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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차 마시고 가거라 나비야
봄 편지 /훨훨 /집 한 채 /다른 생각 /단풍 /사막으로 가리 /깨꽃 피는 밤 /새들도 오지 않을 것이다 /달 뜨면 뭐 하지 /다 잊으라고 /목어 /속으로 웃을 때 /마음똥 /어둠별 /작은 샘 /상처 /덕분에 웃지요 2부 어머니는 붉은 동백꽃 초저녁달 /달마 /별 /낙화 /첫사랑 /전생 /지는 동백 /가을 /설법 /남은 꽃 /봄날 /대숲길 /꽃씨 /통도사 /오지 않는 사람 /지금 /빨간 우체통 3부 바다로 가 함께 잠들자 간다 그리운 곳으로 /폭포 1 /혼자 /바다 일박 /나비 /윤슬 /화엄사 /마른 갈대 /고추잠자리 /모래톱 /구름 풍경 /가을밤 /꽃 속 /폭포 2 /안부 /그런 그리운 것 하나쯤 /이 지상 어딘가에 4부 강아지 눈물 속 달을 보았네 새벽기도 중 /초승달 /당부 /미소불 /지난밤 /자작나무 /콩깍지 /너를 바라보고 있다 /소우당 /함께 /찻잔 /흰 개 /고향 집 /마음 호수 /매미 /세월 5부 어 내 빈 의자에 꽃비다 용설호수에서 /적멸 /오랜 인연 /회광반조 /은둔 /선정 /한생 /화두 /은장도 /안타레스 /묵언 /화엄경 /무 /마지막 말 /다비 /피안 /닫는 시 / 발문 _ 박상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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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청원 시인의 짧은 시 속에는 그가 걸어온 먼 길求道이 숨어 있다 - 박상률 (작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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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꽃이 핀다 나를 위해/ 눈물 나는 일들은 다 잊으라고.”(「다 잊으라고」) 이따금 오빠한테 시를 읽어달라 청한다. 내겐 기쁨이다. 시 한 편을 듣는다. 굳이 몸 마음 아픈 이들 위해 썼다는 말 듣지 않아도 얼마나 절절함의 바다인가. 오랫동안 투병의 시간 속에 갇혀 있던 오빠다. 오빠는 늘 말했다. “꽃 피고 지는 것 보고 살자. 우리도 꽃인 듯 살다 갈 테니.” 그렇다. 꽃인 듯 살다 갈 걸 아는데도 오빠의 그 말 뒤론 눈물이 따라온다. 아니다. 그냥 오빠 생각나 눈물 나는 것이겠지. 어린 날도 그랬다. 수행자의 길을 가고 있던 오빠가 그리워 눈물 날 때 많았다. 저녁 초승달 뜨면 함께 놀던 붉은 동백꽃 숲으로 가 달을 보곤 했다.
그 얘길 듣고 썼다는 시(「초저녁달」)는 요즘 짧은 시 읽는 즐거움을 흠뻑 안겨주고 있다. “산 정수리에 초승달 떴다/ 먼 그 사람도 보고 있을까.” 오빠의 시는 사모함이 느껴져 좋다. 우리 사는 일도 분명 그런 것이리라. 대상이 무엇이든 열렬하게 사모하는 일. 마치 누구든 자신의 인생을, 인연들을 사모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인가, 오빠의 시를 읽으면 마음에 물결 하나 이는 듯하다가 이내 잔잔함에 빠져든다. 때론 물결 일고, 때론 잔잔하기도 한 집 앞 호수 바라보며 좀 더 건강해진 오빠 손 꼬옥 잡고 내가 좋아하는 오빠의 시 한 편 외워주고 싶다. “햇빛 호수를 보네/ 달빛 호수를 보네/ 볼수록 참 빛나네// 나도 저기 호수처럼/ 한없이 넓고 깊어져/ 늙어서도 빛나는 법/ 꼭 알아내 편지함세.”(「용설호수에서」) - 황미경 (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