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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 실크로드의 입구에서
1. 흑장군의 전설 2. 실크로드란? 3. 장건과 東의 실크로드 4. 신비의 누란 왕국 5. 스키타이 6. 스키타이의 교역과 미술 7.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西의 실크로드 8. 소그드 상인 9. 문물1_비단 10. 문물2_불교와 불상 11. 문물3_기타 12. 장안의 봄 13. 유럽의 근대와 실크로드 14. 실크로드 탐험 이야기 별장 - 신랑의 실크로드 나오는 글 - 실크로드의 출구에서 미주 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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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로 한정해서 보면, 실크로드를 놓고 싸우는 강대국이란 북쪽의 유목 제국과 정주 제국인 중국을 가리킵니다. 전자는 승냥이(야만)에, 후자는 양(문명)의 탈을 쓴 늑대(야만)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들 사이에 끼여서 실크로드의 약소 국가들은 존망의 슬픈 역사를 되풀이해 왔습니다. 흔히 이런 점은 보지 못하고, 오아시스 국가들을 단순히 동과 서의 교역을 중계하는 도시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진짜 양은 오아시스의 국가들입니다. 온순한 양들은 푸른 초지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기를 원합니다. 그들이야말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일 수밖에 없는 조건 속에 있었습니다.
--- p.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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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뚫린 동서의 길, 이것이 바로 장건이 개척한 실크로드입니다. 새로 길을 뚫어낸다는 뜻의 ‘착공(鑿空)’을 써서, 중국 역사책에는 이를 ‘장건의 착공’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크로드는 처음부터 무역과 문화 교류를 목적으로 해서 개척된 길이 아니라, 흉노와의 항쟁 속에서 협공할 파트너인 월지를 찾아 떠난 결과 뚫린 길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크로드 형성의 축은 정주 제국들 사이의 교역이 아니라 유목 제국과 정주 제국의 대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p.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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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근대 체계 속에서 더 이상 진보라는 것이 없다면 문명의 개념은 재정립돼야 합니다. 여기서 유목주의(nomadism)는 기존의 문명 개념에 대해 파괴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수천 년에 걸친 유목 세계와 정주 세계의 대립은 근대 이후 정주 세계의 승리로 끝났지만, 도리어 유목주의는 (정주 세계의 결정판인) 근대 체계와 근대의 삶에 대한 대안적 가치로서 오늘날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오리엔탈리즘입니다. 서양인들이 유럽의 가치를 보완하고 갱신할 목적으로 유목주의를 수용한다면, 이 역시 오리엔탈리즘에 빠지는 것입니다.
--- p.3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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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크로드의 역사는 지명들이 무척 생소할 뿐 아니라 각 민족들의 역사도 퍼즐처럼 얽혀 있어서 일반 대중들이 접근하기에 간단치 않은 영역이다. 필자는 오직 독자와 원활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형식을 넘어선 형식’으로 글을 썼다. 우선 이야기체의 쉬운 문체를 사용해 독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30여 컷의 지도는 독자들이 현재 읽고 있는 부분의 상세한 위치와 지명뿐 아니라 지형적 특징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했으며, 130여 컷에 달하는 도판은 본문의 이해를 돕고 있다.
2) 이 책은 동으로는 삼국시대 신라에서 서로는 중세 서유럽에 이르기까지 유라시아 전체의 실크로드를 포괄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실크로드사 개설서이다. 1~2장에서 ‘실크로드’의 주요 개념과 ‘실크로드는 전쟁의 산물’이라는 저자의 독특한 시각을 피력한 후, 3~7장에서 파미르 고원을 중심으로 하여 동의 실크로드와 서의 실크로드가 각기 형성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8장에서는 동과 서의 실크로드가 하나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모습을 소그드 상인의 활약상을 통해 추적했고, 9~11장에서 실크로드를 오고간 문물들을 다루었다. 12~13장은 실크로드가 동서양 문명에 끼친 영향에 대해 다루었으며, 14장에서는 실크로드가 근대 이후 서양의 탐험가들에 의해 역사적 실체로 드러나는 과정을 추적했다. 마지막으로 별장에서는 실크로드가 한반도의 역사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 신라 김씨 왕족의 사례를 통해 살펴보았다. 이 15개의 장에 등장하는 실크로드의 주역들이 펼치는 장대한 스토리를 읽다 보면 유라시아 전체에 걸쳐 있는 3000년 실크로드의 역사가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