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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RU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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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향기가 풍기는 에비 빌라와 이상해진 사람들,향기의 비밀을 파헤쳐라!루치 알펜슈타인은 엄마, 아빠, 동생 벤노와 함께 베를린을 떠나 낯선 도시의 ‘에비 빌라’로 이사 온다. 루치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낡은 에비 빌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전기 난방은커녕 미리 화덕 보일러를 틀어놔야 미지근한 물이 나올 정도로 오래된 집인 데다가, 최소 100년은 된 듯한 뜨개 커튼을 비롯하여 집 곳곳에는 으스스한 잡동사니가 가득하다. 게다가 이 기이한 향기는 뭐람! 에비 빌라 안에서는 수많은 냄새가 동시에 풍겨오는 듯했는데, 불쾌한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히 이상한 냄새였다. 이런 곳에서 살며 아빠가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는 학교에 다녀야 한다니, 정말 하나도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 가장 슬픈 것은 매일 붙어 다니던 둘도 없이 소중한 친구 모나와 떨어져 지내게 됐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보금자리에 심드렁한 루치에게 에비 빌라의 상속인이자 빌라 한편에 사는 한네 판 벨덴 할머니는 말한다. 에비 빌라에는 이야기와 비밀이 가득하다고. 아닌 게 아니라 에비 빌라에는 수상쩍은 구석이 많다. 빌라 뒤편에는 이름 모를 꽃과 엉킨 식물로 가득한 온실이 있었는데,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웠지만 지나치게 크다. 온실을 관리하는 정원사 빌렘 보어 할아버지는 매우 심술궂고 고집스러워 보였고, 온실에 가까이 가기만 해도 버럭 화를 냈다. 게다가 빌라에 살지 않는 다른 사람 앞으로 도착한 편지를 가져가는 할아버지는 어딘가 이상하다. 열쇠가 이번에는 완벽하게 맞았다. 나는 한 번, 다시 한번 끝까지 돌렸다. 딱 소리가 나면서 육중한 문이 열렸다. 우리는 숨 쉬는 것도 잊은 채 문을 밀었다.우리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 없었다. 에비 빌라의 비밀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빌라에는 그야말로 ‘비밀 공간’인 향기 약국이 있다! 우연히 발견한 향기 약국은 자연적이라고 하기엔 너무 강렬한 냄새로 가득 차 있다. 벽마다 놓인 진열장에는 알쏭달쏭한 이름이 적힌 향수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진열장에서 무심코 향수병 하나를 꺼내 마개를 열자 ‘향기 넝쿨’이라고 적힌 향수병에서는 작년 비 오는 숲에서 맡았던 싱싱한 풀 향기가 풍겨왔다. 그런데 놀랍게도, 바닥에서 솟아난 연녹색 식물이 순식간에 자라나 시야를 가득 채우는 것이 아닌가! 향기 약국의 정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그러던 어느 날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엄마 아빠를 비롯하여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이상해진 것이다. 교사라는 직업에 걸맞게 매사에 깔끔하고 단정했던 아빠는 헝클어진 머리에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다. 루치와 동생 벤노의 식사도 준비하지 않는다. 식사 준비는커녕 자기 아이들을 알아보지도 못한다. 엄마의 상태도 이에 못지않다. 루치와 벤노가 아침을 굶든 말든 신경 쓰지 않으며 자기 작업에만 몰두한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동생과 함께 빵을 사러 나온 루치는 빵집과 슈퍼마켓에서 정신 나간 듯 보이는 이상한 사람들을 잔뜩 목격하고는 두려움에 휩싸인다. 엄마 아빠의 기억은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을까? 루치와 벤노, 그리고 에비 빌라 옆집에 사는 마츠가 파헤치는 향기 약국의 비밀과 빌렘 할아버지의 정체! 수상한 에비 빌라에서, 잠자고 있던 루치의 호기심이 완전히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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