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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화 맥스봉
1화 온메밀국수 2화 훠궈 3화 회전초밥 4화 굴 5화 떡볶이 & 튀김 6화 봄날 7화 치즈케이크 8화 엄마밥 9화 과자를 너에게 10화 닭도리탕 11화 조직밥 12화 죽 13화 떡 14화 쌀국수 15화 스테이크 16화 팥빙수 17화 쭈꾸미볶음 18화 콩국수 19화 대전 나들이 上 20화 대전 나들이 下 특집 들개 인터뷰 1 유양을 아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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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유양'처럼 살고 싶다!
도서1팀 권문경 (papermoon@yes24.com)
아무렇게나 기른 헝클어진 머리, 심드렁한 두 눈, 성별의 구별이 모호한 『먹는 존재 1』 표지 속 ‘유양’의 모습은 생뚱 맞으면서도, 그 단순함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만화를 읽다 보면 자연스럽고 투박한 ‘유양’의 모습은 그녀의 삶의 방식 그대로를 투영하고 있는 듯하다.
한 마리 고독한 늑대처럼 무리에서 이탈되는 데에 두려움이 없는 ‘유양’은 필자가 대학시절 즐겨 읽었던 한 카툰의 주인공 ‘이다’라는 캐릭터를 연상시킨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체로 등장한 ‘이다’의 모습은 다소 생경하다. 그럼에도 전혀 야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이유는 남성의 시각에서 여성성을 극대화한 모습이 아닌 그저 있는 그대로의 여성의 몸을 단순화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 자체로 페미니즘을 상징하며 명확한 주체성을 드러낸다. 여자대학이라는 특성화된 조직 속에서 페미니스트적 시각과 견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당시 ‘이다’라는 캐릭터는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대학시절에 ‘이다’가 그랬다면, 이제는 ‘유양’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된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거대한 조직 속에 편입되어 살아가는 한 명의 도시생활자로서 ‘유양’의 모습은 참으로 통쾌하다.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포기하고 용인해야 하는 암암리의 법칙이 그녀에겐 통용되진 않는다. 그러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는 존재 1』 속 또 다른 캐릭터 ‘조예리’처럼 돈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서 현실과 타협하며 살고 있다. 사회가 어른에게 기대하는 모습이 바로 그러하기 때문이라고 자신을 옹호한다. ‘유양’이 될 수 없는 필자는 아직은 진행되고 있는 ‘유양’의 행보를 기대해 본다.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갈 것인지 아니면, 먹는 것으로 대변되는 궁극적인 욕망을 좇아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것인지. 명확한 길을 제시하지 않더라도 방황하는 30대를 지나가고 있는 동행자로 끝까지 그녀를 응원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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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먹부림으로 위장한 인생유랑기!
주인공 유양은 회식자리에서 무리하게 술을 권하는 사장에게 ‘굴’을 뱉는 바람에 회사에서 잘린다. 마침 회사도 사장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터라 갑작스런 해고도 쿨하게 받아들이지만, 곧 새로 구한 직장에서조차 적응하지 못하고 진짜 백수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갔던 클럽에서 마성의 추남 박병을 만난다. 한 번의 만남으로 연을 끊고자 했으나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그 ‘마성의 추남’은 유양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데… 가진 거라곤 성깔뿐인 그녀가 자신만의 방식대로 삶을 우려내기위해 선택한 방황의 나날들. 『먹는 존재』는 그 속에서 꼬박꼬박 찾아오는 삼시세끼와, 그것의 당연함을 외면하지 못하는 욕망과, 그것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속 시원한 입담, 거침없는 돌직구 쌍욕과 통찰이 범람하는 문제적 어른만화 사장의 면전에 굴세례를 퍼부으며 시작한 야생스러운 만화답게 모든 화에서 쌍욕이 등장한다. 자칫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는 상스러운 단어들은 앞뒤 가리지 않는 주인공의 성격과 맞물려 찰진 대사로 둔갑한다. 하지만 단순히 욕이 섞여 재미있는 것이었다면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작가 들개이빨은 데뷔 전부터 부지런히 문화를 다루는 공간에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왔다. 이 작품 또한 꽤 오래전부터 연재한 작품이다. 독립문화판에서 잔뼈가 굵은 만큼, 사회에서 소외되고 이탈된 것들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 속에서 외면 받는 사람들과 무시당하는 것들에 주목하고 낮고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특히 그 하나하나의 의미를 찾아내는 작가 특유의 통찰력은 세상을 향해 돌직구를 던지듯 일갈하는 주인공의 화법을 통해 더욱 빛이 난다. 쌍욕과 통찰이라는 역설적 만남이 더욱 효과적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그야말로 문제적 어른만화인 것이다. 죽어도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욕망’ 이 작품을 관통하는 단어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욕망’이다. 식탐 많은 주인공 유양은 어떤 상황에서도 먹는 즐거움을 놓지 않는다. 가령 회사에서 해고당한 날, 전남친을 마주친 빵집 같은 암담한 시간과 장소에서도, 유양은 ‘MSG의 폭탄이 터지는 떡볶이’와 ‘섹스보다 나은 치즈케이크’를 탐닉하며 오롯이 먹는 존재로 존재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유양이 집중하는 욕망이 또 하나 있다. 반골기질 다분하고 야심 없는 유양은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사회구조에 염증을 느끼고 거짓이 가득 찬 먹이 피라미드를 탈.출.한.다. …말이 좋아 탈출이지, 두 번 연속으로 해고당한 채 백수라는 초라한 타이틀을 달고 아등바등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하지만 손바닥만 한 하늘이 보일락 말락 하는 옥탑방에서도 무럭무럭 자라는 욕망이 있다. 마치 식욕이나 성욕 같은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작은 욕망. 우리는 이 한줌의 욕망을 꿈이라고 부른다. 그렇다. 결국 이 작품은 꿈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남은 거라곤 성깔밖에 없는 여자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는 순수한 욕망을 좇아 먹이피라미드를 빠져나오고, 나아가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진짜 삶의 방향을 찾아 맨땅에 헤딩하는 이야기다.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는 가만히 제자리에서 숨죽이길 강요받고 있다. 도무지 목소리를 낼 용기를 얻기 힘든 요즘, 내 삶을 살기 위해 온힘을 다해 세상에 부딪는 이야기를, 이 현실적 판타지를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