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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서문
프롤로그 1992년 10월 12일 제1부 1992년 10월 9일 제2부 1992년 10월 10일 제3부 1992년 10월 11일 에필로그 1992녀녀 10월 9~12일 옮긴이의 말 |
Ariel Dorf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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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생각에 잠긴 듯 커피를 마시다가 멈추고 웨이트리스를 찾아 사방을 둘러보았다. 우리 뒤에 있던 그녀는 마법에 걸린 듯 빙산에 몰입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를 바라보면서 여러 해 전 어느날 밤 뉴욕에서 25인치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나오던 남극의 모습을 눈으로 들이마시던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언젠가는 실물을 꼭 보겠노라고, 남극을 여행하겠다고 맹세하던 11살 난 소년을 보게 된 것이다. 아버지는 물론 그런 생각이나 기억이 있을 리 없었다. 그는 단지 웨이트리스가 어떻게 그가 찻잔에 슬그머니 설탕 한 덩어리를 더 넣었는지 눈치 못 채게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 p.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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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사는 23살 애송이 망명자 가브리엘은 생일을 며칠 앞두고 엄마와 함께 칠레로 돌아온다. 아옌데 혁명의 좌절로 망명하면서 헤어진 아버지 끄리스또발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아버지의 사랑에 굶주리고 성적 호기심으로 들끓는 가브리엘은 천하의 바람둥이 아버지 끄리스또발에게서 ‘모든 면에서 한수 배우기’를 갈망하지만 어쩐지 아버지와의 관계는 서먹서먹하기만 하고, 일은 엉뚱한 방향으로 풀려간다. 혁명의 열정을 간직한 채 ‘민주화된’ 칠레를 부정하는 삼촌, 현 정부의 권력자로 부상해 민주 칠레 건설의 사명감에 가득 찬 끄리스또발의 죽마고우 바론, 일상의 탕진에 충실한 끄리스또발, 낙후한 경제구조의 모순을 몸으로 감당하는 칠레 뒷골목의 민중들, 가브리엘이 마주친 칠레는 엉망진창의 혼란 그 자체이다. 그리고 그 와중에 드디어 아만다 까밀라와의 첫사랑이 시작된다. 가브리엘은 갖은 애를 써서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받고 아만다와도 잠자리를 같이하게 되지만 타락한 ‘아버지들’이 벌인 짓 때문에 생긴 자신과 아만다 사이의 복잡한 출생의 비밀을 알고 절망하고 분노한다. 빙산수송단의 일원으로 쎄비야에 간 가브리엘은 콜럼버스의 아메리카대륙 발견 500주년 기념일이자 끄리스또발과 바론의 50살 생일을 앞두고 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아 폭사시킬 계획을 짜는데……
다양한 상징을 구사하는 정교한 구성, 거침없는 은어와 비속어를 구사하는 감각적이고 예리한 대화체에 실린 진지한 문제의식으로 읽는 재미와 깊은 감동을 함께 갖추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