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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1장 봄 1번째부터 39번째 문장과 마음 - 1권 『그린 게이블스의 앤Anne of Green Gables』(1908) - 2권 『에이번리의 앤Anne of Avonlea』(1909) 2장 여름 40번째부터 67번째 문장과 마음 - 3권 『레드먼드의 앤Anne of the Island』(1915) - 4권 『바람 부는 포플러나무집의 앤Anne of Windy Poplars』(1936) 3장 가을 68번째부터 92번째 문장과 마음 - 5권 『앤의 꿈의 집Anne's House of Dreams』(1917) - 6권 『잉글사이드의 앤Anne of Ingleside』(1939) 4장 겨울 93번째부터 119번째 문장과 마음 - 7권 『무지개 골짜기Rainbow Valley』(1919) - 8권 『잉글사이드의 릴라Rilla of Ingleside』(1921) 5장 그리고 다시 봄 120번째 문장과 마음 - 3권 『레드먼드의 앤Anne of the Island』(1915) - 에이번리 마을 소개 - 참고 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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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낭만을 모두 포기하지는 말아라. 조금은 있는 게 좋단다. 너무 지나치면 안 되지만 조금은 남겨두렴. 조금은 말이다." 매슈가 수줍게 속삭였다.
앤은 그 옛날의 캐멀롯 시대라면 모를까 이 시대에는 낭만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낭만이 어울리는 시대가 따로 있을까. 과거에도 낭만은 존재했고 지금도 진행 중이고, 미래에도 어떤 형태로든 낭만적 사고와 낭만적 행동은 지속될 것이다. 삶에 활력을 주는 낭만적 사고와 행동은 행복지수를 높이고 이타심에서 나온 낭만적 행동은 타인을 기쁘게 한다. 그러니 바쁘고 팍팍한 현실 속에서도 각자의 낭만을 조금은 챙기며 살았으면 한다. ---p.46 「12번째 문장과 마음」중에서 "데이비, 살다 보면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 한다는 걸 너도 알게 될 거야." "세상에 자기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다들 하기 싫은 일도 하면서 사는 거지." 어릴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준엄한 진실을 일찍 깨달았나 보다.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딱 1년만 살 수 있다면? 음,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이만하면 됐어.'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내 삶이다. 이렇게 생각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p.113 「40번째 문장과 마음」중에서 앤이 생각에 잠겨 말했다. "우리에게는 지루한 날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멋진 하루였을 수도 있어. 누군가는 미친 듯 기뻐하며 보냈을걸. 어딘가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났거나 아니면 멋진 시가 쓰였거나 위대한 인물이 태어났을 수도 있지. 그리고 필, 상처로 가슴이 무너진 사람이 있을지도 몰라." 아무튼 유난히 따분하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그런데 앤이 말한 것처럼 나에게는 그냥 그런 하루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멋지고 특별한 날일 수 있다. 어딘가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났거나 아니면 멋진 시가 쓰였거나 위대한 인물이 태어났거나…. 분명히 상처로 가슴 무너진 사람도 있을 텐데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이들의 안부를 걱정한다. 모든 일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오늘 일어난다. '곰돌이 푸'가 제일 좋아하는 날도 'Today'이다. 오늘을 어떻게 보냈든 오늘은 참 소중하다. ---p.136 「49번째 문장과 마음」중에서 앤이 더스티 밀러에게 말했다. "누군가가 항상 나를 필요로 하면 좋겠어.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건 멋진 일이야. 더스티 밀러, 폴린에게 오늘이라는 날을 선물하면서 나도 부자가 된 기분이야. (…)" 조건 없는 나눔에 대한 보상은 건강이라는데 폴린은 효도하다가 신경쇠약에 걸릴지도 모른다. 앤이 폴린을 위해 하나만 더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깁슨 부인, 한 번이라도 좋으니 부디 진심을 담아 폴린에게 이렇게 말해주세요. '사랑하는 내 딸, 미안하고 고마워.' 이건 돈 드는 일이 아니잖아요." 모든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고마워하는 것. 이 쉽고 간단한 일을 하지 않는 건 자신을 위해 희생하고 양보하고 도움 주는 이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관계에 대한 직무유기다. ---p.165「61번째 문장과 마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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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고백하자면 어릴 적에는 한 권만 있는 줄 알고 그것만 읽었으니 나의 감상은 그저 명랑한 고아소녀의 '성공기'에 머물러 있었다. TV만화영화로 본 [빨강머리 앤]의 강렬함이 청소년기와 이십 대의 기억을 지배했다. 그러다 세월이 훌쩍 지나고 완역본과 원서를 탐독하면서 만난 앤 이야기의 감동은 사뭇 달랐다. 주인공인 앤과 길버트의 성장 외에도 수많은 조연들의 삶이 보이기 시작했다(…) (…)앤을 정독하고 완독하면서 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도 더 분명해졌다. 1800년대 후반 캐나다의 프린스에드워드섬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 이들의 삶의 방식은 비단 그 나라와 그 시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시공간과 문화를 초월한 세상 사는 모두의 이야기로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속성과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때는 당연하게 여겨지고 통용되던 여러 관습들이 지금은 사라졌거나 발전과 계승이라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는 부분에서는 다양성을 재해석하는 힘이 생겼다. 또 수많은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인간관계의 미학을 배웠다. 몽고메리 작가가 자아낸 문장에는 삶과 사랑, 우정이라는 메시지가 녹아 있다. 마음을 울린 문장에 밑줄을 긋고 메모하며 읽는 동안 여러 종류의 완역본과 원서들이 알록달록한 색깔로 뒤덮였고, 그것은 내게 정서적 포만감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동일시되는 인물이나 사건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나의 경험과 지인들의 삶이 떠올랐으며 반성과 사과, 감사로 이어졌다. 그 통찰의 결과를 앤의 문장들을 빌려 풀어놓는다. 밝고 유쾌하고 긍정적인 내용 외에도 인간의 본성을 가감없이 드러내는 문장 또한 문학치료사들은 중요하게 다루기에 다수 포함시켰다. 앤이 열한 살 때 초록지붕집에 온 이후 53세까지 한 남자의 아내이자 여섯 남매의 어머니로 사는 동안의 인생 이야기는 사계절처럼 구분되고 강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3권 『레드먼드의 앤Anne of the island』에서 앤이 제비꽃을 꽃병에 꽂으며 마릴라에게 '한 해는 마치 한 권의 책과 같다'라고 했기에 이 책의 구성을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네 개의 장으로 구분하고, 제1차 세계 대전이라는 시련을 겪은 후 앤과 그녀의 가족에게 다시 찾아온 봄으로 글을 마무리했다. 앤을 모르는 독자도 문장들과 함께 따라갈 수 있도록 여덟 권의 내용을 짧게 요약해서 실었으며 등장인물 소개도 곁들였다. 나아가 추려 뽑은 문장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에도 도전했다. 그림책 세 권을 번역한 이력이 전부여서 이 작업을 하면서 느낀 두려움과 고통은 감히 전문 번역가들의 고뇌에 비할 바가 못되기에 부끄럽기도 하고 소심해진다. 그러나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오랜 세월 몽고메리 작가와 앤 이야기에 빠져 지낸 독자로서, 프린스에드워드섬을 여러번 찾아간 열정을 다시 끌어내어 단어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고, 문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