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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베네치아에서 / 나쁜 엇길 / 강석표 / 솔밭의 겨울 / 달리는 열차 안의 정지된 공간 / 담쌓는 날 / 백색의 이별 / 메이의 애인 / 콜로세움 / 국경선 넘기 / 강철은 어떻게 / 호각 소리 / 아시시에서 / 만년필 / 누에처럼 / 와선 / 코리안 소스 / 매춘 / 이백 / 509호 물고기 / 하극상 / 다시 아시시 / 충격들 / 꽃의 도시 / 나사못 / 큰형의 비밀 / 이상한 손가락 / 눈빛 또는 혓바닥 / 귀국선 / 새순 / 무엇을 할 것인가? / 무엇을 하지 못했는가? / 첫 사유재산 / 행복한 여름에 / 한가위 아침 / 알프스에서 / 1964년, 가을과 겨울 / 편동성 / 벼락맞은 태권도 사범의 발 / 병역 시피 / 섬광 / 천장 한 모서리 / 젋고 똑똑한 / 수수께기 / 자술서 / 귀향 / 신사적인 시간

저자 소개 1

1958년 영일만 바닷가(현 포항제철소)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흐름회’ 백일장에서 받은 상장의 ‘한흑구’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0년(대학 4학년)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주관 장편소설 현상 공모에 당선해 소설가로 출발하고 졸업과 함께 귀향하여 십여 년간 교사와 대학 강사로 교편을 잡았으며, 1989년 선배들과 포항지역사회연구소를 결성하고 종합지 《포항연구》를 창간해 통권 55호까지 발행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을 좋아하고, “시민단체는 자기 세대에 걸맞은 새로운 탄생이
1958년 영일만 바닷가(현 포항제철소)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흐름회’ 백일장에서 받은 상장의 ‘한흑구’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 중앙대 문예창작과와 대학원 석·박사과정을 졸업했다.

1980년(대학 4학년)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주관 장편소설 현상 공모에 당선해 소설가로 출발하고 졸업과 함께 귀향하여 십여 년간 교사와 대학 강사로 교편을 잡았으며, 1989년 선배들과 포항지역사회연구소를 결성하고 종합지 《포항연구》를 창간해 통권 55호까지 발행했다.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을 좋아하고, “시민단체는 자기 세대에 걸맞은 새로운 탄생이 바람직하다”며 시민단체 대물림에는 반대했다.

1989년 《현대문학》 지령 400호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해 연재하면서 1990년 가을호 《창작과비평》에 중편소설 「철의 혀」를 발표한 뒤부터 전업작가로 지내기도 하며 십여 년간 소설 창작에 열정을 바쳤다. 평전과 소설에 힘을 기울이며 드문드문 칼럼을 쓰는 현재도 서른 살 언저리에 깨달았던 ‘이념이 인간 조건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조건이 이념을 창조한다’라는 것을 변함없이 진리로 생각하고 있다.

평전 『박태준 평전』, 『청년의 꿈 박태준』, 소설집 『조그만 깃발 하나』, 『생선 창자 속으로 들어간 詩』, 장편소설 『말뚝이의 그림자』, 『새벽, 동틀 녘』, 『겨울의 집』, 『슬로우 불릿』, 『붉은 고래』, 『큰돈과 콘돔』, 『총구에 핀 꽃』, 산문집 『프란치스코 교황과 무지개』, 『하얀 석탄』 등을 펴냈으며, 『포항사회의 진단과 전망』, 『누가 어떻게 포항지진을 만들고 불러냈나?』, 『포스코는 국민기업이다』 등을 엮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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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6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600쪽 | 460g | 150*220*35mm
ISBN13
9788932312279

책 속으로

빨갱이라는 단어만큼 완전한 정반대의 의미로 쓰이는 것은 없어. 남에선 빨갱이가 미친개처럼 때려잡아야 하는 인간이란 뜻으로 쓰이지만, 북에선 남에서 때려잡아야 한다는 그 빨갱이가 진짜라고 하면 영웅의 대접을 받고 모든 인간이 진짜 빨갱이가 되어야 한다고 항상 교육을 하지. 하나의 단어를 이토록 극명한 대조적 의미로 쓰는 민족이 이 지구상에 또 있는가 모르겠어. 이것이 나로서는 풀 수 없는 수수께끼야.

---p. 572

물이 마르자 이번엔 큰형과 나를 죄인으로 만들고 큰누님의 소식을 끊어버린 시대적 조건이 생각났다. 아버지의 암세포엔 시대적 조건도 섞여 있었을 것 같았다. 차라리 잘 돌아가셨다는 생각도 스쳐갔다. 막내의 이런 꼴을 보느니 잘 돌아가신 거라는 생각이 위안처럼 달라붙자 토악질 같은 설움이 북받쳤고, 그들이 뛰어들어와 내 입을 수건으로 틀어막는 소동이 벌어졌다. 혀를 물고 자살이라도 하는 줄 알았을 테지

--- pp. 588-589

줄거리

2001년 회갑이 다 되어가는 주인공 허경욱은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 한 달간 생전 처음 유럽대륙을 여행한다. 영국에서 문학비평을 공부하는 조카 허시우(작은형의 아들)가 동행한 여행에서 그는 자기의 살아온 내력과 조카는 잘 모르는 가족사를 들려주면서, 독일로 ‘그’를 만나러 간다. 그리고 그 모든 회고와 여행의 이야기를 한국으로 돌아온 4월 13일,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출범한 지 80여 년 된 날부터 ‘아비의 기록’으로 엮으면서 아직 열넷, 열한 살밖에 안 된 자녀에게 남긴다.

해거름이면 고래고깃국 냄새가 피어오르는 포항 어느 마을, 삶결 고운 부모 슬하에서 오남매 중 막내로 자란 허경욱.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큰형 허경민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서 사회주의를 접하고 조직 활동을 하며, 귀국 후에도 사회주의운동을 전개해 해방 뒤 쫓기다가 일본으로 밀입국하여 조총련 간부로 일한다. 작은형 허경윤은 형이 빨갱이지만 자기는 군인이 되기를 바란다. 의협심이 강하고 독립적이며 조금은 독단적이기도 한 허경윤은, 매형이자 형의 친구인 이종호의 도움으로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촉망받는 군인이 되고 군사정권의 실력자로 부상한다. 막내 허경욱은 사촌형 허경철의 처참한 죽음, 친형 같았던 왕 서방의 실종과 관련하여 남한 사회에 회의를 느끼고 큰형을 찾아 일본으로 밀입국한다. 큰형 밑에서 조총련 일을 하던 허경욱은 그곳 간부들의 요구에 따라 북한으로 들어가 공부하게 되고, 밀봉교육을 무사히 마친 후에는 남파된다. 이후 고향에 돌아와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는다. 북한에서부터 시작된 사회주의에 대한 회의, 군인인 작은형의 장래 때문에 전향서를 쓰고 정권이 바뀌면서 출소하여 결혼하고 가정도 꾸린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온전한 신분을 얻게 되자, 큰형의 아들인 허기주(북한 외교관)와 독일에서 만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난다.

추천평

송두율 교수 사건으로 ‘경계인’이란 단어가 우리 사회에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남북한 체제 그 어느 쪽에도 소속하지 않고, 양쪽 다 부정한 채 경계선 위에 위치한 비판적 지식인 허경욱. 그가 겪는 수난의 역정은 파란만장하다. 작가가 말한 바대로 ‘허경욱의 붉음은 사상의 색깔이 아니라, 분단이 발명한 상처의 색깔’인 것이다.


--- 현기영(소설가, 현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원장)
한번 쓰겠다 마음먹으면 기필코 쓰는 사람, 선 굵은 이야기를 즐겨 쓰는 사람 이대환! ?붉은 고래?를 읽어나가며 생각했다. 또 한 편의 대작이 탄생했노라고. 일제강점기에서 광복, 전쟁, 분단을 지나 오늘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길을 가야 했던 삼형제 이야기를 통해, 한국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우리 인생은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지 새롭게 돌아보게 된다.

--- 방민호(문학평론가, 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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