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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이 미친 그리움이 그대에게 닿아 멎기를, 역류하기를
1부 외롭고 그립고 아픈 짓 그리움에 대한 정의 / 나중에,라는 쉬운 말 / 완전한 사랑 / 세상에서 가장 아픈 말을 들었다 / 곁에 있을 때 / 복사꽃이 흩날릴 때 / 고산, 잠 못 들다 / 시인의 탄생 / 그리움의 힘 / 마지막 수업 /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 마지막 로맨티스트 / 매화에 홀리다 / 시인에게 된장을 보내며 / 나는 멈추지 못했다 / 내 눈으로 내 인생을 바라보고 싶다 / 차를 바다부렀읍니다 / 미친 봄밤 1 / 미친 봄밤 2 / 고립된 편지 / 나를 외롭게 하는 것들 / 가을의 어원 / 신은 풀벌레의 몸에 깃들어 운다 / 첫눈 용어 사용 규정 2부 남자로 산다는 것 너무 뒤늦은 물음 하나 / 여기는 사람 / 가족의 정의 1 / 가족의 정의 2 / 장남으로 산다는 것 / 그 많던 엄마의 말들은 어디로 갔을까 1 / 그 많던 엄마의 말들은 어디로 갔을까 2 / 슬픈 농담 / 일 년 만에 엄마를 만나서 / 아들에게 주는 충고 / 슬픔이 기쁨에게 / 돌이킬 수 없는 / 배관공은 오지 않는다 / 아내는 무엇으로 사는가 / 나는 뉘우치지 않으련다 / 딸에게 주는 충고 / 국방부의 비밀 임무 1 / 국방부의 비밀 임무 2 / 국방부의 비밀 임무 3 / I just wanna give you a hug! / 미장원 가는 여자의 마음을 아는가 3부 바람이 분다, 명랑하자 햇볕 아래에서 너를 기다리며 / 립스틱 짙게 바르고 #1 / 립스틱 짙게 바르고 #2 / 립스틱 짙게 바르고 #3 / 립스틱 짙게 바르고 #4 / 나 좋아하지 마 / 자뻑 과대 망상증 발병 요령 / 선배에게 드리는 충고 / 여름 하숙집 풍경 1 / 여름 하숙집 풍경 2 / 여름 하숙집 풍경 3 / 죽은 시인의 사회 / 오빠가 돌아왔다 1 / 오빠가 돌아왔다 2 / 오빠가 돌아왔다 3 / 불량품도 오래 견디면 골동품이 된다 / 도무지 알 수 없는 한 가지 / 남자의 관능 / 문제적 인간, 허당 선생 / 꽃샘주의보 4부 책바치는 무엇으로 사는가 고맙다는 반듯한 말 / 지슬밥을 먹으며 / 자존의 높이 / 갑과 을에 관한 정의 / 페이스북은 누구를 위한 책인가 / 사랑하는 태주 씨 / 미치기 조흔 봄 날씨 / 결근 뒷담화 / 오마주 체 게바라를 들으며 / 짧은 자서전 / 말하는, 자기소개서 / 출근하는 아침이 있는 삶 / 생활인의 순수 / 처음 투고를 하는 분들을 위한 조언 / 책값은 정말 비싼가 / 너의 사명이 무엇이냐 / 처방전을 받다 / 가시 돋다 / 입장 혹은 아름다운 전쟁 5부 지상 여행자의 우수 낯선 여행자는 어떻게 친구가 되는가 / 봄날의 물음 / 산방 일기 1 / 산방 일기 2 / 산방 일기 3 / 산방 일기 4 / 사람답게 사는 일 / 꿈꾸기를 강요하는 사회 / 생명을 생각함 / 300번의 경고 / 일기장 검사 / 산방 일기 5 / 산방 일기 6 / 산방 일기 7 / 우리 동네 식료품 가게 / 아포리즘 노트 에필로그 : 바람이 분다, 그리워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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곁에 있을 때는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곁에 없을 때는 심장에 동판화를 새기듯 그리워하면 될 일이다.
사람이 시를 쓰는 이유는 마음을 숨겨둘 여백이 그곳에 많아서다.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글이나 말보다 그리움을 숨겨둘 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워한다는 것은 과거부터 미래까지를 한 사람의 일 생 안에 담아두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워하면 할수록 마음의 우주가 팽창한다. -14쪽, 「그리움에 대한 정의」 당신은 지금 시골의 한적한 버스정류장에서 내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시골 버스는 시간을 제멋대로 늘이고 당신은 답답합니다. 자주 시계를 들여다보고 포도에 작렬하는 뜨거운 햇볕을 향해 가벼운 욕설을 내뱉습니다. 이윽고 낡은 버스가 도착하고 당신은 재빨리 버스에 올라탑니다. 당신은 자리에 앉아 차창의 커튼을 얼른 쳐버리고 후련한 듯 눈을 감고 그 시골을 벗어납니다. 그런데 그 버스는 이승에서 저승으로 사람을 실어 나르는 버스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오기를 내내 기다린 시간까지가 당신 인생이었던 것이지요. 정류장 옆에는 해바라기도 피어 있었고, 접시꽃도 피어 있었고, 정류장 뒷편의 논에서는 벼들이 좁쌀 같은 벼꽃을 피워 메뚜기들을 불러들이고 있었는데 당신은 보지 못한 것이지요. 보따리를 든 할머니의 사투리 수다와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든 할아버지의 외출도 옆에 앉아 있었는데 시계만 들여다보느라, 햇볕에게 불평하느라, 돌아갈 일만 생각하느라 당신은 미처 아무것도 보지 못한 것이지요. 부디 시 한 편 읽는 인생이기를 빕니다. -41~42쪽,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벗어던져 놓고 간 옷가지들이 저녁이면 옷걸이 위에 가지런히 올라가 있거나 얌전히 옷장 속에 들어가 있는 이유가 신데렐라가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 철들지 않은 나 때문에 엄마 몸에서 빠져나가는 철분이 저 흩어진 옷들을 일으켜 세운다는 것을 너무 늦지 않게 아는 것. 누군가의 식사량이나 웃음의 양이 줄어들 때 그것을 가장 먼저 알아채는 것, 그것들이 줄어든 만큼 근심과 우울과 외로움의 양이 늘지 않도록 마음의 저울 눈금을 세심히 살피는 것. -84~85쪽, 「가족의 정의1, 2」 “잘 살아야 한다. 남 마음 아프게 하지 말고. 남의 것 탐내지 말고. 뭐가 옳고 그른지 안 보이면 함부로 나서지 말고. 니가 니를 속이면 세상은 몰라도 니 맘은 아니께 괴로운 일 같은 건 아예 생각지도 말고. 오르막만 있고 내리막만 있는 그런 길은 없는 벱이니께 늘상 겸손허니 용기도 잃지 말고. 니는 세상에 하나뿐인 귀한 사람잉께 한시도 그걸 잊지 말고. 알았제?” “네, 그럴게요.” “나는 걱정하지 마라. 여긴 생각만큼 춥지 않어야. 거기 고생시러운 거에 비하면 여긴 천당이니께. 성질머리 고약한 니 아부지가 걱정이다. 왜 그리 밀가루 음식을 질색허는지. 너희들 좋아하는 팥칼국수 끓일 때에도 눈치 보고 니 아부지 밥상을 따로 차려 내느라 참 고단혔는디. 그래도 니들 입으로 후루룩후루룩 국시 가락 넘어가는 소리 들으믄 천지에 복사꽃 핀 것맹키로 환하고 좋았어야. 강냉이 튀밥을 뻥 튀겨낸 것맹키로 한없이 배불렀어야.” “네, 눈물 날 만큼 좋았어요. 엄마!” -98~99쪽, 「일 년 만에 엄마를 만나서」 10 “그 애는 어느 아파트에 사니?”, “그 애는 몇 등이니?” 무의식중에 아빠가 네 친구를 두고 그렇게 물었다면 너는 그걸 귀담아들으면 안 된다. 아빠가 늙어서 진정한 친구가 없어 외롭게 죽는다면, 그건 아빠의 그러한 영혼 없는 인생관 때문이란 걸 알아채면 된다. 친구를 가리는 기준은 부모의 직업이나 수학 점수 같은 게 아니라 그 애가 평소에 어떤 말들을 하며 사는지, 거짓말로 속이는지,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지 네가 사귀면서 충분히 판별할 수 있는 것들이다. 좋은 친구는 네 삶이 기댈 수 있는 신앙과도 같다는 걸 잊지 마라. -106쪽, 「아들에게 주는 충고」 4. Don't mess with me! 단호하게 말해야 할 때가 있다. 네 남자친구가 너를 가볍게 여기고 존중하지 않을 때, 네 상사가 너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을 때, 너는 단호한 어조로 ‘나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경고해야 한다. 그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너는 그 친구나 직장을 잘못 선택한 것이다. 그 저열하고 조악한 본성들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부로 발톱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도록 좌시해서는 안 된다. -123쪽, 「딸에게 주는 충고」 “세 번만 불러봐. 마지막에 아아 넣고.” “임이여, 임이여, 아아 님이여.” “… …” “왜 불러도 대답이 없어?” “〈님의 침묵〉이잖아.” “캬아, 그럴듯!” “죽이지? 오늘 커피는 니가 쏴.” “헉?” 통성명은 모든 거리를 단축하는 마술을 부린다. 우리가 안다고 말할 때 그것은 그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이름을 말한다. 이여는 니미를 부르고 니미는 이여를 부른다. 서로에게 가서 그리움이 된다. -161~162쪽, 「립스틱 짙게 바르고 #3」 6 회사에 올 때 아웃도어 옷 좀 입고 오지 마세요. 곧 명퇴하고 산으로 떠날 것 같아서, 프로다워 보이지 않아서, 취미와 직업을 분간하지 못 하는 것 같아서 불길하고 불안합니다. 점심 먹고 배 튀어나온다고 바지 후크 풀고 다니지 좀 마세요. 바지 허릿단을 늘리시든지 헬스장 가서 원상 복구 좀 하세요. 담배 냄새, 술 냄새 풍기지 마시고 멋지게 차려입고 다니세요. 여자만 화장해야 하는 거 아닙니다. 나이 들수록 연애하는 기분으로 살아야 합니다. -171쪽, 「선배에게 드리는 충고」 “(움마야. 아조 백여시네이. 사람 혼을 쏙 빼놓아부네.) 아이구메, 훌륭허요이. 우리 갸가 입이 쪼께 짧고 비싼 애니께 특별이 잘 부탁허고 밥 거르지 않게 잘 챙기주고 계란 한나라도 더 부쳐서 멕여주씨오. 내 그 은공 저승 가서도 잊지 않을 것이고만요. 고럼 들어가씨오.” “네네 어모님, 걱정 마세요. 건강하시구요. 호호호. 안녕히 계세요.” ‘(가만 있어 보드라고. 내가 오늘 저 여편네한테 본전은 찾은 겨?)’ ‘(하아, 쌍쌍바네. 오늘따라 림 씨 늦으시네. 제삿날 받아놓으신 걸 아시나? 이 인간 이제 고자질까지 막 나가시고. 더워 찜쪄 묵게 생겼는데 시파, 웃겨도 주시네. 아이구, 고마우셔라. 뿌드득!)’ -179~180쪽, 「여름 하숙집 풍경 3」 지상의 여행자는 밥 짓는 연기가 나는 집으로 가 하룻밤을 청한다. 그곳에 신이 살고 있고, 그 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하룻밤의 시간이 이제 당도한 사람의 전부일 수도 있고, 빵 한 조각이 세상에 와서 그가 맛보고 가는 음식의 전부일지도 몰라, 단지 먼저 와서 머물고 있는 사람은 그가 먹는 빵과 그가 눕는 자리를 기꺼이 내주는 것이다. 다시 만날 기약이 없어도 그렇게 하는 것이다. -272쪽, 「낯선 여행자는 어떻게 친구가 되는가」 내가 세간에서 쓰는 말의 화려한 치장을 생각했다. 나의 교양을 드러내기 위해, 혹은 상대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살피느라 한껏 포장한 화법의 가식과 낭비를 생각했다. 우리 시대의 불량한 자본주의처럼 나의 말도 본성을 잃고 극심한 인플레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았다. ---「산방 일기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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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한 권 없는 시인, 림태주의 첫 책!
황동규의 기대를 받으며 등단했으나 시집은 아직 한 권도 내지 못했다. 어머니의 바람 따라 돈벌이 잘되는 전공을 택했으나 글 곁을 떠나지 못하고 책바치로 살고 있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고 전국적으로 팬클럽이 만들어지는 기이한 현상도 일어났다. 팬클럽 회원만 600명, 전국에 지역별로 4개의 팬클럽이 주제별 소모임 형태로 구성되어 이제 림태주 없이도 자가발전하고 있다. 시인이지만 SNS를 기반으로 하는 희한한 ‘소셜 커넥터’라고나 할까. 페이스북 친구 5000여 명에 팔로워만 3000명이 넘는 걸로 보아 그의 글을 공유하고 읽은 이들이 대략 10만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본문 사진은 페이스북 친구들로부터 받은 1000여 컷 중에서 고른 것이다. ◈ 외롭고 아프고 그립지만... 명랑하자!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돼 있다. 1부 외롭고 그립고 아픈 짓은 ‘그리움’이 주제어다. “곁에 있을 때는 죽을 것처럼 사랑하고, 곁에 없을 때는 심장에 동판화를 새기듯 그리워하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잊고 살아왔는데, 그 누군가는 자신을 잊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도 인간은 한없는 그리움을 느끼고, 상대방이 사랑을 줄 때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가 상대방이 떠나면 가슴속에 숨어 있던 그리움이 솟구친다. 이렇게 그리움은 인생이라는 강을 따라 흐른다. 2부 남자로 산다는 것에는 ‘가족’이라는 복잡한 단어가 가진 단순한 의미를 전해준다. 장남이라는 짐을 평생 져준 형이, 욕 한 바가지 들어도 목소리만으로 힘이 돼준 엄마가, 지금은 “외로움의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전화기 너머에서 우는 아버지는 슬프지만 그것은 가족의 다른 말이고, 행복의 다른 말이다. 2부의 하이라이트는 「아들에게 주는 충고」와 「딸에게 주는 충고」다. 3부 바람이 분다, 명랑하자의 주제는 ‘명랑’이다. 나팔꽃 다방의 꽃니미는 문자로 세상을 배우는 어설픈 책바치보다 유식하고, 지슬밥만 먹이는 하숙집 아줌마는 “자신이 생각하는 게 항상 옳다고 믿는” 림 씨에게 인생의 한 수를 먹인다. “인생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투성이”이지만 “다행인 것은 도무지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것들 때문에 삶은 흥미진진하고 계속해서 살아보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4부 책바치는 무엇으로 사는가는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책바치와 무수히 많은 을에 대한 이야기다. “갑을 관계의 정의를 인사의 각도로 구분하고” 사는 책바치는 “자신이 을인 줄 모르고 갑처럼 행동하는 을들과, 자신이 을 때문에 먹고사는지도 모르는 갑들 때문에” 인사의 각도가 자꾸만 헷갈린다. 총에 맞고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래도 모자란 건 모자란 거야!”라고 외칠 수 있는 긍지 높은 책바치도, 신문사에 책 홍보를 하러 갔다가 영혼을 팔지 못한 자신을 프로페셔널이 아니라며 자책하는 가여운 생활인이다. 5부 지상 여행자의 우수에는 인생과 명상과 아포리즘이 담겨 있다. 큰스님의 꾸밈 없고 주저함이 없는 말에서 “나의 교양을 드러내기 위해, 혹은 상대의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살피느라 한껏 포장한” 화법들을 돌아보고, “탐욕스러운 비만은” 육식이냐 채식이냐를 떠나 “과식”이란다. 「우리 동네 식료품 가게」의 할아버지로부터 들은 “내일과 다음 생 중에 어느 것이 먼저 찾아올지 알 수 없다는 말”에 심장이 아득해지기도 하고, 산길에서 만난 염소에게서 “사람 때문에 세상 모든 것들이 아프고, 그 아픈 것들 때문에 다시 우리가 아프게 된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