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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에게 : 공간의 품격 6
여는 글 : 미장 플라스 8 레슨 1 공간을 탐미하는 법 스토리 01 골목길 플라뇌르 16 스토리 02 호텔의 멋 34 스토리 03 커피숍, 카페, 커피 하우스 48 스토리 04 모두가 평등한 장소 64 스토리 05 명장면의 한 끗 78 스토리 06 비밀의 공간 96 레슨 2 품격 있는 디자인을 위하여 스토리 07 공공디자인 116 스토리 08 재생의 미학 134 스토리 09 리테일 미디어 152 스토리 10 자투리의 활용 164 스토리 11 시간의 디자인 176 스토리 12 여백의 미 192 레슨 3 존중할 때 얻는 것들 스토리 13 책의 향기 208 스토리 14 패션 에티켓 226 스토리 15 빈티지의 아름다움 240 스토리 16 수제의 감성 252 스토리 17 배움의 장 264 스토리 18 공연과 도시 278 추천의 글 1 : 에티켓에 관한 섬세한 시각 290 추천의 글 2 : 문명인의 책 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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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시각적 풍요로움을 온전히 즐기는 데는 골목만 한 공간이 없다. 핵심은 불규칙성이다. 폭도 넓지 않고 들쭉날쭉하지만 닫힌 공간과 열린 공간의 대비가 있다. 결코 단조롭지 않은 풍경이 이어진다. 미적 관능주의를 추구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 p.16 「스토리01 / 골목길 플라뇌르」중에서 아무리 훌륭한 호텔도 손님에게는 타지의 숙소일 뿐이다. 그래서 ‘집 떠난 집’이라는 표현처럼 심리적 편안함을 주려는 노력이 필수다. 고객에게 친숙한 환경을 경험하게 해 줘야 한다. 자신이 살던 마을, 뛰어놀던 광장, 느티나무나 정육점, 이발소와 같이 좋은 기억을 지닌 마을의 은유를 호텔에서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 p.34 「스토리02 / 호텔의 멋」중에서 비엔나의 커피 하우스와 다른 커피숍들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 요즘 에스프레소 바라는 형태의 커피전문점들은 최상의 맛을 추출하고자 노력한다. 손님에게 제공하는 건 음료가 전부인 경우가 많다. 손님을 위한 마음이나 환대, 세심한 배려는 적다. 어떤 경험이나 문화의 깊이와 멋을 느끼기란 어려울 것이다. --- p.48 「스토리03 / 커피숍, 카페, 커피 하우스」중에서 세상에 만들어진 대부분 공간은 이용자를 차별한다. 부유한 사람은 좋은 집에 살고, 고급 호텔을 애용하며, 비싼 레스토랑에 드나든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비행기 좌석도 다르다. 백화점과 수퍼마켓, 심지어 병원에서조차 빈부에 따라 방문객이 구분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이용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그리고 도서관이다. --- p.64 「스토리04 / 모두가 평등한 장소」중에서 감명 깊게 본 영화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경험하기 위해 사람들은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감독이 꿈꾸며 영감을 받고, 창의적인 시간을 보낸 공간을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이는 내가 알지 못했던 특별한 세상을 배우는 일이다. 그러면서 그 장소에 대한, 또 그곳을 발견하고 그 장면을 소개한 안목에 존경심이 일게 된다. --- p.78 「스토리05 / 명장면의 한 끗」중에서 별 기대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평범한 외관의 건물에 들어가 통로를 지난 후 느끼는 반전과 환희, 그리고 그 비밀 공간에서 보내는 짜릿한 시간까지, 이건 디지털 세계에서 결코 맛볼 수 없다. --- p.96 「스토리06 / 비밀의 공간」중에서 공공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아무리 훌륭한 무대 디자인도 배우가 연기하기 전까지는 완성되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연극도 관객 없이는 의미가 없다. 공공장소도 이와 같다. --- p.116 「스토리07 / 공공디자인」중에서 요즘 오피스 디자인의 트렌드는 ‘자유 책상’과 ‘자유로운 자세’다. 이런 개념은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장소에서 확장, 적용되고 있다. 소유가 아니라 그저 그 공간 안에 자유롭게 내가 존재하는 것, 이것이 미래의 우리에게 요구되는 ‘제4의 공간’의 개념일지도 모른다. --- p.134 「스토리08 / 재생의 미학」중에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에서 “나한테는 쇼핑이 운동이다.”라는 주인공의 대사처럼 상품의 구매는 현대인의 일상 중 하나다. 매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계산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의 리듬이 상품 구매만큼 중요하다. 공간에서 어떤 생각과 메시지를 전하고 고객들과 교류하는가에 ‘리테일 미디어’의 미래가 달려있다. --- p.152 「스토리09 / 리테일 미디어」중에서 기획력과 디자인, 아이디어가 참신하면 비어 있는 공간을 살릴 수 있다. 공원에서, 광장에서, 비어 있는 건물에서, 길거리에서 만들어졌다가 없어지는 구조물이나 설치미술은 일시적이지만 오히려 제한된 시간 때문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은 그 순간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 p.164 「스토리10 / 자투리의 활용」중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사람들은 시간의 틈새 역시 잘 이용한다. 오래전 한 학생이 제출한 리포트가 잊히지 않는다. 편하게 읽고 평가하라고 베개와 담요 그리고 돋보기와 조명까지 담긴 바구니를 함께 제출했다. 리포트를 읽을 교수의 시간을 디자인한 것이다. --- p.176 「스토리11 / 시간의 디자인」중에서 공간에 여유를 갖는 것은 삶에 여유를 품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운징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마음의 테라스가 필요하다. 안단테는 멋이다. --- p.192 「스토리12 / 여백의 미」중에서 디지털 스크린으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읽기를 마치면 그 책은 우리 앞에서 소멸한다. 여운이 남지 않는다. 인쇄된 책은 다르다. 내용이나 기억뿐 아니라 하나의 실체로 남는다. 영원히 나의 것이 된다. --- p.208 「스토리13 / 책의 향기」중에서 운동복이나 슬리퍼 차림으로 시내를 돌아다니는 일은 없다. 이들은 도시 경관을 사랑하며 사람도 그 일부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아름답게 보이는 데 패션만 한 게 없다. 막 입지 않고, 안목이 엿보이게 입는다. 그래서 파리지앵의 모습은 멋지다. 사람이 아름다우니 당연히 도시가 아름답다. --- p.226 「스토리14 / 패션 에티켓」중에서 빈티지의 미학은 흔히 ‘연관된 미학’이라는 표현으로 이야기된다. 과거의 어떤 공간이나 물건의 스토리와 추억, 그리고 그와 연결된 감정이다. 동료 교수 한 분은 생전 그를 아껴주셨던 할머니의 책상을 자신의 서재에 간직하고 있다. 그 자리를 늘 자신의 마음에 평온을 주는 ‘신전’이라고 표현한다. 앤티크는 이런 것이다. --- p.240 「스토리15 / 빈티지의 아름다움」중에서 이상적이고 수준 높은 교육으로 정평이 난 북유럽 국가들은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 공예 수업을 꼭 포함시킨다. 만드는 경험을 통해 공예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것이다. 이런 교육 덕에 타인의 손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을 존중하는 습관이 길러진다. --- p.254 「스토리16 / 수제의 감성」중에서 미국의 멋쟁이들은 은퇴 후 대학가를 찾는다. 영원히 배울 수 있고, 끊임없이 배우니 늙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에는 늘 주옥같은 강좌와 공연이 있고, 수준 높은 지성이 살아 숨 쉰다. 대학은 젊음과 지성?배움의 장으로, 항상 부러움의 대상으로 꼽힌다. --- p.264 「스토리17 / 배움의 장」중에서 발레에서 심장이 떨리는 것을 표현하는 발끝 동작과 연극에서 배우가 정지한 장면의 의미와 디테일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관객들의 눈빛. 그걸 느꼈을 때 공연자는 감동한다. 공연은 관객이 완성한다. --- p.278 「스토리18 / 공연과 도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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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그 공간이 지닌 문화를 존중하면 우리 삶은 한층 더 풍요로워진다 레스토랑에는 손님과 직원 외에 또 다른 인물이 있다. 주방과 홀을 모두 책임지는 경영자 또는 주인이다. 주인은 주방이라는 백스테이지의 조직과 운영을 기반으로 손님을 위해 매일 공연의 무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주인에게는 주방과 홀, 두 공간의 삶이 동시에 실시간으로 이어진다. 우리 모두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백스테이지 문화는 간단하지 않다. 인간관계 역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늘 긴장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서로 질책과 힐난이 오가지만, 싫어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공간을 공유해야 할 때도 있다. 무대에서는 애절한 사랑을 나누는 로미오와 줄리엣이지만, 실제로는 이혼 소송 중인 부부인 경우도 있다. 하지만 무대에 올라서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속마음을 밀쳐 두고 서로를 격려하고 도와준다. 순간순간 상대방을 띄워 주고, 완성도 높은 공연을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한다. 스포츠에는 다른 공연들과 다르게 두 단계의 백스테이지가 존재한다. 라커룸과 벤치다. 라커룸은 첫 번째 백스테이지다. 서로 장난도 치고 말다툼도 하며 희로애락이 교차한다. 물론 경기 당일의 중요한 작전 지시도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두 번째 백스테이지는 벤치다. 벤치는 다분히 무대의 성격을 지닌다. 마치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과 같다. 이곳에서는 비난과 갈등보다는 서로 격려와 응원이 이어진다. 팀 분위기를 띄우는 것이다. 작전타임을 앵글에 담는 카메라도 가능하다면 그런 그림을 보여 주려고 한다. 이것이 백스테이지와 무대의 차이다. 실제로 인생에는 무대와 백스테이지가 공존한다. 사회학에서는 이를 프론트스테이지(frontstage)와 백스테이지(backstage)로 구분해 설명한다. 프론트스테이지는 패턴화된 일상의 영역으로 타인의 시선을 느끼며, 사회적인 약속이 지켜지는 곳을 의미한다. 그래서 규범이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도 이에 맞춰 행동한다. 반면, 백스테이지는 개인의 영역이다. 옷도 편하게 입고 말투도 자유롭다. 자신의 모습과 진정으로 가까워지는 곳이다. 무엇보다 백스테이지는 프론트스테이지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장소다. 직장은 프론트스테이지, 가정은 백스테이지라고 할 수 있다. 레스토랑 업계에는 ‘미장 플라스(Mise en Place)’라는 표현이 있다. 집기와 식재료들이 제자리에 정리된,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를 뜻한다. 책임자는 영업 시작을 ‘집이 열렸다(La Maison est Ouverte)!’고 알린다. 연극에서도 공연 전 관객이 입장하기 시작하면 무대 뒤에서 같은 표현으로 신호를 한다. 공연자는 백스테이지의 대기실에서 나와 발걸음을 옮긴다. 무대에 올라가기 직전, 비스듬히 객석을 힐끔 쳐다본다. 정연하게 앉아 있는 관객들의 진지한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첫발을 딛는 순간 조명이 비추고 관객의 시선은 일제히 공연자에게 꽂힌다. 이제 오랜 연습을 거쳐 만들어진 동작을 표현할 시간이다. 무언가를 보여 주어야 할 무대가 바로 앞에 있다. 오늘 공연의 성공은 그동안 쉬지 않고 반복한 리허설만이 보장해 줄 수 있다. 자신의 진실을 보고 참모습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백스테이지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 한마디로 그것을 은유하는 것이 ‘삶’이라는 공연이다. - ’여는 글 / 미장 플라스’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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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기록은 수많은 여행을 통해 기획된, 공간의 숨은 본질과 의미를 발견하기 위한 탐구 과정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공간의 힘과 문화, 상상력에 관한 섬세한 시각을 선사한다. - 엘 거드먼 (하버드대학교 교수,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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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마을을 방문하면 어떻게, 그곳을 떠날 때는 어떻게’ 같은 내용들, 즉 어떻게 그 공간과 환경을 감상하고, 또 그곳에서 어떻게 타인을 존중해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북. - 하워드 블래닝 (마이애미대학교 명예교수, 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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