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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 공간의 품격 6
여는 글 : 미장 플라스 8 레슨 1 공간을 탐미하는 법 스토리 01 골목길 플라뇌르 16 스토리 02 호텔의 멋 34 스토리 03 커피숍, 카페, 커피 하우스 48 스토리 04 모두가 평등한 장소 64 스토리 05 명장면의 한 끗 78 스토리 06 비밀의 공간 96 레슨 2 품격 있는 디자인을 위하여 스토리 07 공공디자인 116 스토리 08 재생의 미학 134 스토리 09 리테일 미디어 152 스토리 10 자투리의 활용 164 스토리 11 시간의 디자인 176 스토리 12 여백의 미 192 레슨 3 존중할 때 얻는 것들 스토리 13 책의 향기 208 스토리 14 패션 에티켓 226 스토리 15 빈티지의 아름다움 240 스토리 16 수제의 감성 252 스토리 17 배움의 장 264 스토리 18 공연과 도시 278 추천의 글 1 : 에티켓에 관한 섬세한 시각 290 추천의 글 2 : 문명인의 책 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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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 공간이 지닌 문화를 존중하면 우리 삶은 한층 더 풍요로워진다 레스토랑에는 손님과 직원 외에 또 다른 인물이 있다. 주방과 홀을 모두 책임지는 경영자 또는 주인이다. 주인은 주방이라는 백스테이지의 조직과 운영을 기반으로 손님을 위해 매일 공연의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주인에게는 주방과 홀, 두 공간의 삶이 동시에 실시간으로 이어진다. 우리 모두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백스테이지 문화는 간단하지 않다. 인간관계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늘 긴장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 질책과 힐난이 오가지만, 싫어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공간을 공유해야 할 때도 있다. 무대에서는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로미오와 줄리엣이지만, 실제로는 이혼 소송 중인 부부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속마음을 밀쳐 두고 서로를 격려하고 도와준다. 순간순간 상대방을 띄워 주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 스포츠에는 다른 공연들과 다르게 두 단계의 백스테이지가 존재한다. 라커룸과 벤치다. 라커룸은 첫 번째 백스테이지다. 서로 장난도 치고 말다툼도 하며 희로애락이 교차한다. 물론 경기 당일의 중요한 작전 지시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두 번째 백스테이지는 벤치다. 벤치는 다분히 무대의 성격을 지닌다. 마치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과 같다. 이곳에서는 비난과 갈등보다는 서로 격려와 응원이 이어진다. 팀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다. 작전타임을 앵글에 담는 카메라도 가능하다면 그런 그림을 보여 주려고 한다. 이것이 백스테이지와 무대의 차이다. 실제로 인생에는 무대와 백스테이지가 공존한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프론트스테이지(frontstage)와 백스테이지(backstage)로 구분해 설명한다. 프론트스테이지는 패턴화된 일상의 영역으로 타인의 시선을 느끼며, 사회적인 약속이 지켜지는 곳을 의미한다. 그래서 규범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도 이에 맞춰 행동한다. 반면, 백스테이지는 개인의 영역이다. 옷도 편하게 입고 말투도 자유롭다. 자신의 모습과 진정으로 가까워지는 곳이다. 무엇보다 백스테이지는 프론트스테이지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장소다. 직장은 프론트스테이지, 가정은 백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다. 레스토랑 업계에는 ‘미장 플라스(Mise en Place)’라는 표현이 있다. 집기와 식재료들이 제자리에 정리된,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뜻한다. 책임자는 영업 시작을 ‘집이 열렸다(La Maison est Ouverte)!’고 알린다. 연극에서도 공연 전 관객이 입장하기 시작하면 무대 뒤에서 같은 표현으로 신호를 한다. 공연자는 백스테이지의 대기실에서 나와 발걸음을 옮긴다.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비스듬히 객석을 힐끔 쳐다본다. 정연하게 앉아 있는 관객들의 진지한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첫발을 딛는 순간 조명이 비추고 관객의 시선은 일제히 공연자에게 꽂힌다. 이제 오랜 연습을 거쳐 만들어진 동작을 표현할 시간이다. 무언가를 보여 주어야 할 무대가 바로 앞에 있다. 오늘 공연의 성공은 그동안 쉬지 않고 반복한 리허설만이 보장해 줄 수 있다. 자신의 진실을 보고 참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백스테이지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한마디로 그것을 은유하는 것이 ‘삶’이라는 공연이다. - ’여는 글 / 미장 플라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