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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의 글 | 베르낭 그만의 독특한 해석과 재구성으로 새롭게 조명한 그리스 신화
머리말 | 신화는 삶 속에서 이야기될 때만 생명력을 지닌다 우주의 탄생 땅속 깊은 곳의 혼돈 자식에게 거세당한 우라노스 드디어 하늘과 땅이 갈라지다 사랑과 불화를 상징하는 에로스와 에리스의 탄생 신들의 전쟁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 자식들을 삼켜버린 크로노스 아버지와 아들의 권력 다툼 아버지를 누르고 안정된 왕권을 확립한 제우스 아내 메티스를 삼킴으로써 유일한 최고 신이 되다 도전에 직면한 제우스 혼돈을 상징하는 괴물 티폰의 등장 권력의 위기는 안정되었다고 여기는 순간 찾아온다 젊음과 힘만으로는 승리할 수 없었던 기간테스 갈등이 없는 신의 세계를 지향하다 인간들 속에 살아숨쉬는 절대적인 악 티폰 신과 인간의 자리 다툼 신과 인간이 어울려 지내던 황금 시대 정돈된 우주 속의 반항아 프로메테우스 신에게는 불멸이 인간에게는 죽음이 야성과 문명을 상징하는 프로메테우스의 불 최초의 여인 판도라를 통해 이루어진 제우스의 복수 불멸과 죽음 사이에 위치하는 프로메테우스의 간 트로이 전쟁 펠레우스와 테티스의 결혼에 숨은 의미 인간 파리스의 선택을 기다리는 세 여신 헬레네는 유죄인가 무죄인가 죽음으로써 불멸을 선택한 영웅 아킬레우스 오디세우스 또는 인간의 모험 인간 세계에서 망각의 나라로 호기심과 자만이 부른 포세이돈의 저주 아름다운 마녀 키르케와의 사랑 테이레시아스의 경고를 무시하다 시간도 멈춘 칼립소의 섬에서 익명의 불멸보다 인간 오디세우스로 죽기를 원하다 이십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다 아버지가 아버지임을 믿지 않는 아들 오디세우스만이 그 활을 당길 수 있다 움직일 수 없는 침대, 흔들림 없는 사랑 이십 년을 뛰어넘어 과거는 현재로 이어지고 디오니소스의 테베 귀환 여동생 에우로페를 찾아나선 카드모스 이방인과 토착민의 결합으로 태어난 도시 신과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이상한 아이 테베의 여인들을 열광시킨 이방인 사제 사촌을 이용해 어머니의 복수를 하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으로 균형을 잃은 그리스인들 오이디푸스의 저주받은 운명 저주받은 혈통 예언대로 아버지를 죽이다 어머니와 결혼한 아들 네 부모는 네 부모가 아니었다 세 가지 모습을 동시에 지닌 인간, 오이디푸스 저주는 또다시 아버지에게서 아들에게로 이어지고 고통과 방랑의 끝 페르세우스의 모험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나다 신들의 도움으로 메두사를 처치하다 외할아버지를 죽인다는 예언은 이루어지고 주요 신과 인물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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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의 불을 훔치는 계략을 꾸몄다면, 제우스는 남자들을 괴롭히기 위해 훔친 불과도 같은 여성을 창조해 응수했다. 실제로 여성이자 아내는 남편을 허구한 날 불살라 말라 비틀어지게 하고 실제 나이보다 늙게 만드는 불이었다. 판도라는 제우스가 인간들의 집에 들여보내 굳이 불꽃을 피우지 않고도 인간들을 불사르는 불이다. 훔친 불과 쌍을 이루는 훔치는 불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만일 정말로 여성이 음탕한 정신에 불과하다면, 남성들은 ‘치장된 엉덩이’를 갖고 곳간이나 노리고 남편들을 늙고 쇠진하게 만드는 그 거짓말쟁이 아내 없이 지내려고 애썼을 것이다. 식욕과 성욕에서 동물적인 탐욕을 지닌 여성은 일종의 위장(胃腸), 즉 배이다. 여성은 인간의 동물성을 표현한다. 남편의 온갖 부유함을 집어삼키는 위장이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소 위장으로 감싼 고기 덩어리를 주었을 때 이렇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제 꾀에 넘어간 것이다. --- p.111-1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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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테베로의 디오니소스의 귀환은 이해력의 결핍에 부딪혀 결국 비극을 초래했다. 그만큼 그 도시 국가는 오랫동안 자국민들과 이방인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다. 그 갈등은 달리 보면 언제나 그대로 자기 자신인 채 남아 변화를 거부하려는 의지와 전혀 다른 낯선 이방인이 되고자 하는 의지, 이 둘 사이의 갈등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이런 모순들을 바로잡지 못해 끔찍한 일이 발생한 것이다. 확고부동한 것에 무조건 집착하는 사람들, 자신들의 전통적인 가치들이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에 맞서 자신들의 전통적인 가치들을 문제 삼는 사람들, 스스로에게 다른 시선을 강요하는 사람들. 이들은 모두 서로 동일한 사람들이다. 자신들의 우월성을 확신하던 그리스 시민들은 타인에 대한 절대적인 배척과 공포심 속에서 스스로 균형을 잃었다.
테베의 여성들은 나무랄 데 없는 태도를 지녔고 가정 생활에서도 절제와 겸손의 귀감이었지만, 광란의 선두에 선 왕의 어머니 아가베는 자신의 아들을 죽여 사지를 갈기갈기 찢은 뒤 마치 트로피라도 되는 양 그 머리를 의기양양하게 흔들었다. 그 여인들에게서는 메두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들의 두 눈 속에 죽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펜테우스는 무시무시한 죽음을 맞고 말았다. 자기 자신의 주인인 문명화된 그리스인이었으며 낯선 것은 단죄했던 그는 들짐승처럼 산 채로 갈기갈기 찢겼다. 그것은 자신의 자리를 타인에게 양보할 줄 몰랐던 자의 끔찍한 최후였다. --- p.254-2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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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의 위상은 전적으로 절름발이이다. 죽음에 내맡겨졌던 그는 기적적으로 죽음을 벗어났다. 테베에서 태어나 자신의 뿌리인 곳에서 멀어졌으며, 다시 그곳으로 돌아와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했을 때도 그는 자신의 출발점이 어디인지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이디푸스는 균형을 잃은 위상을 갖는다. 또한 그가 태어난 궁전으로 그를 이끈 그 여정을 마치면서 오이디푸스는 인간 존재의 세 가지 단계를 뒤섞었다. 그는 어린 나이인 봄과 성인인 여름과 노인인 겨울을 혼동함으로써 계절의 규칙적인 운행을 전복했다. 동시에 그는 아버지를 죽이고 아버지의 왕좌를 차지하고 어머니의 침대에 누움으로써 아버지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자식들을 낳고, 그리스인들의 표현대로 하자면 그 자신으로 하여금 빛을 보게 한 밭에 씨를 뿌림으로써 그는 자기 자신이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신이 낳은 아이들과 같은 자식이기도 하다. 그의 아들들은 동시에 그의 형제들이고, 그의 딸들은 동시에 그의 누이들이다. 그러니까 스핑크스가 말했던 그 괴물, 동시에 두 발과 세 발 그리고 네 발을 갖는 괴물은 바로 오이디푸스인 것이다.
--- p.28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