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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다른 세상을 상상하자
01 우리 시대의 묵시록 체르노빌의 목소리 02 따라지 인생을 만드는 체제의 그늘 위건 부두로 가는 길동물농장 |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03 잔혹한 현실 속에 숨은 아름다움 생존의 비용9월이여, 오라 04 감시와 통제로 향해가는 기술사회 웰컴 투 머신작고 위대한 소리들 05 녹색 게릴라, 도시를 바꾸다 도시 농업우리가 사는 곳에서 로컬푸드 씨 뿌리기게릴라 가드닝 06 음식 속에 숨은 오만과 편견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죽음의 밥상슈퍼마켓이 우리를 죽인다푸드룰 07 몸과 손이 빚어낸 지혜에 귀를 기울일 때 제로성장시대가 온다미래에서 온 편지내 손 사용법 08 몸과 손이 빚어낸 지혜에 귀를 기울일 때 케스-매와 소년시민의 불복종소로우의 일기 09 멋들어진 세계의 가장 낮은 곳에서 언더커버 리포트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보잘것없이노동의 배신벼랑에 선 사람들 10 석유 없는 세상에 내린 축복 장기비상시대(거의)석유 없는 삶축복받은 불안 11 그들만의 파라다이스 슬럼, 지구를 뒤덮다자본주의, 그들만의 파라다이스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 12 국민을 그만두고 자유인으로 살겠노라 남쪽으로 튀어!미시시피 씨의 결혼국가는 폭력이다도시형 수렵채집생활 13 고통 받으면서도 환대하는 영혼들 중력과 은총 | 철학 강의 | 신을 기다리며환대하는 삶잃어버린 숲 14 세상 속에서 배우는 큰 공부 나의 대학대학에 저항하라교육 불가능의 시대부두에서 일하며 사색하며 15 누가 내 몸을 돌보는가 질병 판매학스스로 몸을 돌보다병원이 병을 만든다약 안 쓰고 병 고치기 16 일과 공부의 의미를 찾아서 일하기 전엔 몰랐던 것들침묵의 공장우리의 노동은 왜 우울한가 17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위해 사는가 그들이 위험하다통제하거나 통제되거나외로워지는 사람들달콤한 로그아웃 18 비주류로 살아가는 기쁨 후쿠시마 이후의 삶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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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오웰의 글을 읽으면서 때로는 웃음을 터트렸고, 때로는 한숨 쉬며 슬퍼하곤 했다. 속이 시원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대중매체의 화려한 광고나 선전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 체제의 그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소설이든 산문이든 오웰의 글을 읽으면 “아, 체제란 것은 그렇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햇살 환한 양지쪽 울타리 안에서 체제의 달콤함을 누리는 소수의 특권계급이 있는가 하면, 시궁창 냄새나는 어두운 그늘에서 체제에 발길질당한 채 모욕과 절망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가슴 시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p.28 나는 인간의 노동이 그처럼 무의미하고 지루하게 쓰인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아무런 도전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노동, 발전 가능성도 없고 아름다움도 없으며 생산적이지도 않은 노동, 단지 돈을 미끼로 인간을 하나의 부품으로 여기는 노동이야말로 이 산업사회의 죄악이 아닌가 싶다. 겨울 한 계절을 도시에서 산업사회의 부품으로 일하면서 나는 오웰을 읽었고, 봄과 함께 대도시에서 벗어나 다시 농사일로 돌아왔다. 내가 먹을 것을 길러내는 노동을 한다는 사실이 뿌듯하고 기쁘다. 돈은 못 벌지만, 적어도 불우하지는 않은 이 느낌! 아마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훼손당하기를 거부하는 ‘자유’ 때문이리라. -p.37 자동차, 백화점, 텔레비전, 영화보다는 땅과 바위, 나무와 들풀, 새와 잠자리를 더 좋아한다. 샘물, 바람, 해 질 녘 노을처럼 인간의 간섭 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고유한 속성대로 존재하는 것들을 사랑한다. 그들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장소에 자리를 잡고 뿌리내리며 살고 싶었다. 인간의 손길에 훼손되지 않은 야생의 땅을 꿈꾸지만, 이 좁은 한국 땅에는 이제 그런 곳이 없다. 언젠가 그런 야생의 장소들이 되살아나길 간절히 바라면서, 작은 산 골에 빈약하나마 둥지를 틀고서 이 장소를 알아가는 중이다. -p.51 공장식 먹을거리에 대한 비판과 생명을 존중하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주장에 왠지 거부감이 드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이럴 때 즐거운 팁이 하나 있다. 아주 가볍고, 간단하고, 유쾌하기 그지없는 명랑한 책 《푸드룰》을 집어 드는 것이다. 책을 다 읽는 데 채 한 시간도 안 걸린다. 글자도 큼직하고 내용도 썩 재미있다. 그리고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책의 메시지는 딱 한 문장의 규칙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먹을 수 있게 만든 가짜 음식 말고 진짜 음식을 먹되, 너무 많이 먹지 말고, 되도록 식물을 먹어라.” 끝. -p.89 눈썰미 좋고, 몸을 쓸 줄 알고,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아는 청년과 아이들을 많이 보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것들은 사물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자기 몸으로 하는 경험과 보이지 않는 지성이 결합해야 얻을 수 있는 지혜들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소망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지금의 구조 속에서 성공한 전문가는 자원을 약탈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다. 그러니 너희는 소박하게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먹을 것을 생산하고, 다른 존재들을 적절하게 돌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p.100 내 생각에도 강남은 소비문화의 선두 주자로 한국 사회에서 강력한 문화 권력과 상징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인이 워낙 ‘물 좋은 데’와 ‘기 살리는 곳’에 민감한지라 강준만은 “한국 자본주의의 진로를 수정하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어쨌든 그들이 강남의 ‘타워’나 ‘팰리스’ 들에서 호화롭게 사는 것은 좋다. 나는 그들의 삶에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다. 그런데 열리지 않는 전망 창으로 저 멀리 보이는 판자촌까지 집어삼키려고 군침 흘리는 것은 너무나 부도덕하다. 팰리스 안에서 그들끼리 서로 차별하고 배제하는 놀이를 하는 것이야 누가 말리랴. 하지만 벼랑으로 내몰린 가난한 자들의 몫까지 빼앗으려고 기웃거리는 짓은 참으로 사악하다. 이미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 빼앗지 않았나. -p.157 대학은 이제 더는 큰 배움이 일어나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벌 생산, 졸업장 따기, 서열 짓기, 구별 짓기, 지위 재생산 구조로 가고 있을 뿐이다. 이 경쟁적인 구조에서 벗어나기가 청년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워 보일 것이다. 대다수가 대학을 가는 현실이라서 혼자 안 가면 당연히 소외되고 좌절감을 느낄 테니까. 그런데 어느 순간 벗어날 수만 있다면 너무나 홀가분해지면서 다른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몽상가인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뭔가가 필요하다. 자유롭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고, 호기심과 실험 정신이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한다. 시류에 순응하고,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고, 주변에 맞춰 사는 것이 편한 사람들과 달리, 금 밖으로 살짝이나마 나가 살려면 모험하려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아웃사이더의 자부심도 어느 정도 가져야 한다.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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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호미를 들고 밤에는 책을 들어 시대에 저항하다!
주경야독 시골 철학자가 일깨우는 인문학 정신 요즘 사람들은 더 잘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능력자들이 읽거나 권하는 책을 따라 읽고 그들의 서재를 들여다보며 그들과 같은 능력, 같은 지위를 가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런 세속적 목적을 위한 책 읽기가 정말 인생의 거름이 될까 흔히 말하는 ‘풍요로운 삶’의 기준에 맞춰 외제차를 타고, 좋은 집을 사고, 고급 음식을 먹는다고 해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삶이 아니라면 인생의 의미와 품격은 잃어버리고 만다. 더 잘 사는 법, 더 높은 곳을 올라가는 법을 위한 책 읽기는 보기엔 아름답고 윤기가 흐르지만 결국은 자신과 이 사회의 건강을 해치는 ‘농약 같은’ 책 읽기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방송 구성작가와 대안학교 교사로 일했으나, 현재 그 흔한 핸드폰과 컴퓨터도 없이 현대 문명과 동떨어져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저자는 이제 다른 책을 읽어보라고 권한다. 잘 먹고 잘 사는, 소위 ‘가진 자’들이 읽지 않는, 혹은 우리의 양심을 찌르는 ‘불편한’ 책 말이다. 이는 곧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세상에서 길을 읽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책이기도 하다. 그 책들은 부와 명예, 기술과 발전 등 윤기 반지르르한 말들에 두 눈이 가려져 지금 살아가는 세상에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 보지 못하고, 그것에 상처받는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제대로 말하지 못하는 우리의 황무지 같은 의식을 새로이 일구어 준다. 파릇파릇한 삶의 지혜와 싱싱한 시대통찰을 담은 유기농 독서기 흔히 세상과 사람에 이리저리 부딪히고 넘어진 시간과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연스레 ‘세상물정에 대해서 알건 다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실은 체제와 사회에 단지 길들여져 정의, 평등, 자유, 환경과 같은 정말 중요한 문제에 대해 무지해지는 건 아닐까. 그렇기에 주식, 부동산 등 돈 버는 일에 매달리고, 취업과 승진을 위해 자기계발에 온 힘을 다 쏟으면서도 ‘지금 잘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것이다. 시대에 대한 성찰과 자아찾기는 몇몇 지식인이나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의 숙제이다.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는 마음과 타인이 정해놓은 삶의 기준에서 눈을 돌려 환경 파괴, 원자력 발전, 기술문명 시대에 대한 반성,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한 빈부격차, 여성의 노동과 인권 등 마음 한편을 답답하게 하는 ‘불편한 문제’들을 제대로 마주볼 때 ‘진짜 세상물정’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진짜 세상물정을 알려주기 위해 요즘 유행하는 수박 겉핥기식 인문서, 고전읽기가 아닌 비주류적 책 읽기를 우리에게 권한다. 아룬다티 로이의 《생존의 비용》, 데릭 젠슨의 《작고 위대한 소리들》, 알렉스 륄레의 《달콤한 로그아웃》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젊은 회의주의자에게 보내는 편지》 등 저자가 소개하는 ‘비주류 책’이란 단순히 유명하지 않거나 소수를 위한 책이 아니다. 자본주의적 성공과 풍요만을 외치는 주류의 세상에서 유행이나 권위에 주눅 들지 않으면서 당당히 반기를 들고, ‘인간답게,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담은 특별한 명저들이다. 그 책들은 타인에 무관심하고 권력의 횡포에 침묵해왔던 우리들에게 시대에 저항하는 힘, 불필요한 욕망을 줄이는 행복, 함께 연대하는 기쁨, 상식에 대한 새로운 정의 등 ‘더 옳은 삶’을 위한 자양분을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