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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
가족 같았던 이웃들이 숨겨온 어두운 진실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강사인 수빈은 신문사의 의뢰로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칼럼을 쓴다. 여러 세대가 한집에 살았던 그 시절, ‘라일락 하우스’라 불리던 다가구 주택에서의 보낸 가난하지만 정겨웠던 어린 시절 이야기는 대중의 공감을 얻으며 크게 성공한다. 승승장구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수빈은 그러던 어느 날,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사망한 옆방 오빠가 사실은 살해됐을지도 모른다는 제보를 듣는다. 당시 아이였던 수빈은 알 수 없었던 어른들의 진실과 거짓이 드러나자 ‘행복했던 그 시절’은 산산조각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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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불문한 인간의 욕망을 그린
한국형 사회파 미스터리의 성공적인 시작 대중문화 평론가이자 인기 강사인 수빈은 신문사의 의뢰로 어린 시절을 주제로 한 칼럼을 쓴다. 여러 세대가 한집에 살았던 그 시절, ‘라일락 하우스’라 불리던 다세대 주택에서의 가난하지만 정겨운 이야기는 대중을 사로잡는다. 그러던 어느 날, 수빈은 당시 연탄가스 중독사고로 사망한 옆방 오빠가 사실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되었다는 제보를 듣는다. 칼럼 소재를 얻기 위해 옆방 사람들을 수소문하던 수빈은, 그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기억하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알게 된다. 수빈의 애인이자 라일락 하우스에서 함께 살았던 소꿉친구 우돌은 협조적이었던 초반과는 달리 ‘그 시절이 싫었던 사람도 있다’며 수빈을 만류하고, 살갑게 반겨주었던 옛 이웃들 역시 무언가를 감추는 기색이다. 곗돈을 타자마자 야반도주를 한 참한 새댁, 자매도 아니면서 한 방에서 지낸 세 젊은 여자들, 늘 방에서만 지내던 옆방 오빠, 그리고 동생의 병 때문에 불행했던 우돌이네. 옆방 오빠의 연탄가스 중독사고 혹은 살인사건을 둘러싼 이웃 간의 갈등이 실체를 드러내자 행복했던 어린 시절은 산산조각 난다. 지금은 두 세대가 살기 힘들 정도로 작은 주택 안에 대여섯 가족이 좁은 단칸방에 지내면서도 오순도순 행복했던 1980년대. 너나할 것 없이 이웃 아이의 끼니를 내 아이와 함께 챙기는 등 가난하지만 정을 나누면서 살았던 그 시절을 많은 이들이 아름답다고 추억하지만 그때에도 사람들 간의 어두운 그림자는 있었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1980년대 다가구 주택에서의 생활상을 시각적으로 사실적이면서도 정겹게 묘사하여 독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한편, 옆방 오빠의 죽음에 얽힌 이웃들의 사정을 입체적으로 전개,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소설이다. 복잡한 트릭보다는 여러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벌어지는 사건이 중심이 되며, 무엇보다 어떤 시대에도 존재했던 인간의 욕망과 선악 사이에서의 갈등을 정서적으로 접근하여 완성도를 높인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신문기사 거리도 되지 않을 정도로 흔했던 그 시절 연탄가스 사고의 진실에 대한 복선을 차근차근 쌓아올려 마지막에는 독자를 놀라게 하면서도 진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은 한국형 사회파 미스터리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