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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연인, 이웃……, 인연을 찾고 싶다고요?
햇빛 반짝이는 날, 꽃나무 아래로 소풍을 나서 보세요. 마주치는 이에게 참치김밥에 따뜻한 보리차, “같이 드실래요?” 선뜻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꽃피는 봄날, 나비가 아지에게 그랬던 것처럼. 숨은 인연 찾기, 그림책을 읽는 즐거움 이 이야기는 꽃 피는 봄날의 인연 이야기입니다. 기다란 의자의 양끝에 앉아 어색하게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나비와 아지를 인연으로 이어 준 것은 우연히 떨어진 꽃잎이지요. 그런데 그것은 정말 우연이었을까요? 불가의 오랜 지혜인 연기설(緣起說)은 “이것이 있으면 그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기에 저것이 생긴다.”는 말로, 세상에 하늘에서 뚝 떨어진 우연이란 있을 수 없음을 일러줍니다. 그렇습니다. 겨울이 갔기에 봄이 왔고, 봄이 왔기에 꽃이 피었으며, 꽃이 피었기에 나비도 아지도 나들이를 나왔고, 그렇기에 둘 사이에 인연의 싹이 튼 것이지요. 그러므로 나비와 아지의 인연은 우연이 아닌 필연인 듯싶습니다. 그런데 꽃잎은 왜 하필 그때 거기에 떨어진 것일까요? 그건 분명 우연이 아닌가요? 그 답을 찾는 데에 이 그림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습니다. 작가는 나비와 아지의 인연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인연 이야기를 숨겨 놓았습니다. 그리하여 꽃잎이 왜 하필이면 그때 거기에 팔랑팔랑 떨어져 둘의 인연을 이어 준 것인지, 그 까닭과 사연을 들려주고 있지요. 그것이 누구의 이야기이며 어떻게 펼쳐지는지는, 그림책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세 알 수 있으니 여기에 밝히지 않겠습니다. 인연을 원한다면, 나비와 아지처럼 우리가 우연이라 알고 있는 것들이, 곰곰 생각해 보면 실은 필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우연은 ‘아직 모르고 있는 필연’이며, 필연은 ‘우연을 통해 실현되는 운명’이라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고 보면 모든 인연은 다 운명이요, 그래서 다 소중할 터입니다. 그런데 그렇다 해서 모든 인연을, 우연이든 필연이든 그저 운명으로 알고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걸까요? 나비와 아지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코끝을 오가던 꽃잎이 결국 나비의 김밥 위에 떨어졌을 때, 나비는 무심히 떼어내고 계속 혼자 먹을 수도, 민망하여 자리를 떠날 수도, 짜증 섞인 항의를 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행동은 아지에게 도시락을 내밀며 “김밥 드실래요?” 권하는 것이었지요. 아지 또한 그가 할 수 있는 여러 행동 중에 “아이구, 고맙습니다!” 감사히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것은 분명 둘의 개성에서 나온 언행이었을 겁니다. 그러니 운명이란 결국 저마다의 마음씨와 의지와 행동으로 완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겠지요. 남녀노소 누구나, 벗이든 연인이든 동지든 이웃이든 인연을 바라고 있다면, 화창한 날 집에만 머물지 말고 공원이든 도서관이든 시장이든 어디든 나가보는 게 어떨까요? 나가서 마주치는 누군가에게 선선한 마음을 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꽃피는 봄날의, 나비와 아지처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