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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1 다정함 2 놀이공원 3 무드 4 미래 5 기도 6 쓸모 7 유심 8 생채기 9 MBTI 10 재능 11 여행 12 난쟁이 13 인생:할머니 14 노인 15 끝:농담 16 틈 17 대척지 18 자비 19 가스라이팅 20 눈물 21 진실 22 외로움 23 쓰레기통 24 시간 25 사랑 26 판단 27 엄마 28 여자친구: 아내 29 기린 30 파란색 31 변화 32 위안 33 딸아이 34 필연 35 친구 36 스스로 37 이해 38 추억 39 모험:어른 40 고백 41 짐작 42 독고다이 43 충만 44 습관 45 곡선 46 자폐 - 참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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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천대학교에서 글쓰기 수업을 할 때, 학생들한테 편지를 꽤 받았었는데, 내용은 주로 이랬다. 그렇게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어떻게 우리 이름을 모두 다 외울 수 있냐고. 어떻게 그 이름 중에서 단짝까지 고려해서 모둠 활동을 설계할 수 있냐고, 어떻게 우리에게 권위가 1도 없는 표정으로 다정하게 다가올 수 있냐고 말이다. 그때마다 답장을 쓰지 못해, 그 답장을 여기에 쓰자면, 다음과 같다. 김연수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 시간 다정해지자고 다짐해왔다고. 다정해야 할 순간이 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다정해지자고 다짐해왔었다고.
--- p.17 「다정함」중에서 소설에서 남자는 새로운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자신의 찌질함 덕분에 여자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말했다고 밝히며, 만약 여자에게 들려주기 위해 『사기』까지 읽었다는 이 노인을 그때 알았다면, 과연 우리가 헤어졌을지를 반문한다. 생각해보면, 아내 덕분에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읽게 된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하지만, 그 후 김연수의 모든 책들을 신간으로 구입하고, 꾸준히 읽고 썼던 건 우연이 아니다. 그건 ‘여자친구=아내’와 함께 다져진 길에 만들어진 ‘필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면, ‘사랑’도 그렇고, 지금 ‘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와 관련된 ‘모든 것’들이 동시에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함께 걸어온 길이라면, 그건 절대 헛된 시간일 수 없다고, 그러니까 스스로 나쁜 쪽으로만 해석하면서 찌질해지지 말고, 우연을 필연으로 바꾸라고 말이다. --- p.127 「여자친구 : 아내」중에서 TV나 유튜브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편으로 감정이 동하다가도, 한편으로는 본래 인생이란 그런 것이니, 저분들이 봄의 세계를 만들어낸 것처럼, 지금 조바심의 단계에 있는 ‘우리’도 미래에는 저렇게 봄의 세계를 누리겠구나. 이렇게 인정하게 되었다. 김연수의 말마따나 “기다리는 그 즉시 내 손에 들어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렇지만, 기다릴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지 손에 들어오게 된다. 그러니까 마음 심(心)의 상태를 너무 부정적으로만 해석하지 말고, 일단 기다리자고. 김연수의 소설 제목처럼 다가올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생각해보자고. 이렇게 말하고 싶다. --- p.197 「곡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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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중에서
언젠가 이해, 사랑, 친구, 가족, 청춘 등을 주제로 에세이를 쓰게 된다면, 나에게 강력한 영향을 준 김연수의 작품 속 문장에서 출발해보기로 다짐했었다. 또한 그런 연유로, 이 책의 제목, ‘이유 없는 다정함’은 김연수의 단편소설 「젖지 않고 물에 들어가는 법」에 나오는 문장에서 가져오게 되었다. 책의 구성과 내용, 그리고 제목까지, 가히 김연수 때문에 결혼했다는 사람답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한 가지 분명히 밝혀두는 건, 이 책의 상당 부분은 김연수의 작품에 대한 내 오독에 기반한다는 것이다. 김연수를 정말 좋아하는 분들은 이 오독이 불쾌할 수도 있겠지만, 김연수의 작품 속 문장에 매달리며 자신의 삶을 아나토믹하게 이해하려고 몸부림쳤던 누군가의 독서 일기라는 점에 후한 점수를 준다면, 괘념치 않고 넘어가주시리라 믿는다. 사실 나는 꽤나 다정하고자 노력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다정하게 다가가려고 하면, 다정함의 ‘이유’를 근거로 평가절하하는 사람들이 꼭 있었다. 나에게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는데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김연수의‘ 이유 없는 다정함’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발견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내가 되고자 했던 건, 정말 이유 없는 다정함 그 자체였으니까 말이다. 이 말을 제목으로 달고 에세이집을 낼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다정함이라는 말이 이 책에 담긴 내용 전부를 포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을 독자가 내가 생각했던 다정함을 발견할 수 있다면, 그래서 이 문장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네, 뭐 이렇게만 생각해준다면, 내가 더 바랄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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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작품을 읽어주시고 이렇게 글까지 쓰셨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작가로 사는 건 외로운 일인데, 이럴 때마다 외롭다는 말은 입밖에도 꺼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연수 (소설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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