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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좋아하는 개, 춘심이 이야기
춘심이가 상처 난 아이 석우를 만났습니다. 어디서 다쳤는지 얼굴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지요. 춘심이는 석우가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 보는 사이지만, 무슨 상관인가요? 보자마자 ‘우리, 친구하자!’ 달려들었지요. 석우만큼이나 춘심이도, 마음만 앞설 뿐 방법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상대의 상처만 덧나게 했으니까요. 아니, 어쩌면 춘심이도 마음을 다쳤는지 몰라요. 험상궂은 생김새 때문에 오해를 받았으니까요. 하지만 춘심이는 오해 받는 일에 익숙한 모양입니다. 자신을 거부한 석우의 신발 한 짝을 하루 종일 애지중지 끼고 논 걸 보면, 그러다가 머리맡에 신발을 두고 잠든 걸 보면. 꿈속에서 춘심이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어떡해야 오해를 풀 수 있을까? 언젠가는 내 마음을 알아주겠지?…… 상처 입은 석우와 오해 받은 춘심이, 둘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오해는 풀리고 상처는 아물고 학교에서 돌아온 석우는 문틈으로 잠든 춘심이를 엿보고, ‘신발 찾기 작전’을 펼칩니다. 잠자리채를 길게 뽑아들고 담장에 올라가 한껏 팔을 뻗어 보지요. 그런데 불행일까요, 다행일까요? 중심을 잃고 옆집 마당으로 쿵! 떨어진 것은. 깨어난 춘심이가 성큼성큼 다가옵니다. “아, 안 돼! 오지 마! 가까이 오지 마!” 석우가 할 수 있는 건 두 눈을 꼭 감아 버리는 일뿐. 하지만 그 순간 석우의 뺨에 느껴진 것은, 날카로운 발톱도 무서운 이빨도 아니었습니다. 축축하고 따뜻한 춘심이의 혓바닥. 반창고 붙은 석우의 뺨을 살갑게 핥아 준 걸 보면, 춘심이는 석우의 오해가 뺨에 난 상처에서 비롯한 것임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그제야 간신히 뜬 석우의 눈에, 헥헥거리며 웃고 있는 춘심이 얼굴이 보입니다. 살랑살랑 흔들어대는 짧은 꼬리가 보입니다. 이제 보니 춘심이는 조금 귀엽기도 합니다. “에잇! 이 녀석!” 석우는 피식 웃으며 춘심이의 귀를 꼬집는 용기도 내 봅니다. 그렇게 둘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오해가 풀리고 상처가 아물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상처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그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아무는 법인가 봅니다. 오해는 물러섬이 아닌 다가가는 진심으로만 풀리는 법인가 봅니다. 봄볕처럼, 봄볕 담은 마음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