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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출발점에 도착하다 제왕나비의 겨울 이웃 백만 날개의 배웅 산맥을 따라 막다른 길과 시련 아이스크림과 타코 열기 속으로 직진 밀크위드의 인사 보호구역을 찾아서 봄을 좇아서 대초원을 기억하며 나비에 이름표 붙이기 옥수수에 숨은 희망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 방학과 자전거 길에서 만난 동물들 서드베리에서 동쪽으로 반가운 잡초들 대서양을 따라 다시 캐나다로 캐나다의 제왕나비 집사들 이리호를 지나며 혼자, 여럿이 바람과 함께 한발 앞서서 길에서 벗어난 길 뒤처진 나비들과 떠돌다 남쪽으로 되감기 국경을 넘어 돌아온 걸 환영해 마지막 구간 감사의 말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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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라고 하면 어떤 나비가 머리에 떠오르는가? 한국인이라면 대체로 호랑나비나 노랑나비, 배추흰나비가 떠오르겠지만, 북미에 사는 사람들은 제왕나비를 떠올릴 것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이모지에서 볼 수 있는 주황색 바탕에 검은 줄무늬를 한 나비가 바로 북미를 대표하는 제왕나비다. 한때 흔히 볼 수 있었던 제왕나비는 환경 변화로 서식지가 파괴되며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 나비에 관해서 널리 알려진 사실 중 하나는, 매년 멕시코에서 겨울을 난 뒤 봄이 되면 캐나다까지 이동했다가 겨울이 되기 전에 다시 멕시코로 돌아오는 여행길에 오른다는 점이다. 환경운동가이자 생태학자인 사라 다이크먼은 ‘제왕나비의 대이동’이라고 불리는 이 긴 여정을 자전거로 따라갔다. 264일 동안 멕시코, 미국, 캐나다 3국을 가로지르며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직접 보고, 나비를 연구하고 보존하려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 모험담 속에는 제왕나비의 생태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이 담겨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을 향한 사랑이 깔려 있어 독자들은 우리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제왕나비의 릴레이 경주를 따라가는 모험 멕시코에서 시작해 미국, 캐나다까지 이동하는 제왕나비의 대이동 현상은 북미에 널리 알려져 있다. 제왕나비들은 섭씨 17.5도가 넘는 기온에서야 날 수 있기 때문에 봄이 올 때까지 멕시코의 숲에서 나무 줄기에 다닥다닥 붙어 겨울을 난 뒤, 봄이 되면 높이 날아올라 북쪽으로 향한다. 제왕나비는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밀크위드에 알을 낳고, 그렇게 태어난 다음 세대의 제왕나비도 부모가 하던 여행을 릴레이로 이어간다. 캐나다까지 이동한 제왕나비들은 기온이 내려가면 다시 남하하기 시작하며, 이렇게 3~5세대에 걸쳐서 대륙을 종단한 릴레이 경주는 멕시코에서 끝난다. 사라 다이크먼은 이 제왕나비의 릴레이 경주를 자전거로 따라가기로 한다. 그러나 길이 필요 없는 제왕나비와 달리 땅위의 길을 달려야 하는 만큼 이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길가에서 노숙하는 건 당연하고, 끊긴 도로 때문에 왔던 길을 한참 되돌아가거나 자전거로 다리를 건너지 못해 차를 얻어 타는 일도 생긴다. 그러면서도 길을 잃은 것은 아닐까 늘 우려해야 한다. 제왕나비의 이동 경로를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 여행 경로를 잡았지만 며칠 내내 제왕나비가 보이지 못하면 불안해진다. 그럴 때 보이는 나비 한 마리는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다는 이정표가 되어준다. 다이크먼은 이 고생길에서도 자연에 대한 사랑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는다. 차도 옆에 알을 낳으려는 거북이들을 다른 곳으로 유도하고, 잘린 밀크위드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제왕나비 애벌레를 다시 나무 위로 옮겨준다. 여행 중간에 들르는 도시와 마을에서 강연을 열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제왕나비에 대해 알려주며 더 나은 미래를 가꾸고자 한다. 저자의 진취적인 태도는 그 사랑과 경외감을 고스란히 독자들에게도 전달한다. “왜 우리가 제왕나비를 구해야 하는가?” 이 여행길에서 다이크먼은 나비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나비 집사를 자청하는 이들은 나비들의 여행 경로에 밀크위드를 키워 나비들이 알을 낳을 수 있도록 하고, 애벌레가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돌본다. 연구원들은 매년 제왕나비의 날개에 스티커를 붙여 이동을 추적하고 제왕나비 서식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조사한다. 이 책에서 우리는 농부, 도시인, 과학자들의 이런 노력과 연구의 결과를 만날 수 있다. 제왕나비는 멸종의 길을 가고 있다. 멕시코에 모인 제왕나비 군집은 해가 지날수록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데, 1996년 20.97헥타르를 차지하던 제왕나비의 군집 규모는 2019년 2.83헥타르가 되었을 정도다. 20년 동안 제왕나비 개체의 90퍼센트가 사라졌다고 보는 과학자도 있다. 제왕나비 애벌레의 주식인 밀크위드가 자생하는 땅이 줄었기 때문이다. 밀크위드가 자라던 땅에는 주택과 상업 지구가 들어섰고, 농장들도 이제 밀크위드를 잡초로 간주해 죽이고 있다. 한때 매년 볼 수 있었던 나비가 이제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제왕나비를 적색목록에 위기 등급으로 올렸으며, 캐나다 또한 멸종위기 주요관심종으로 지정했고, 미국에서는 멸종위기종법 보호를 위한 후보 명단에 올라 있다. 다이크먼은 “왜 우리가 제왕나비를 구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에게 “제왕나비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 많던 나비는 어디로 갔을까』는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자 저자의 답이기도 하다. 한때 흔히 보였던 나비들은 어디로 떠났을까? 우리는 나비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실린 이 책은 나비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