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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당이 구리 방으로 들어가자, 군사들은 밖에서 문을 잠그고 계속해서 불을 땠습니다. 구리로 된 방은 얼마 안가 뻘겋게 달아 올랐습니다.
'사명당이 득도했다고 하나, 사람인 바에야 펄펄 끓는 쇳덩어리 안에서 어찌 살아나리요!' 뻘겋게 달궈진 구리 방을 지켜 보던 왜왕과 신하들은 몹시 기뻐하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구리가 조금 식었을 때쯤 되어, 왜왕은 신하들에게 방문을 열어보게 했습니다. 신하들은 델세라 조심조심 문을 열었다가 한꺼번에 비명을 질렀습니다. '으악! 이게 웬일이야?' 궁금증을 못 견딘 왜왕이 급히 다가가 방 안을 들여다 보다가 외마디 소리를 질렀습니다. 진작에 타 죽었으리라고 생각했던 사명당은 멀쩡히 살아 있었고 방 안 가득히 고드름이 주렁주렁 잘려 있었던 것입니다. 목을 길게 빼고 보니, 사명당은 벽에는 서리 상자를, 바닥에는 얼음 빙자를 써 붙이고 앉아 염불을 외고 있었습니다. --- p.16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