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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은퇴 뒤 인생 정점 향해 오르는 짜릿함
산티아고 트레킹 - 첫 행보는 순례길 … 200km 걸어 유럽 끝까지 스페인 자유여행 - 12세기로 발길 들어선 듯한 착각 가고시마 트레킹 - 스페인 여행 뒤 3일만에 일본행! 알프스 여행 - 중세와 동화가 교차하는 대자연 몽골 트레킹 - 별 잔치부터 흐미까지 … 혼 흔드는 몽골 ABC 트레킹 - 안아달라 달려드는 설산들 … “고맙다 히말라야” 남미 여행 - 5,036m 비니쿤카부터 남극 코앞까지 튀르키예 여행 - 자연·유적·사람이 모두 아름다운 튀르키예 국내 등산 - 대청봉 오르다 벌러덩 스토리 에필로그 - 등산의 마음가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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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또 걷다 보니 볼거리 없는 이 길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넌지시 든다. 오늘은 그냥 묵묵히 걸어보자고 욕심을 정리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오늘은 경치 기대 없이 그냥 걷는 날이라고 마음을 추스르고 마을 어귀를 나서는데, 눈앞에 들어오는 모습에 잠시 숨이 멎는다. 막연하게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순례길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순례길은 이어지다가 또 이어지다가 새파란 밀밭 지평선 너머로 꿈결같이 사라진다.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이 밀려온다. 그간의 고생이 단 한 번에 보상받는 느낌이다.”
--- 「산티아고 트레킹 5일차」 중에서 “순간순간 바뀌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버텨내며 계속 걸어갔다.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걷는 것 외에 없지 않은가? 그냥 정신없이 걷는다. 목적지에 다다랐다고 환호성을 지르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뒷모습에 모두들 또 눈이 휘둥그레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잠시 하늘이 맑아지며 파란 하늘이 살짝 내비친다. 그와 함께 하얀 설산의 파노라마가 시원스레 전개된다. 그것도 모르고 앞만 보고, 아니 발끝만 보고 걷기만 했으니….” --- 「남미 여행 23일차」 중에서 이렇게 멋지고,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이슬람 문화를 나는 학교에서 거의 배운 적이 없다. 현대 사회의 승자인 유럽의 시각에서 만들어진 세계사를 배웠으니 교과서에서 이슬람은 거의 사라져 버렸던 것이다. 역사서에서 사라진 화려한 이슬람을 늙은 나이에 현지에 와서 배운다. --- 「튀르키예 여행 2일차」 중에서 높이를 가늠할 수 없는 삼나무들이 눈 앞에 펼쳐진다. 예상은 했었지만 삼나무의 크기가 엄청나다. 3천에서 5천 년을 산다는 수명을 증명하듯이 기기묘묘하게 나무들이 뒤틀려있다. 몸통 가운데는 썩어 문드러졌는데도 나무줄기들은 쭉쭉 뻗어있고, 화려한 잎사귀들은 싱싱함을 뽐내고 있다. 수천 년을 죽지 않고 살아있다니 믿기지 않는다. 단군왕검 때 나무가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다. --- 「가고시마 트레킹 5일차」 중에서 공연의 압권은 ‘흐미’라고 불리는 남성 솔로 독창이었다. 듣는 순간 모든 관객이 순식간에 빠져든다. 넓은 초원의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광야를 휘젓고 다니는 맹수의 목소리 같기도 하다. 삭풍이 몰아치는 광야 먼 곳에서 터져 나오는 범접할 수 없는 초자연의 소리처럼 들려온다. 온 천하를 정복하고 광활한 대지를 거침없이 질주하는 몽골인의 목소리가 이러했을까? 제국의 대왕 칭기즈칸이 포효하는 목소리가 이러했을까? 남성 솔로 가수의 목소리가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호텔로 돌아와도, 날이 바뀌어도 떠나지 않고 맴돈다. --- 「몽골 트레킹 3일차」 중에서 4,130m 높이의 ABC에 도달하는 7km 5시간 반 코스다. 거리는 길지 않지만 모두 처음 걸어보는 고도라 긴장감이 감돈다. 고산증은 나도 모르게 순식간에 다가오니 항상 조심하라는 경험자의 신신당부를 들은 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중략) 히말라야 깊은 산속 한가운데 수직의 안나푸르나를 손으로 터치할 듯한 거리에서 직관하는 것이다. 나를 향해 쏟아져 내릴 듯한 거대한 직벽 앞에서 숨이 멎을 것 같은 긴장감을 느낀다. --- 「히말라야 ABC 트레킹 7-8일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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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메고 히말라야 오르는 ‘겁 없는 사장님’
‘카메라 메고 등산하면서 때때로 땅에 몸을 밀착해 사진 찍는 남자’라면 대개 20~40대를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내일모래면 70’을 바로보는 박동기 전 롯데월드 대표가 그렇다. ‘사진 찍는 등반가’인 박 전 대표가 내놓는 이번 책은 그래서 ‘사진집을 겸한 여행 책’이다. 182 x 257mm 대형 판형에, 좌우 양면에 펼친 사진 등으로 저자의 장점을 살렸다. ‘박 사장의 사진’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이 든 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몸보다는 입’을 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라떼는 말야”가 그래서 나온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생래적으로 입보다는 몸을 먼저 움직인다. 흔히 사진은 손으로 찍는 줄 알지만, 경험자들은 안다. 사진은 몸으로 찍는 것이다. 좋은 화각을 얻으려면 땅에 누워야 하고,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런 수고를 마다않는 저자의 무릎은 그래서 수시로 물 또는 흙과 함께 한다. 이런 수고를 마다않기에 그의 사진은 아름답다. 이번 첫 저서의 출간을 계기로 “앞으로 더욱 DSLR을 몸에 가까이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저자이기에, 앞으로 그가 보여줄 사진 역시 더욱 기대를 모은다. 몸부터 움직이는 박 전 대표의 습관 중 또 하나 눈여겨볼 요소는 ‘페이스북에 당일 글쓰기’ 습관이다. 수고로운 등반 이후에도 그는 잠들기 전에 페이스북에 그날의 일정과 사진을 정리해 올린다. 이런 작업을 실제로 여행 또는 등반 중 하는 건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는 이 작업을 꾸준히 해 왔기에, 그의 글은 생생하고 날 것 그대로의 현장감을 전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