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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처 입은 삶
2. 무조(無調)의 철학 3. 허물어진 총체성 : 사회와 정신 4. 조작으로서의 문화, 구원으로서의 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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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자본주의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계몽의 변증법은 이 망각을 권위주의적인 경쟁 국가들에서보다 더 교묘한 방식으로 만들어낸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마찬가지로 개탄스럽다. 대중의 의식은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가 '문화 산업'이라고 부른 것을 통해 비판적 사고가 말살될 위기에 처할 정도로 조작되고 왜곡된다. 그들은 이전에는 오직 우익 대중 문화 비평가들에 의해서만 표출되었던 열정으로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그들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대중 연예의 음흉한 방식을 고발했다.
그리고 표준화와 사이비 개성화는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킨다는 대중 문화의 주장이 허구임을 입증했다. 사실상 모든 수준의 문화는 마르크스가 19세기에 증명한 상품화의 과정에 의해 퍼져나간다. 이른바 아도르노의 '관리되는 세계' - 훗날 마르쿠제가 '1차원적 사회'라는 표현으로 널리 알린 것의 원형 - 안에서 이데올로기는 모든 저항을 사실상 제거할 정도로까지 깊숙이 침투해 들어가는 것이다. --- p.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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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는 음악의 물신주의의 이면에는 청취 능력의 퇴보가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악곡의 가장 진부한 면과 토막난 부분을 넘어서서 참되게 감상하는 능력이 점점 더 저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주 음악이 초래하는 결과는 특별히 비참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어떠한 일관된 전개도 피하며, 대신에 '항상 똑같음'의 일시적인 공간화를 제공하는 음악을 청취자들이 받아들이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고, 이에 따라 현상을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강화하는 데 교묘히 봉사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 어느 하나의 유행에서 다른 유행으로 부단히 대체되는 듯한 대중 음악의 현상은, 사실은 전체로서의 체계를 떠받치는 동일한 기본 관계의 보제를 은폐하기 위한 것이다. 소화가 잘 도ㅚ도록 요리된 형식은 무한히 복제되어, 어떠한 진정한 혁신도 이루어지기 어렵게 만든다. 심지어는 유명한 재즈의 즉흥 간주곡조차도 대단히 제한된 유형을 따른다고 아도르노는 역설했다. --- p.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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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가 마르크스의 분석에 빚을 지고 있다는 점은 문화산업에서의물신주의의 역할을 강조한 데서 특히 두드러지는데, 그것은 1930년대 음악에 관한 그의 초기의 사회학적 논의 가운데 하나에서 나타났다. 최고 수준의 부르주아 음악이 세심한 청중들이 감상할 수 있는 에술적 통일성과 일관성을 지닌 총체적인 악곡을 만들어낸 반면, 오늘날의 음악은 거의 예외 없이 의미 있는 전체로서 들리지 않는 관련 없는 분절들의 지리멸렬한 혼성곡을 감상자에게 제공한다.
사실, 오늘날의 음악에서 물신주의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지휘자와 연주자의 스타의식, 하이파이 장비의 기술적 완벽성에 대한 집착, 위대한 작품에서 단지 유명한 곡조만을 간접 인용 악절처럼 해독할 수 있는 사람들의 허약한 감상력 따위가 그러한 예이다. 아도르노와호르크하이머는 이렇게 주장했다. "문화 산업은 눈에 띄는 효과나 성과 또는 기술적인 사항들이 작품 자체보다 더 높이 평가되는 추세와 병행하여 발달해 왔는데, 예전에 어떤 이념에 의해 지탱되던 작푸이라는 관념은 그 이념과 함께 해체되어 버린다." --- p.1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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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법의 관심사는 세상은 변화 불가능하다는 후세 권력자들의 건전한 견해를 경멸하며, 그 '균형'속에서 엄청나게 거대한 불균형의 충실하고도 환원된 거울상을 읽어내는 것이다. 지배적 이성에 대항한다는 점에서 변증법적 이성은 비이성(부조리)이다. 비이성이 지배적 이성의 죄를 확신시키고 지양하면서 비로소 비이성은 이성적이 된다.'
--- p.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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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 로고스 총서를 펴내며
서양의 학문은 개인적 차원의 지식이 곧 사회 전체의 유용성으로 확대되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가령 갈릴레오의 개인적 발견이 과학 혁명을 선도하여 고전 물리학의 길을 연 것이나, 헤겔의 사변적 사유가 모든 형이상학을 결집하여 현대 철학의 거대한 물꼬를 터놓은 것이나, 마르크스의 궁핍한 상황이 마르크스주의를 낳아 20세기의 정치적 지도를 바꾸어 놓은 것이나, 소쉬르가 소수의 학생을 상대로 가르친 언어학 강의가 1960년대 이후 프랑스 사상계를 지배한 구조주의의 발판이 된 것 등은 모두 그러한 발전 양상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처럼 서양의 학문은 그 시대마다 우뚝한 봉우리를 이룬 대가 혹은 거장들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상의 파노라마라고 할 수 있다. 어떤 학문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먼저 대가들이 학문을 거시적으로 파악한 다음 그것을 자신의 실용에 관련된 범위 내에서 더욱 깊게 파고드는 것이다. 이러한 학문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서는 각 시대별, 학문별로 당대를 선도한 대가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아, 그들의 주장에 종합적으로 귀기울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는 서양 학문의 중추를 이루는 거장들을 엄선하여 그들의 학문을 상세히 해설하는 총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모든 총서는 당초 그 편집인의 역량에 따라 성과와 명성이 미리 결정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 총서의 원 편집인 중 한 사람인 프랭크 커모드는 현대 영미권의 지성계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지성인으로 칭송되는 사람으로서, 그 자신이 거장의 칭호를 받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커모드의 영향 덕분으로 이 총서의 집필에는 쟁쟁한 명성의 교수, 지식인, 문인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어 이 총서의 권위를 한결 높여 주고 있다. '로고스'는, 우주에 대한 인간의 생각, 우주 자체의 이성적 구조, 그 구조를 이해하게 만드는 매개 수단 등으로 다양하게 인식되어 온 것으로, 이 총서의 성격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주요 학문이 거장들을 한자지에 집결시킨 이 총서를 통해 독자 여러분이 우주, 인간, 이성의 3대 주제를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는 계기로 삼기를 바라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