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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길택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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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
꽃봉오리 아니어도 좋아요 꽃술이 아니어도 좋아요. 잎 끄트머리 가시 하나 흙에 묻혀든 실뿌리 하나 그 어느 것으로라도 내가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꽃술이 아니어도 좋아요 꽃봉오리 아니어도 좋아요. 종소리 해묵은 학교종 하나 집 모퉁이 처마에 매달아두었습니다. 어쩌다 찾오오는 이들 종을 치고 싶어하면 종줄 내맡기고 종소리 함께 듣습니다. 울려나는 종소리 산등성이 휘감아가면 하루해 길고 길어 배고픈 속에 찔레 꺾던 언덕길 달려옵니다. 달밤 창이 훤해 문을 열고 마당에 내려서니 열여드렛달이 별들과 함께 나와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서로서로를 비춰주며 땅내를 맡는 깊은 밤 숲으로 둘러싸인 조그만 하늘 그 하늘 속 달빛, 별빛에 기대어 온 골짜기 잠 못 이룰 거란 생각에 서성이다가 서성이다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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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12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임길택 시인의 유고시집을 실천문학사에서 펴냈다. 임길택 시인은 강원도 산마을과 탄광마을 등에서 15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동심처럼 맑은 시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그는 이 시대 아이들이 잃어가고 있는 순박한 서정을 일깨우는 빼어난 시로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으며, 별스럽게 아이들을 좋아하여 교육자로서의 삶을 실천, 진정한 스승의 본보기가 되었다. 『똥 누고 가는 새』는 그가 마지막 남기고 간 시편을 모아 만든 시집이다. 임종을 앞두고도 떠오르는 시상을 주체하지 못했던 그는 한층 절제된 시어로 자연과 인간의 삶을 노래했다. 들꽃같이 아름다운 이 시편들은 현란한 수사와 거리가 멀다. 동시처럼 가볍고 때로는 선시처럼 무거워 욕망에 찌든 사람들의 가슴을 더욱 울린다.
물들어가는 앞산바라기 하며 마루에 앉아 있노라니 날아가던 새 한 마리 마당에 똥을 싸며 지나갔다. 무슨 그리 급한 일이 있나 처음엔 웃고 말았는데 허허 웃고만 말았는데. 여기저기 구르는 돌들 주워 쌓아 울타리 된 곳을 이제껏 당신 마당이라 여겼건만 오늘에야 다시 보니 산언덕 한 모퉁이에 지나지 않았다. 떠나가는 곳 미처 물을 틈도 없이 지나가는 자리마저 지워버리고 가버린 새 금 그을 줄 모르고 사는 그 새. _「똥 누고 가는 새」 전문 이 시집은 살아생전 훌륭한 교육자가 되려고 애썼지만, 좋은 세상을 만나지 못하고 간 그의 뜻을 기리는 데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고 임길택 시인은 1952년 전남 무안에서 출생하여 강원도 산마을과 탄광마을에서 15년여 동안 교사생활을 하다가 1997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경남 거창에서 교사 생활을 계속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탄광마을 아이들』, 『할아버지 요강』, 동화집 『 산골마을 아이들』, 『느릅골 아이들』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