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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초봄의 구룡산 자락/ 우리 꽃나무 개나리/ 봄의 숲 감상하기/그늘 숲의 야생초 은방울꽃/ 신록의 숲/ 아카시아꽃 내에 마음을 씻고/ 아홉 무더기의 각시붓꽃/ 으아! 매혹적인 으아리꽃 향기/ 찔레꽃 이야기/ 초록 숲의 연둣빛 작은 반란 여름 제비꽃 씨앗/ 이년생 들풀들의 애틋함에 대하여/ 가뭄 속 유월의 숲/ 밤꽃/ 눅진한 초여름 장마가 지나간 숲/ 개망초/ 한국자생식물원의 들꽃/ 시원한 여름 친구 원추리/ 한여름의 작은 풀꽃들/ 이름 모를 나무와 풀꽃/ 군수님나무 도지사님나무 가을 아침 이슬/ 가을의 산색/ 도라지모싯대 한 포기/ 오솔길을 걸으며/ 숲 속의 벤치/ 나무들의 자리/ 숲의 소리/ 도시의 플라타너스/ 잎을 지운 나무숲/ 숲의 내음/ 나무 껴안아보기 겨울 초겨울의 숲, 그 소리와 색깔/ 첫얼음/ 화이트 크리스마스/ 새해의 숲/ 한겨울의 자리/ 눈 오는 날/ 겨울다움/ 겨울에도 크는 나무/ 겨울 꽃/ 겨울비/ 구룡산의 '해받이'/ 늦겨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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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년초인 민들레, 쑥, 패랭이, 원추리, 은방울꽃, 산나리, 벌개미취, 쑥부쟁이, 구절초, 감국과 산국...... . 대부분의 풀꽃들은 여러 해를 살아가는 여러해살이들이다.
이들은 여러해를 되풀이해서 살 수 있다는 여유에서인지 삶을 그렇게 서두르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햇살이 충분히 따스하고 풍요로운 한봄이 되어서야 느긋한 소생을 시작해 서두르지 않고 잎과 줄기를 만들고 서서히 때가 되기를 기다린다. ---p. 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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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를 놀라게 한 십수 권의 데생 노트>
저자는 산책의 과정에서 가로 15×세로 21 센티미터 크기의 작은 수첩 십수 권 분량에 이르는 글과 그림을 만들었다. 만년필로도 그리고 연필로도 그리고 때로는 볼펜으로도 그린 그림들. 대략 이 년 정도의 기간에 걸쳐 같은 장소를 오가며 정성 들여 만든 그림과 글은 전문가의 그것보다는 다소 거친 맛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마치 어느 화가 지망생의 습작 화집을 연상시키는 풀과 나무 그림들은 그 어느 전문가가 그린 삽화보다 생명력이 흘러넘친다. 단정히 넥타이를 매고 양복을 입은 채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 그린 글과 그림이라서 그런 것일까.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는 그저 스쳐지나기만 할 뿐인 우리 주변의 숲과 들의 풀과 나무의 숨결을 필자는 나날이 헤아리며 생활하고 있었고, 그것을 전해 주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과 그림을 그렸기에 읽는 이 역시 깊은 산길에 접어든 것 같은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다. <산책자의, 산책자에 의한, 산책자를 위한 책> 풀과 나무들을 계절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이 책은 산책자들의 가이드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우리에게는 같은 산, 같은 숲이지만 저자의 눈엔 산과 숲은 매일같이 새로운 변신을 거듭하는 신기로운 존재가 되고, 생강나무 꽃은 우리에게는 그저 노란 꽃에 불과하지만 저자에게는 구룡산에서 맨 처음 봄 소식을 전해준 꽃이 된다. 널찍한 신갈나무 가랑잎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제비꽃의 새싹을 놓치지 않고, 양지꽃이 언제 꽃대를 올리는지도 유심히 살핀다. 찔레꽃 주변을 맴도는 벌들의 움직임도 놓치지 않는다. 지는 꽃들을 보며 한숨짓기도 하고, 한겨울엔 나무들의 겨울눈에 세심한 눈길을 주기도 한다. 이처럼 산책자의 감각과 계절의 흐름에 따른 예사롭지 않은 관찰의 기록이니만큼 산책자의 좋은 벗이 아닐까 싶다. 또한 도시의 길이나 동네 뒷산, 혹은 그보다 훨씬 깊숙한 오솔길을 거닐면서 숲과 나무들의 속삭임을 늘 접하고 있지만 그 이름이나 아우라가 알 수 없는 의문으로만 남아 있는 경험이 있었던 분들에게는 작지 않은 위안이 될 것이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숲 속 오솔길의 나날들> 그가 산책에서 느꼈던 것은 무엇일까. 이른 아침 산 중턱 벤치에 앉아 도심을 바라보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숲 속 한적한 곳에서 핀 은방울꽃을 발견하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아내와 함께한 저녁 산책의 길에서 만난 아카시아 향기에 흠뻑 취하고, 어느 날은 으아리꽃 향기에 취하고, 어쩌다 보게 된 자줏빛 각시붓꽃이 행여나 등산객들에게 다칠라 가슴 졸이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봄 여름 가을 겨울, 나날이 신기로운 변화를 거듭하는 숲의 풀과 나무들 사이를 여유롭게 걷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몇 년 동안을 그렇게 골몰했을 숲 속 오솔길의 나날들. 자기 앞에 주어진 삶의 조건을 소중히 가꾸고 사는 사람의 향기. 그것은 또한 주말이면 경쟁하듯 산 정상에 오르는 사람들은 결코 느낄 수 없는 그런 것들이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