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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내며 국가폭력 트라우마 위에 꽃피운 처절한 사랑, 두 사람의 재결합에는 “가자.”라는 말만 필요했을 뿐!!1장 사직동의 당돌한 소녀 보름날에 태어난 갓난아기/ 경기도 진위에서 서울 사직동으로/ 집에서 봉변을 당한 다섯 살 소녀/ “현경아, 언니 숙제 좀 해줘!”/ 팔방미인 외할머니/ 선머슴 언니의 화려한 변신/ 걸출한 사업가 아버지와 두 명의 작은어머니2장 문학소녀와 시인의 만남시인 김수영과의 첫 만남/ 태평양 전쟁의 와중에서 선생이 되다/ 위기일발, 체포령이 떨어진 새내기 교사/ 해방된 나라에서 시를 써야지/ 어디서든 빛이 나는 여대생/ 시로는 당해낼 수가 없겠네/ 박인환과 임화 그리고 배인철3장 마침내 시인과의 사랑이 익어가던 날 충격적인 총격사건과 희대의 스캔들/ 한줄기 구원의 빛, “문학 하자!”/ 누구도 흉내 못 내는 아방가르드 여자/나는 또 이별을 하는구나/ 가장 로맨틱한 프로포즈, My soul is dark/ 동거, 운명적인 사랑에 모든 것을/ 시어머니는 언제나 든든한 언덕 4장 전쟁이 남긴 것, 그 상처가 배태한 것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끝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몰살을 피한 아찔한 피란길/ 피란 시절의 웃지 못할 이야기들/ 어둠 뚫고 사선 넘어 귀환한 시인/ 전쟁이 끝났지만 다시 엇갈리는 두 사람/ 불편한 동거로 번민이 깊어지고 5장 운명보다 지독한 사랑이었다깊은 상처는 짙은 그리움이었다/ 그날부터 다시 부부가 된 사연/ 선천적으로 타고난 연극쟁이/ 멋진 양옥집으로 탈바꿈한 구수동 안식처/ 김수영 문학이 피어오른 구수동 시절/ 10년간 양계를 하면서 얻은 것들/ 구수동을 떠올리는 일상의 조각들6장 눈부신 광휘가 햇살처럼 비치던 날들전란의 혼돈 속에서도 학업을 이어간 동생들/ 꼬마 기자와 엔젤 양장점/ 신문로에 새롭게 단장한 양장점을 냈지만/ 위대한 시인이 떠나가던 날/ 잠파노의 울음보다 더한 반성의 울부짖음/ 마지막 꿈, “서사 담은 생활문학관 짓겠다!” 발문 어떤 후기(後記) - 고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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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동 시절에 꽃피운 김수영 문학의 정화! 김현경의 사랑과 헌신은 어떤 힘으로 작용했을까? 이 책 『시인 김수영과 아방가르드 여인』에서 저자가 가장 강하게 눈길을 보내는 지점은 구수동 시절이다. 구수동 시절은 시인 김수영을 있게 한 안식처였다. “창작의 자유는 100퍼센트의 언론자유 없이는 도저히 되지 않는다. 창작에 있어서는 1퍼센트가 결한 언론자유는 언론자유가 없다는 말과 마찬가지다.”라고 외쳤던 불굴의 시인, 어두운 시대에 앞장선 저항시인의 아이콘으로 성장하게 했던 곳이 바로 구수동이기 때문이다. 늘 새로운 시를 쓰기 위해 몸부림치고 술에 취한 밤이면 야만의 시간에 겪었던 전쟁의 상처를 단말마의 울부짖음으로 토해냈던 시인 김수영의 일상에 그나마 온기가 채워졌던 시기였다. 그는 아내 김현경과 함께 양계를 하면서 난생처음 노동의 땀을 흘렸고 한강이 내려다보는 언덕에서 빨래하고 돌아오는 아내를 기다렸다. 어느덧 광기 어린 주사(酒邪)는 잦아들었고 국가폭력의 트라우마가 조금씩 치유되었다. 그렇게 김수영 문학의 정화가 꽃피우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영원한 아웃사이드’ 시인에게 허락된 그 시간은 많지 않았다. 가혹한 운명 탓이었을까. 그의 대표작 〈풀〉을 발표한 지 17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아내 김현경은 “이제 살 만하니 떠났다.”라며 그때의 상실을 얘기한다. 저자는 이렇게 얘기한다. “엄청난 국가폭력에 시달리면서도 굴하지 않고 일어나 ‘절대 자유’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갔던 시인의 삶이 무척이나 궁금했고, 그 힘이 어디서 생겨났는지를 살피고 싶었다. 또한 시인 김수영과 그의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와 찬사는 넘치도록 많지만, 그의 내밀한 삶에 대한 기록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시인의 고단한 삶을 버티게 했던 생명력의 근원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러면서 열정의 사랑 없이는 위대한 시인이 탄생할 수 없다는 믿음을 드러내며, 그 믿음이 이 책의 출발점이라 말한다, 즉, 재결합 이후 교통사고로 사망하기까지 구수동에서의 13년 동안 온갖 주사를 다 받아주었던 아내 김현경의 헌신과 사랑 없이는 김수영 문학을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해방정국, 전쟁, 4·19로 이어지는 격동의 시대, 생생한 기록으로 전하는 두 집안의 가족사와 그 험난한 여정 김수영과 김현경의 젊은 시절은 현대사 최고의 격동기였다. 일제강점기, 해방정국, 한국전쟁으로 이어지며 시대의 칼날은 두 집안을 예리하게 후비며 큰 상처를 남겼다. 김현경의 아버지는 9·28 서울 수복의 혼란기에 동창생의 고발로 성북서에 끌려가 구타사를 당했고, 나머지 가족도 ‘인민군 부역자’로 낙인찍혀 몰살 위기에 놓여 버선발로 피란을 가야 했다. 부유했던 가산을 모두 잃고 절대 빈곤에 신음하며 고통스러운 피란 생활이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김수영의 집안 역시 전쟁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김수영의 의용군 징집에 이어 셋째와 넷째 동생이 인민군에 끌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기적적으로 사선을 넘어 생환한 김수영 역시 만신창이가 되어 평생 의치로 살아야 했고 밤마다 전쟁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너무나 혹독했던 두 집안의 가족사는 오로지 온몸으로만 견뎌야 했던 현대사의 질곡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이다. 이 책 『시인 김수영과 아방가르드 여인』에는 두 사람은 물론 가족들과 주변 인물들의 눈물겨운 분투와 삶의 애환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났던 뜨거운 가족애와 인간애를 빼곡하게 담았다. 그중에서 8남매를 홀로 키우며 모진 세월과 정면으로 싸웠던 김수영의 어머니(김현경의 시어머니)의 헌신과 관용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저자가 서문에서 지적한 것처럼 김수영 작품에 대한 문학적 평가와 찬사는 넘치도록 많지만, 그의 내밀한 삶에 대한 기록은 빈약한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두 사람(시인 김수영과 아내 김현경)의 파란만장한 삶의 내면을 살핌으로써 김수영 시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그 어떤 여성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의 아방가르드한 여인, 1세기 종주 직전에 있는 김현경의 거침 없는 대서사와 뒷이야기를 살피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더불어 평생 김현경에게 집착했던 대학교수 이종구와 얽힌 이야기를 비롯해 그 시대를 풍미했던 임화, 정지용, 고은, 박인환, 조병화, 김순남, 설정식, 고은, 백낙청, 모윤숙 등의 당대 문인들의 옛이야기는 이 책을 읽은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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