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동학은 조선문명이 유교와 불교를 통해 추구해온 인문주의와 민본주의를 이념 속에서만이 아니라 현실의 정치, 사회 영역에서도 철저하게 구현하고 완성하고자 한 노력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동학의 배경에는 쇠퇴해가는 조선 말기, 기존의 사상이 더 이상 현실의 변화를 수용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으며 동시에 서양문명의 위협과 맞닥뜨리고 있었다는 위기상황이 있었다.
이때에 경주의 한 몰락 양반의 후손 최수운(崔水雲)이 몰락해가는 조선왕조에 대한 현실인식과 서양문명의 도전에 대한 고민 끝에 얻은 깨달음의 결과가 동학(東學)이다. 동학은 후대에 천도교로 개명되었으며 현시점에서는 종교라는 제도로서 존속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한 동학은 “배움”(學)이었으며 “동학을 믿는다”가 아닌 “동학한다”라는 말에서 표현되듯이 구체적인 실천을 지향하는 배움이었다. 삼암(三庵) 표영삼(表暎三) 선생은 1925년 평북 구성군 출신으로 어려서 동학에 입도(入道)한 이래, 평생에 걸쳐서 동학의 사적지와 역사를 정리하고 탐구하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천도교단 내에서의 종교적 신앙에 의한 전승에 만족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을 통해, 문헌 조사?구전 채집?현지답사 등의 폭넓은 활동을 통해서 동학의 역사를 정리하고 그 역사 속에서 드러난 동학이 지향하는 참된 목표와 의미를 밝히고자 노력했다. 그러한 평생에 걸친 연구와 노력의 결실로 나온 것이 ?동학?이며, 금년말까지 3권(1?2?3) 완간을 목표로 하면서 우선 본서 제1권이 출간되기에 이르렀다. 제1권은 우선 교조(敎祖) 최수운(崔水雲)의 삶과 생각의 흔적을 따라서 동학의 창도과정과 그것이 지향하는 바를 밝혔다. 저자 표영삼 선생은 동학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동학의 특징은 한마디로 이중적인 세계관을 부정한다. 살아가는 이 세상만이 진실이라고 믿는다. 감성계와 초감성계로 나누어보는 이원적 관점 자체를 거부한다. 때문에 내일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모든 시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한울님처럼 대접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 동학의 꿈이 되어버렸다. 동학의 발자취는 이제 겨우 100년이 좀 넘었다. 그러나 이 짧은 기간에 너무도 많은 희생자를 내었다. 신분제의 타파와 외세의 침략에 대한 항거, 잘못된 나라를 바로잡는데 30만이라는 귀중한 목숨을 바쳤던 것이다. 삶의 틀을 바꾸자는 “다시 개벽”을 위한 희생이었다. 좁은 땅에서 짧은 기간에 이처럼 많은 희생자를 냈다면, 보통의 신념집단이라면 자취없이 사라져버렸을 것이다. 그럼에도 끈질긴 생명력을 갖게 된 것은 동학의 꿈이 모든 사람들의 지향하려는 꿈과 통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현실의 모순이 자각되는 한, 동학은 누군가에 의해 계속 살아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