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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옷을 입은 남자
박현용
우남미디어 200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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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한양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독일 뮌스터대학에서 수학했다. 독일 낭만주의를 주로 연구해 왔으며, 현재 한양대와 서울여대에서 독일 문학 및 유럽 문화 관련 강의를 한다. 주요 논문으로 “낭만적 아이러니 개념의 현재적 의미”(2004), “노발리스의 ‘유럽’ 구상”(2007), “독일 유대인의 작은 유토피아”(2013) 등이 있으며, 역서로《책에 쓰지 않은 이야기: 빅토르 프랑클 회상록》(2012),《벤야민, 세기의 가문: 발터 벤야민과 20세기 독일의 초상》(2016),《시간조정연구소》(201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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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요셉 로트
1894년 오스트리아, 헝가리 러시아의 국경이 맞닿은 갈리치아 지방에서 태어났다. 1913년 인문계학교인 김나지움을 졸업하고 렘베르크(현재 우크라이나의 리보프)와 빈에서 독문학을 공부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오스트리아군에 지원병으로 입대하였다가 나중에는 러시아군의 포로가 되어 수용소를 전전했다. 제1차 세계대전 뒤 빈에서 저너리스트로 활동했다. 1922년 결혼을 한 후 베를린으로 이주, 이후 유럽의 도시들을 돌아다니며 <프랑크프루터 차이퉁>을 비롯한 많은 신문에 시와 수필과 여행기 등을 쓰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히틀러가 집권한 1933년 유태인인 여러 나라를 거쳐 프랑스로 망명했다. 이후 대부분의 삶을 파리와 프랑스 남부지역에서 보냈다. 망명기간 중 쓴 저서들은 네덜란드 출판사에 의해 세상에 나왔다. 동료 유태인 작가인 에른스트 톨러의 자살소식을 듣고 쓰러져, 1939년 5월 파리의 빈민치료소에서 45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때 문우 슈테판 츠바이크가 조사를 썼다. 간결하고 담담하면서도 여운 있는 필치로 퇴폐적이고 절망적인 시대에 묻혀 지내는, 평범하고 정직한 사람들의 번민과 갈등을 주로 다루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끝없는 도피』『고요한 예언자』『라데츠키 행진곡』『거짓 저울』『카푸친 수도사의 무덤』『성스러운 술꾼의 전설』등이 있으며 수상록으로 『방랑의 유태인』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842059

책 속으로

멘델은 다른 사람의 노랫소리에 몸을 흔들며 추억에 파묻혔다. 다른 사람들이 벌써 몇 페이지를 건너뛰어 저만치 앞서 가고 있는 걸 보고서야 자리에서 일어설 준비를 했다. 그가 손을 놓더라도 식탁이 넘어가지 않도록 접시들을 치웠다. 붉은 잔에 포도주를 채우고 선지자 엘리아(Elia, 이스라엘 민족의 선지자. "주님의 최후 심판날이 오기 전에 엘리아 선지자를 너희에게 보낼 것이라."는 성경 말라기 3장 23절의 예언에 따라 유태교에서는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할 선지자 엘리아가 다시 한 번 이땅에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 역주)를 맞기 위해 문을 열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검붉은 잣은 이미 엘리야를 고대하고 있었다. 활처럼 굽은 와인잔 속에 여섯 개의 불꽃이 빛났다.

스코브로넥 부인이 고개를 들어 멘델을 쳐다보았다. 멘델은 자리에서 일어나 신발을 질지 끌며 걸어가 문을 열었다. 곧 선지자를 맞이하는 스코브로넥의 노래가 시작되었다. 멘델은 노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식탁에서 문까지 두 번씩 왔다갔다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문을 닫고 의자에 앉아서, 식탁 상판을 주먹으로 맏쳤다. 노래는 계속되었다.

--- p.208

출판사 리뷰

종교적 모티브를 풀어가는 휴머니즘!
요셉 로트는 현대 오스트리아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힘에도 국내에는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 그는 유태인으로 태어나 러시아, 헝가리, 오스트리아가 맞닿은 갈리치아 지방에서 폴란드인들 틈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채 성장했으며 성인이 디어서도 유태인으로서 자신을 규정하지 못하고 여러 나라를 방랑했으며 가톨릭과 유태교 사이를 방황했다. 불행한 유럽 동부지역의 유태인으로 태어나 나치정권이 들어서자 도피생활과 다름없는 망명생활을 하며 유럽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님으로써 당시에는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게다가 어렵게 출간된 그의 작품은 나치 정권이 모두 불태웠다. 하지만 그의 애절한 삶이 밴 아름답고 절제된 문장은 시대와 인종을 넘어 감격을 가져다주는 매력을 지녔기에 호프만스탈(Hugo von Hofmannsthal 1874~1929), 도데러(Heimito von Doderer 1896~1966), 로베르트 무질(Robert Musil 1880~1942)과 함께 현대 오스트리아 문학의 거장으로 손꼽힌다.

소설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원제목은 『욥』이다. 이 작품은 동유럽 유태인의 존재를 근본적으로 표현해 내는 작품으로 성경의 테마를 현대에 어울리게 취하고 있는데, 신화와 아이러니의 극단적인 구도 속에서 부부의 애정과 가족생활의 이야기로서 두드러진 의미를 지닌 이상적인 소설의 전형이다. 소설의 후반부에서 주인공이 경험하는 기적과 같은 감동은 구약 성경의 욥이 경험하는 바와 일맥상통하며 소설의 중심 모티브가 되지만 작가가 신과 인간의 문제보다는 인간과 인간의 문제를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곧 신앙을 뛰어넘어 휴머니즘으로 작품을 풀어가고 있다. 특히 오셉 로트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 중심의 후기 문학으로 접어들었다.

작가는 나치의 등장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앙가주망을 잃고 데카당스에 빠진 자신을 구원해 줄 기적을 경험하지 못한다. 그가 기다린 기적으 합스부르크의 제국을 모범으로 하는 다민족 군주국 재건이었다. 하지만 『검은 옷을 입은 남자』의 등장인물을 통해 막연하지만 유태교로 되돌아가려는 심사를 밝히며 끊임없이 자신을 옭아맸던 유태인으로서의 본연의 위치로 돌아올 가능성을 마련한 것이다. 삶의 가장 큰 질곡이 도리어 삶의 가장 큰 희망이되는 아이러니한 구도는 바로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리고 간결하고 담담하면서도 여운 있는 필치로 퇴폐적이고 절망적인 시대에 묻혀 지내는, 평범하고 정직한 사람들의 번민과 갈등을 주로 다룬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껴안으려는 간절한 마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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