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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가ㆍ시작하며 05
1 | 자본의 비밀 땅은 신의 선물, 우리 모두의 것 15 ‘지배계급의 적’이 된 청춘 33 속임수와의 투쟁 57 2 | 자본의 권력 복종을 거부하는 오징어들 71 위대한 포퓰리즘 85 신자유주의의 몰락과 좀비경제의 파탄 99 냉전자본주의의 지배전술 113 파시즘의 족쇄를 넘어서는 방법 127 3 | 생태계의 미래 기후전쟁과 멸종 사태 143 에코 정치의 긴급성과 패러다임 전환 163 과학의 고독 179 4 | 의식의 해방 진실의 나침반 199 미래로 자신을 투척하는 힘 225 고인 물과 혁신 235 진실의 힘 253 5 | 국가의 논리 국가라는 괴물 269 불평등 체계의 해부학 293 애도의 권리와 정치의 온도 313 6 | 데모스크라티아와 혁명 데모스크라티아로 가는 길 327 진정한 국가의 주인이 되려면 349 혁명의 좌절을 막기 위해 369 촛불체제를 향해 395 데모스크라티아를 위한 해방의 정치학 405 새로운 역사의 길을 만들기 위해ㆍ끝내면서 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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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은 인간에게 기본 생존권의 원천이다. 땅이란 신의 선물이자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걸 만드는 데 우리가 기여한 바는 없다. 그저 주어졌다.
--- p.24 신자유주의의 요체는 딱 하나, 자본시장의 권력을 최대한 떠받들고 이 권력이 발휘하는 에너지에 장애가 되는 것은 모두 제거하라는 것이다. --- p.66 교육에서 ‘정치적 중립’은 정치의 배제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 과정의 공정성 확보를 의미하는데, 현실은 ‘중립’을 ‘배제’로 읽게 만든다. --- p.108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의식과 지성의 진화가 가장 중요하다. 이런 경우 진화는 수동적 적응이나 또는 환경에 의해 선택당해 생존하는 것을 넘어서 한계 상황을 뚫고 가는 주체적 힘이다 --- p.177 대체로 종교와 정치에 대한 논란은 대화에서 피하는 것이 좋다고들 말한다. 사안의 갈등적 성격 때문에 관계가 불편해진다는 것인데 이는 우리의 일상적 경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논리에 묶이는 이상, 참된 민주주의는 불가능해진다. --- p.218 개혁의 기치가 높아지면 개혁과 민생은 다른 것이라 선전하는 자들이 있다. 민생은 민생대로 해결하자는 것이다. 때로는 개혁도 속도를 조절하자고 한다. 뻔한 속셈이다. 결국은 개혁하지 말자는 것이다. 자기들의 특권을 건드리지 말라는 것이다. --- p.249 따라서 인민(demos)의 지배(kratia)는 인민의 ‘배타적 권력의 행사’다. 특권의 철폐로 이들의 배타적 권력이 당연해지는 것이고, 이것이 ‘인민독재’의 본뜻이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권력의 성립이다. --- p.291 무계급사회는 민주주의의 본령이다. 그로써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에 대한 의지와 실천의 방도를 담아내도록 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인류적 차원의 책임과 위상을 담아낼 수 있게 해야 한다. --- p.3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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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앞에서 외투마저 빼앗는 체제
그 장막을 들추고 미래를 논하다 ‘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 “모든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을 지급하라.” 대통령의 법률안 거부권까지 동원되면서 불을 지핀 이 법안은 2022년 이재명 후보의 대선 공약으로 떠오른 보편적 기본소득의 맥을 잇는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게끔 하는 기본적 지원으로서 의의를 가지지만, 정작 정치적 논쟁에서의 긍정 논리는 기본소득이 ‘근로의욕을 고취’하고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산업의 수호자들, 버나드 길럼, 1883. 이처럼 모든 복지 정책의 초점이 경제적 비용과 효과에만 맞춰져 있지만 김민웅의 시선은 그 너머를 향한다. 체제의 일대 변화를 외치는 그는 현재 체제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복지 증진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소비자본주의는 자연과 노동자를 눈 닿지 않는 구덩이에 몰아넣고 피를 짜내는 ‘사탄의 맷돌’이다. 환경 파괴와 노동 착취를 ‘수요와 공급’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면서 기후위기 피해마저 약자에게 전가하는 신자유주의는 새 옷으로 갈아입은 제국주의일 뿐이다. “신자유주의의 요체는 딱 하나, 자본시장의 권력을 최대한 떠받들고 이 권력이 발휘하는 에너지에 장애가 되는 것은 모두 제거하라는 것이다.” _66쪽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는 이른바 ‘자유롭고 공정한 거래’ 체제가 만든 강압과 야합의 속임수 민주주의를 고발한다. 보이지 않는 정치권력이 부추기는 대중의 아귀다툼 위에서 민주주의는 껍데기일 뿐이라는 것이다. 김민웅은 역사 속 실례와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해 인민을 쥐어짜는 자본주의 체제의 진면목을 드러내고, 인류세를 자본으로부터 구원할 근본적 해결책을 제시한다 토지제도에서 기후위기를 거쳐 특권계급까지 불평등 체계를 해부하다 총 6부로 구성된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를 통해 김민웅은 우리의 눈을 가리는 현실의 지배 질서와 그 너머 희생자들을 생매장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자본은 토지를 장악하고 그 토지에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노예로 삼는다. 자본의 왕국과 토지의 독점은 한 몸이다. 그 욕망은 끝이 없으며 이 욕망의 수레바퀴가 지나는 길은 유혈이 낭자하다.” _24쪽 1부 ‘자본의 비밀’은 외양만 달라진 농노제도로서의 현실을 꼬집는다. 신의 선물이자 우리 모두의 것인 땅이 개인의 소유물로 전락해 마구잡이로 파괴되는 현실에서 시작해, 지대(地代)를 먹고 자라난 지배세력이 어떻게 ‘이익의 사유화, 비용의 사회화’를 이뤘는지 설명한다. 2부 ‘자본의 권력’은 인간다운 삶에도 값을 요구하고, 노동자의 피와 수익을 저울질하는 현실을 다룬다. 현실의 모순을 알더라도 눈을 돌리도록 대중의 저항의지를 꺾어낸 냉전자본주의의 지배전술에서 ‘반공’과 ‘애국’, ‘근대화’라는 논리는 지난 20세기 가장 효과적인 무기였다. 3부 ‘생태계의 미래’는 저렴한 자연과 저렴한 노동을 무차별 상품화하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대량학살을 살펴본다. 지은이 김민웅은 핍박받는 이들뿐 아니라 전 지구가 함께 맞은 기후위기 앞에서 정치·경제학의 근본 주제, 패러다임부터 달라져야만 한다는 데 목소리를 보탠다. 4부 ‘의식의 해방’은 인식에서 실천으로 한 발짝 전진한 이들의 이야기다. 정치권력의 이른바 ‘고인 물’에 맞서 끊임없이 진격하지 않으면 혁신도 구태가 된다는 역사적 법칙을 되새기며, 파시즘의 총부리에 맞선 유학자, 해방신학자, 흑인신학자, 시인과 철학자들의 예시를 들어 민중의 힘을 되새긴다. 5부 ‘국가의 논리’는 특권세력을 보호하는 장치로 전락한 국가의 실체를 드러낸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로 까발려진 국가의 모습을 바라보며, 스스로 정의라고 자임하는 야만적 법과 제도를 거부해야 할 국민의 책임을 요청한다. 6부 ‘데모스크라티아와 혁명’에서는 ‘촛불의 정치화’를 넘어 ‘정치의 촛불화’를 외친다. 대중인 동시에 정치의 선두에 서는, 전문 정치인이 아니라 보통 시민이 만들어나가는 민주주의, 즉 2차, 3차, 4차 촛불혁명이 체제로서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포퓰리즘, 정치를 논하는 교실, 직접민주주의를 향해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에서 특히 돋보이는 건 정치를 바꿔나가기 위한 과감한 제안들이다. 김민웅은 ‘인민’과 ‘포퓰리즘’의 의미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민(people)과 포퓰리즘은 원래 민주주의 정치의 근원이자 독점자본에 맞서는 개인의 모습을 드러내는 말이었다. 미국에서 반독점법 제정(1890)을 비롯해 대공황 당시 뉴딜정책에도 영향을 준 인민당(Populist Party)을 돌아볼 때, 인민은 민주주의의 진정한 주체로서 재인식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민웅은 책의 표지를 강렬하게 장식한 링컨의 명언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역시 ‘국민’이 아닌 ‘인민’으로 옮겨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으로 쓰고 있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인민을 앞세우는 사상과 태도가 ‘포퓰리즘’이다. 이른바 ‘Put the people first!’이며, ‘권력자가 아니라 인민이 우선’이라는 의식의 산물이다.” “농민과 노동자들의 연합을 통해 일군 ‘인민주의 정치의 전통’과 대적했던 대자본 그리고 이들의 이해를 대변한 기성정치가 왜곡하고 말살시켜버린 탓이다. 언론을 소유한 독점자본의 ‘인민을 중심으로 하는 진보정치 죽이기’의 결과였다.” _86쪽 또한 ‘중립’이라는 포장에 싸여 교실 현장에서 ‘배제’된 정치적 담론이 되돌아와야 한다고 말한다. 정치를 비켜나간 비판은 불가능하며, 정치적으로 중립에 선 교실은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말살하기 위한 자기검열의 공간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안을 뒷받침한다. “우리 사회는 ‘자본주의의 야만’에 대한 이데올로기적?윤리적 논쟁이 금지되어 있다. 요즘은 뭐든 다 말할 수 있는 시대이니 아니라고 여길 수 있지만 아이들의 교육과정에 이런 내용을 담아내야 한다고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금세 알 수 있지 않은가?” _78쪽 개헌 논의에도 발을 담근다. 1987년 대통령을 선거로 뽑을 권리를 되찾아온 낡은 헌법을 이제는 고칠 때라는 것이다. 삼권 분립이 아니라 삼권 야합을 하고 있는 실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의제를 벗어던지고 직접민주주의, 배심제도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헌법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열린 글이어야 한다며 실험적인 개정 헌법 조문을 책에 담았다. “그렇게 써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쓰면 초등학교 그나마 고학년 정도나 되어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헌법 조문에는 우리가 거쳐온 근현대의 고난과 성취, 투쟁의 역사가 너무나 많이 삭제되었고 그 정신사적 토대는 서술 자체가 없다.” _387쪽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을 바라보다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부수는 투쟁 ‘인민’이라는 말은 누구에 의해 언제부터 검열되었는가? 기성의 틀을 넘어서는 혁명가들의 질문은 소비주의 앞에서 어떻게 무너졌는가? 한국 교육에서 이른바 ‘중립’으로 포장된 ‘정치 배제’는 미래 시민의 비판성을 어떻게 박멸하는가? 무한소비라는 경제논리 앞에서 착취당하는 지구 생명계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주는가? 김민웅이 거듭하는 질문은 우리를 이데올로기의 문제로 끌고 간다. 불평등과 착취를 일상적인 질서로 인식하게 하는 논리는, 현대사회의 파괴적 일면을 알면서도 외면하게 한다. 스스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소비자본주의의 모순은 국가·민족·개인 간 경쟁구도 속에서 무시당하고 먼 훗날의 이야기로 취급된다. 기후와 경제의 파멸 신호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음에도 말이다. “‘그린 뉴딜’조차도 일자리 창출을 미끼로 ‘녹색성장’이라는 개념으로 접근되고, 신자유주의적 발전론이 그 안에 교묘하게 숨어들어 온다. ‘윤리적 성장’이라는 생태주의적 관점이 부재하면 자연의 생명이 가진 기본원리인 재생과 순환체제를 회복하는 작업은 요원해진다. 그리고 그 고통과 부담은 고스란히 불평등구조와 하나가 되어 기후위기 취약군의 증가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기후위기가 가져오고 있는 ‘물질대사 과정의 균열’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토대의 전면적 붕괴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미래세대의 권리인 환경자산까지 기성세대는 갚을 생각도 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약탈해서 쓰고 있는 지경이다.” _150쪽 자본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민주주의는 물론이고 인류의 생존에도 희망이 없다는 김민웅의 경고는, 계층의 벽을 기어오를 것이 아니라 계층의 벽 자체를 부수게끔 우리를 북돋는다.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일인 듯 제멋대로 굴러가는 정치에 환멸이 날 때, 흘러가는 정치 뉴스에 눈길조차 주고 싶지 않을 때, 『진실은 고독하지 않다』는 억눌린 분노의 배출구가 되어 우리 정치현실에 대한 새로운 활력을 선사할 것이다. 커다란 몸집의 코끼리도 어릴 때부터 발목에 밧줄을 묶어놓고 기둥에 붙잡아 매면, 나중에 줄을 기둥에 묶지 않은 채 밧줄만 둘러도 움직일 수 없다고 여긴다. 파시즘의 지배는 그런 방식으로 현실에서 견고해져간다. 결국 우리 자신이 권력의 주인이라는 것, 그것이 현실의 지배 질서가 될 때 세상은 변화한다. - 김민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