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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와 아들 (큰글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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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어부와 아들
작가와의 질의응답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쥴퓌 리바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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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lfu Livaneli

튀르키예 콘야에서 태어났다. 300여 곡의 자작곡을 발표하고 30편의 영화 OST에 참여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음악가이자 4편의 장편영화를 만든 감독, 국내외 문학상을 다수 수상하고 세계 40개국에서 작품이 번역 출간된 작가이자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 · 정치인이다. 1971년 군사 쿠데타 이후 세 번의 체포와 구금 뒤, 11년간 망명 생활을 했다. 1978년 단편소설 「아라파트의 한 아이」로 데뷔한 이래 시, 소설, 에세이, 시사 비평 등 왕성한 집필 활동을 했다. 정치 권력에 대한 비판과 반전 평화주의 사상이 드러나는 대표작 『세레나데』(2011)는 130
튀르키예 콘야에서 태어났다. 300여 곡의 자작곡을 발표하고 30편의 영화 OST에 참여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음악가이자 4편의 장편영화를 만든 감독, 국내외 문학상을 다수 수상하고 세계 40개국에서 작품이 번역 출간된 작가이자 튀르키예의 대표적인 좌파 지식인 · 정치인이다.

1971년 군사 쿠데타 이후 세 번의 체포와 구금 뒤, 11년간 망명 생활을 했다. 1978년 단편소설 「아라파트의 한 아이」로 데뷔한 이래 시, 소설, 에세이, 시사 비평 등 왕성한 집필 활동을 했다. 정치 권력에 대한 비판과 반전 평화주의 사상이 드러나는 대표작 『세레나데』(2011)는 130만 부 이상 판매되며 독자들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 책은 독일과 미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보스턴 글로브』 “독자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책”, 『팝매터스』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문화와 평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96년 유네스코 명예 대사로 위촉되었고, 유네스코 사무총장 자문을 역임했다. 2002~2006년 튀르키예 국회와 유럽의회 의원직을 역임했으나, 현실 정치의 한계를 깨닫고 정계에서 은퇴했다. 2014년에 프랑스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2016년부터는 모든 활동을 접고 소설 집필에만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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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튀르키예어과를 졸업하고, 튀르키예 국립 하제테페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쥴퓌 리바넬리의 『마지막 섬』, 『어부와 아들』, 『세레나데』를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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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210*290*20mm
ISBN13
9791168261884

책 속으로

무스타파는 어릴 때부터 노장 타흐신 선장을 따라다니며 일을 배웠다. 선장이 연로해서 일을 그만두게 되자 무스타파는, 낡았지만 멋지고 선미에 모터까지 달린 작은 고깃배를 할부로 인수했다. 그는 고기잡이하면서 그 돈을 갚아나갔다. 낡고 손잡이가 검게 변한 노와 방향타 손잡이, 낚싯줄 자국이 파여있는 배의 난간, 모터가 돌아가면 덜덜거리며 떠는 어창 덮개에는 30년 세월이 남아있었다. 옛 선장이 남긴 흔적 위에 그의 흔적이 그렇게 덧대어졌다.
--- p.17

어느 날, 아들과 함께 바다로 나갔다가 아들을 바다에 두고 혼자 돌아온 뒤로 무스타파는 산송장이 되었다. 아내는 아들 소식에 밤새 오열하면서 바다로 함께 내보냈던 걸 후회했고, 그 이후로 둘 사이에 대화도 사라졌다. “바다가 데니즈를 데려간 거야!” 어느 날 밤, 무스타파는 딱 한 번 충혈된 눈으로 아내에게 말했다.
--- p.20

돌고래는 붉은색 구명환과 비슷하게 생긴 뭔가를 밀면서 배 옆으로까지 왔다. 그 순간 무스타파는 깜짝 놀랐다. 아주 작은 고무보트 속에 갓난아기가 있었다. 아기는 눈을 감고 있었다. 얼굴은 보랏빛이었고 움직임이 없었다.
--- p.42

말더듬이 휴세인이 대화에 끼어들고 싶어 안달 나 있었다. “에에에 아-아-아기 아-아이-아이-아일란”이라고 말을 더듬자-아마도 휴세인은 모두를 슬픔에 빠트렸던 규뮤쉬륙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아기 아일란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모양이었다-참다못한 아이쿳이 그의 말에 끼어들었다. “아기 시신이 떠내려온 거 말하는 거잖아.” 말더듬이 휴세인은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아이쿳을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라크를 한 모금 들이켰다.
--- p.56

가는 동안 무스타파는 한 차례 잠에서 깼다.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바라보았다. 작고 굴곡진 아기 입술을 보고 또 봤다. ‘아니, 못 줘.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줄 거야.’라고 속으로 다짐했다. 아기는 아빠 돌고래가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인간들도 돌고래만큼이나 선하면 얼마나 좋을까.’
--- p.100

메수데 자신도 ‘데니즈, 데니즈.’라며 울부짖을 때 그랬었다. 사실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울부짖는 중이었다. 그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 순간, 메수데는 난민 여자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걸 깨달았다.
--- p.135

“물론. 그 사람들도 안됐지만, 어떻게 해. 이스탄불에서 우리가 고무보트를 사 오거든. 그게 7∼8천 불 정도 해. 물론 다른 비용도 있지. 정부에서는 모든 걸 보고만 있어.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장려한다니까. 그래서 우리는 모든 준비를 다 해놓지. 그러다 느닷없이 새로운 정책이 나와. 금지라는 거야, 이동금지.” 그는 마치 경제 위기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 기업인처럼 이야기했다.
--- p.150

아기는 메수데 바로 옆에 있었다. 바로 저기에. 손을 뻗으면 닿을 텐데. 하지만 아기를 만질 수는 없었다. 그 순간만은 데니즈가 아니라 싸미르였다.

--- p.202

출판사 리뷰

바다의 변덕에 생사를 맡기는 사람들

“아주 작은 고무보트 속에 갓난아기가 있었다. … 얼굴은 보랏빛이었고 움직임이 없었다. … 그는 자신의 인생이 바뀌기 직전에 있다는 걸 직감하고는 혼란에 빠진 사람 같았다.”

2015년 초가을, 튀르키예 에게해와 인접한 관광도시 보드룸 해안에 익사한 세 살배기 아기가 떠내려왔다. 이름은 알란 쿠르디(본명 알란 셰누). 쿠르디의 가족은 시리아 내전을 피해서 튀르키예로 밀입국했고, 그리스 코스 섬으로 향하던 중 고무보트가 침몰하면서 사망했다. 쿠르디의 비극은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고, 세계 난민 사태에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쿠르디가 난민 비극의 아이콘으로서 국제 사회에 커다란 메시지를 전달했음에도 여전히 난민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전 지구적으로 매년 수천만의 난민이 발생한다. 난민은 분쟁만이 아니라 자연재해를 통해서도 발생한다. 튀르키예는 가장 난민을 많이 받아들이는 국가 중 하나이며, 유럽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은 수백만에 달할 정도로 많다. 아프리카, 아시아, 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고향을 잃고 새로운 곳으로 떠나고 있다. 난민들의 비극은 현재 튀르키예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거대한 흐름 속 인간의 삶을 그리는, 감수성 가득한 이야기

“아기는 아빠 돌고래가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인간들도 돌고래만큼이나 선하면 얼마나 좋을까.’”


쥴퓌 리바넬리는 튀르키예 대표 지식인으로서 다양한 방면에서 목소리를 내고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써 왔다. 『어부와 아들』에서 그는 국제적 문제를 그만의 독특하고 예민한 감수성으로 일상에 끌어온다. 튀르키예의 작은 마을에 사는 가난한 부부에게 벌어지는 일은 작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며, 개인의 삶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치지만 스스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값싸게 어부에게서 사들인 생선으로 만들어짐에도 결코 어부의 벌이로는 먹을 수 없는 음식들과 그것을 소비하는 관광객,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는 사람들과 그들을 가로막는 사회, 이익을 위해 환경을 끔찍한 방법으로 파괴하는 기업들, 가족의 붕괴와 재결합 그리고 그를 위한 누군가의 희생. 이 모든 것들이 리바넬리의 글 안에서 삶과 이어져 있다. 소설 속에서 어떤 것도 기적적이지 않은 이유는, 바로 이 문장이 읽히는 순간에도 그 모든 것들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감수성 가득한 글로 풀어내는, 우리 시대의 현재이다.

리바넬리는 『어부와 아들』에서 많은 것을 이야기하지만, 그 중심에는 가족과 바다가 있다. 바다는 생명을 낳고, 생명을 앗는다. 바다에서 가족의 붕괴와 결합이 이루어진다. 가족과 바다의 관계를 잘 살펴보는 것이야말로 리바넬리가 전하는 이야기에 잘 공감하는 방법이다. 그것은 가족의 중요성일 수도, 삶의 터전을 소중히 하자는 것일 수도 있다. 『어부와 아들』는 각자에게 있어 ‘가족’과 ‘바다’가 무엇일지 떠올릴 기회가 될 것이다.

리바넬리가 전하는 인간미와 정(情)

“마을 노인들은 그리스인들이 본토로 강제 송환되기 전까지 그리스인 이웃들에 둘러싸여 자랐다.”

리바넬리의 시선은 비극과 분열이 아니라 인간미와 정(情)을 향한다.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20세기 초에 전쟁을 치렀으며, 체결된 조약에 따라 그리스-튀르키예 인구 교환을 통해 튀르키예 영토 내 그리스 정교도와 그리스 영토 내 무슬림을 각각 추방하였다. 이로 인해 수백만 명이 고향을 잃고 쫓겨났다. 하지만 리바넬리가 보는 과거는 그런 갈등이 아니라, 아이들이 종교와 문화에 구분 없이 어울려 놀고,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보고 배우는, 조금 더 인간다운 면이었다. 그렇기에 그가 풀어내는 글에도, 이미 거의 잊어버려서 어렴풋이 기억하는 그리스어로 통역했다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어부와 아들』은 갈등보다 인간미 있는 세상, 조금 더 숨통 트이는 세상을 보여주는 책이다.

추천평

인간으로서, 개인으로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커다란 비극들이 벌어진다. 전쟁이 일어나고, 난민들이 바다에 빠져 죽고, 바닷물의 온도가 오르면서 독을 품은 물고기들이 나타난다. 사악하고 불가해한 사건들 속에 선량한 이들에게서조차 마음속의 빛들이 꺼져간다. 쥴퓌 리바넬리는 복잡한 현상과 섬세한 감정을 단순하지만 우아한 문장으로 포착해 전달하는 명수다. 그리고 그 문장들이 어느 순간 꺼져가는 듯 보였던 작은 빛들을 조금씩 모으기 시작한다.

이 소설에는 마법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고, 마법을 부리는 사람도, 현실에서 불가능한 사건도 없다. 하지만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 때 마법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소설에는 구원이라는 단어 역시 나오지 않지만, 독자들은 책장을 덮을 때 구원받은 기분이 들 것이다. 마법처럼 구원을 말하는 소설이다. 인간들이 바로 마법적인 존재임을, 평범한 사람들 안에 마법이 깃들어 있음을, 그리고 우리가 구원 받으려면 자신 안에서 어떤 마법을 찾아내 부려야 하는지를 말한다. 깊이 감동 받았다. 많은 분이 이 소설을 읽고 내가 느낀 감동을 함께 받았으면 좋겠다. - 장강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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