배지로 전송된 조난신호를 오래오래 제 살갗 아래 봉인하겠습니다 --- 「.-- .- ...- .」 중에서 두 사람의 질주를 곁눈질하다 앞이 안 보이는 이와 앞날이 안 보이는 이 중 누구 손을 잡아줄지 망설인다 나도 주사 폴대 끌고 가느라 손이 하나뿐인데 마음의 눈 감은 사람들 무심히 지나친다 바람이 풍경風景 지나듯 서로 비껴갔으면 되었을 것을 물고기가 풍경風磬 울리듯 서로 울렸으면 되었을 것을 --- 「풍경 風景, 風磬」 중에서 해냈습니다 고통 앞에 비굴하지 않았고 율법 앞에 무릎 꿇지 않았어요 외줄타기의 끝과 끝이 맞닿은 겨울 바닷가, 임랑의 온기를 잊지 마세요 임랑林浪은 수풀을 헤치고 일어서는 파도입니다 --- 「임랑林浪」 중에서 파도는 멈춰 설 수 없어서 파도가 된 것입니다 --- 「파도라는 거짓말」 중에서 이태리산 수건 한 장 들고 이마에 난 뜨거운 땀을 뿌리며 불룩 나온 배를 쿡쿡 쥐어박으며 정성을 다해 삼만 원어치 눌어붙은 누룽지 같은 비늘을 벗겨 내며 습襲과 반함飯含과 소렴小殮 대렴大殮을 하는 장의사처럼 --- 「할매탕」 중에서 몸을 덥히는 것은 믿음 그 믿음이 이불 아래를 덥히더라 그 어둡고 신비로운 말이 --- 「믿음」 중에서 해가 졌으나 지지 않은 시간보다, 해가 졌으되 완전히 져서 땅에서도 바다에서도 하늘 어디에서도 그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시간까지를 나는 황혼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인생은 해처럼 떠서 달처럼 저뭅니다. 어둠 속에서만 빛나는 별처럼 말입니다. 나의 황혼은 항해박명이었으면 합니다. --- 「항해박명航海薄明」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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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중에서
그렇게 20여 년의 시간을 이론과 법칙이 무용한 세상에서 보내다 문득 깨달아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파도라는 자연현상은 비단 학문으로만 탐구되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파도는 생명이었고 그리움이었고 말이었으며 노래요 슬픔이요, 그 어떤 수식으로 가두어질 수 없는 실체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저는 파도를 유념하며 살았습니다. 파도는 삶의 지혜였고, 회한이었고 애인이었고 가족이었고 부모였습니다.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또한 숨길 일도 아니다 싶어 밝혀 둡니다. 암투병 중에 있습니다. 글쓰기는 그 전과 후 달라지고 있습니다. 불가능하고 끔찍해 보이는 고백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고백은 치유할 수 없는 것들을 가끔치료합니다. 불을 가지고 노는 고통을 통해 소멸시키고 여위게 하고, 한줄 한줄 지워 나가는, 허물어지지 않는것들을 세움으로 허물어 보려고 합니다. [...] 파도에 관한 글쓰기를 시작했고, 한 줌도 안 되는 글들을 여기저기 흩어 놓았다가 책으로 묶어 보았습니다. 이 책은 파도에 관한, 파도와 무관한 것들입니다. 결코 멈춰 설 수 없었던 파도, 그 파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묻힐 자리를 찾아서 끝까지 밀어붙이던 파도 위에 서서 파도라는 거짓말에 속고 또 속이는 사람이 되어 보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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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사는 부산은 여러 번 갔었다. 대개 놀러간 길이었다. 해운대와 송도가 주로 걸음한 곳이었다. 하지만 다음에는 임랑을 찾아가 볼 생각이다. 한 시인이 내준 시의 영지를 직접 체험한다는 것은 남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누군가 삶을 힘들어하면 그에게 가능하면 제주에 가서 해녀의 숨비소리를 들어 보라 권할 것이며, 깨금발로 세 발 정도 뛰어 보라는 권유도 잊지 않을 것이다. 또 부산에 내려가 임랑을 한번 찾아보라 말해 줄 생각이다.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 파도처럼 일어난 그를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시의 영지는 신비로워서 그 세상으로 들어온 세상 사람을 물들인다. 세상에 그가 내준 시의 영지가 여기저기에 있다. - 김동원 (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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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목숨이 경각에 달린 투병자입니다. 자신의 생을 헤아리는 모래시계가 눈앞에서 급속히 줄어가는 것을 매순간 보며 이 시들을 썼습니다. 그의 시는 죽을 수도 있는 거센 파도 위에서 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는 누구보다도 진실하고 섬세하고 절박합니다. 그래서 아름답고 또 안타깝습니다. 한 마디 한 구절이 세상과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하려는 이별할 수 없는 이의 숨 한 숨 한 숨처럼 들립니다. - 박종호 (풍월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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