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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20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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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저자 소개 2

폴 오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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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Auster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1947년 뉴저지의 중산층 가족에게서 태어났다. 콜럼비아 대
소외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으면서도, 감정에 몰입되지 않고 그 의식 세계를 심오한 지성으로 그려 내는 폴 오스터는 그 마법과도 같은 문학적 기교로 <떠오르는 미국의 별>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바 있는 유대계 미국 작가로 미국에서 보기 드문 순문학 작가이다. 독특한 소재의 이야기에 팽팽한 긴장이 느껴지는 현장감과 은은한 감동을 가미시키는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는 그는 현대 작가로서는 보기 드문 재능과 문학적 깊이, 문학의 기인이라 불릴 만큼 개성 있는 독창성과 담대함을 소유한 작가이기도 하다.

1947년 뉴저지의 중산층 가족에게서 태어났다. 콜럼비아 대학에 입학한 후 4년 동안 프랑스에서 살았으며, 1974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다. 1970년대에는 주로 시와 번역을 통해 활동하다가 1980년대에 『스퀴즈 플레이』를 내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 문학에서의 사실주의적인 경향과 신비주의적인 전통이 혼합되고, 동시에 멜로드라마적 요소와 명상적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어, 문학 장르의 모든 특징적 요소들이 혼성된 "아름답게 디자인된 예술품"이라는 극찬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문단, 특히 프랑스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현재 2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되고 있다.

작품 내부를 살펴보면 기적과 상실, 고독과 열광의 이야기를 전광석화 같은 언어로 종횡 무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한 운명적인 만남과 그리고 상징적인 이미지들을 탄탄한 문장과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결합시켜 독자들을 있을 법하지 않게 뒤얽힌 우연의 연속으로 이끌어 간다.

특히 폴 오스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뉴욕 3부작』은 탐정 소설의 형식을 차용하고 있는 3편의 단편을 묶은 책으로, '묻는다'는 것이 직업상의 주 활동인 탐정이라는 배치를 통해 폴 오스터의 변치 않는 주제 - 실제와 환상, 정체성 탐구, 몰두와 강박관념, 여기에 특별히 작가 자신의 글쓰기에 대한 여러 함의-를 들여다 보게 하는 작품이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탐정들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계속 사건을 추적하지만 사건은 점점 더 미궁에 빠지고, 탐정들은 정체성의 위기를 겪거나 짓궂은 우연의 장난에 휘말리던 끝에 결국 '자아'라는 거대한 괴물과 맞닥들이게 된다.

『뉴욕 3부작』의 또 다른 재미 중의 하나는 원문을 구성하는 난외주기 형식의 일화들에 있다. '자연언어'의 발견을 둘러싼 여러 제왕들의 실험과 늑대소년의 등장이 다니엘 디포우와 조나선 스위프트의 작품에 끼친 영향, 다리 설계자인 아버지가 미처 완성 못하고 사고로 죽자 그 아들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완성한 뉴욕의 브루클린 다리에 관한 일화, 어려서 잃은 아버지의 모습을 알프스의 얼음에 갇힌 채로 목격한 아들의 이야기, 창세기 신화와 바벨탑 신화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돈키호테』의 진짜 저자에 대해 저자인 폴 오스터가 작중 인물과 벌이는 논란... 이외에도 고금의 무수한 일화들이 글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자칫 건조해지기 쉬운 자아 탐색의 여행에 즐거운 동반자가 되어 준다. 카프카나 베케트의 주제 의식인 부조리의 현대적 변주이기도 하며 세르반테스의 『동키호테』처럼 글쓰기에 대한 글쓰기로도 해석될 수 있는 작품이다.

뉴욕의 한 담배가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흔한 뉴요커들의 일상을 너무도 현실적으로 체감케 한 <스모크>의 시나리오를 담당하기도 했고, <블루 인 더 페이스>에서는 직접 연출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 밖의 다른 작품으로는 『달의 궁전』, 『공중 곡예사』, 『거대한 괴물』, 『우연의 음악』, 『오기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동행』, 『굶기의 예술』, 『빵굽는 타자기』, 『고독의 발명』, 『기록실로의 여행』, 『브루클린 풍자극』¸『빨간 공책』,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어둠 속의 남자』, 『보이지 않는』 등이 있으며, 2024년 4월 30일 77세를 일기로 별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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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중고교와 서울대 불어교육학과를 나왔다. 영문 잡지사 편집기자, 출판사 편집장, 주간을 거쳐 1983년 이후로는 번역을 업으로 삼았다. 150여 권의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문학작품들을 번역했고 편저로는 기초 프랑스어와 기초 프랑스어 회화가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셀프』(얀 마텔),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모레』(앨런 폴섬),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바스콘셀로스), 『랜트』(척 팔라뉘크), 『동방박사』(미셸 투르니에), 『25시의 증언』(비르질 게오르규), 『작은 것들의 신』(아룬다티 로이), 『백년보다 간
1953년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중고교와 서울대 불어교육학과를 나왔다. 영문 잡지사 편집기자, 출판사 편집장, 주간을 거쳐 1983년 이후로는 번역을 업으로 삼았다. 150여 권의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문학작품들을 번역했고 편저로는 기초 프랑스어와 기초 프랑스어 회화가 있다. 주요 번역서로는 『셀프』(얀 마텔),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모레』(앨런 폴섬),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바스콘셀로스), 『랜트』(척 팔라뉘크), 『동방박사』(미셸 투르니에), 『25시의 증언』(비르질 게오르규), 『작은 것들의 신』(아룬다티 로이), 『백년보다 간 하루』(친기즈 아이트마토프), 『러브스토리』(에릭 시걸), 『갈매기의 꿈』(리처드 바크), 『다섯 번째 산』(파울로 코엘료), 『바다의 선물』(앤 모로우 린드버그), 『색채심리』(파버 비렌), 『독일인의 사랑』(막스 뮐러), 『불릿파크』(존 치버), 『존 치버 단편전집』, 『버드 송』(세바스천 포크스), 『뉴욕 삼부작』, 『달의 궁전』, 『공중곡예사』, 『환상의 책』, 『거대한 괴물』, 『브루클린 풍자극』, 『신탁의 밤』, 『고독의 발명』, 『우연의 음악』(이상 폴오스터) 등이 있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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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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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UB(DRM) | 11.1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7.3만자, 약 5.9만 단어, A4 약 109쪽 ?
ISBN13
9788932963013
KC인증

책 속으로

한동안 그는 정신이 너무 멍해서 무슨 생각을 해야 할 지 몰랐다. 포지가 옆으로 다가와 흥분된 소리로 떠들어대며 등을 두드렸지만 나쉬의 생각은 마치 그가 해낸 엄청난 일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처럼 이상하게도 텅 비어 있었다. 나는 이제 다시 제로가 되었어, 마침내 그의 마음속으로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갑자기 그는 이제 막 그의 삶 가운데서 한 시기가 완전히 끝났다는 것을 알았다. 벽과 목초지만이 아니라 맨 처음에 그를 거기로 몰아왔던 모든 것, 지난 2년 동안의 미친 듯한 서사시, 즉 테레사며 돈이며 차며 그 모든 일이 끝난 것이었다. 이제 그것들은 모두 사라졌고 그는 다시 제로가 되었다. 그러나 아주 작은 제로일지라도 그것은 커다란 무(無)의 구멍, 이 세상을 모두 포함할 만큼 커다란 원이었다.

--- p.252-253

처음에 그러리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나쉬는 마음이 조금도 산란해지지 않았다. 차가 날아가 버렸다는 사실을 일단 받아들이고 나자 다시 차를 몰아 길로 나가고 싶은 욕망을 거의, 아니 전혀 느끼지 못했고 자기가 새로운 환경에 그처럼 쉽게 적응했다는 사실이 그 스스로도 조금은 놀라웠다. 그 차를 이처럼 빨리 포기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였다. 나쉬는 자기가 탁 트인 곳에서 일하기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얼마쯤이 지나자 그 고요한 목초지가 그에게 좋은 효과를 주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풀과 나무들이 그의 신진대사에 변화를 일으키기라고 한 것 처럼.

--- p. 204

중요한 것은 흥분을 억제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포지에게 자기가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정확히 말해서 그에게 감명을 주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자기가 우위를 지켜야 한다는 것,그 젊은이의 허장성세를 자기의 조용하고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으로 조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이가 더 많고 몸집이 더 큰 이점을 이용하여 포지의 건방진 태도에 대해 어른 노릇을 할 셈이었다. 침착하지 못하고 안달하는 그 젊은이의 태도를 상쇄할 견실함을 보이면서 어렵사리 얻은 지혜의 영기를 발산할 셈이었다. 그들이 브롱크스 북부에 이르렀을 때쯤 나쉬는 이미 행동 계획을 짜놓고 있었다. 그것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돈을 약간 더 써야 한다는 뜻이었지만, 결국에는 그 돈을 잘 쓴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 p. 63

이제 그 벽은 사람 키보다도, 심지어는 나쉬처럼 키가 큰 남자보다도 더 높아져 있었다. 갑자기 그 돌들이 하나의 벽으로 바뀌었고, 그 일을 하면서 겪은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걸음을 멈추고 그 벽을 볼 때마다 자기가 한 일에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 p.324,pp16-17,20-24

이 운전은 그에게 주어잔 단 한번의 기회였고,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그 기회를 음미하고 싶었다. 할 수 있는 한 오래도록 예전의 기억을 연장시키고 싶었다.앞 유리창으로 눈이 펄펄 날리며 달려 드는 중에 그는 마음의 눈으로 목초지에 휙 내려 앉는 까마귀들, 불가사의한 울음소리를 내며 머리 위로 날아가는 까마귀들을 보고 있엇다. 하얀 눈에 덮인 목초지가 아름답게 보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밤새도록 눈이 내려 다음날 아침에 잠에서 깨었을때 흰 눈으로 덮인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싶었다. 그는 끝없이 펼쳐진 하얀 들판, 눈이 계속 내려 돌무더기들까지도 덮이고 모든 것이 하얀 눈 밑으로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았다.

--- p.345---12-24

아내를 잃고 하나뿐인 딸마저 누이에게 맡긴 채 혼자 생활해 나가는 보스턴의 소방관 짐 나쉬. 그는 어느 날 뜻하지 않게 30년 전 이래로 본 적이 없는 아버지로부터 2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산 사브 자동차에 몸을 실어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시간과 돈을 허비한다. 그러던 중 그는 노름을 하다가 두들겨 맞고 도망치던 젊은이잭 포지를 만난다.

그는 (틀림없이 Jack-pot에서 나왔을 이름을 가진) 카드 도박사인데, 나쉬는 잭 포지가 전직 회계사 플라워와 검안사(檢眼師) 스톤이라는 두 명의 사내와 벌이기로 한 도박에 1만 달러를 걸기로 하고 그와 동행한다. 마침내 포지는, 복권에 당첨되어 많은 돈을 모은 행운의 두 사내와 카드 게임을 벌이기 시작한다. 초반 포지의 승리가 예상되었지만, 1만 달러는 물론 빚까지 지게 될 정도로 큰 실패를 겪게 된 나쉬와 포지는 빚을 노동으로 갚기로 하고 승자들의 소유지에 벽쌓는 일에 동의하게 된다. 나쉬는 일이 끝나면 풀려날 수 있으리라고 믿지만 포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탈출할 기회만 엿보는데…….

밖으로 걸어 나왔을 때 그들은 눈이 내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 해에 내리는 첫눈이었고 습기를 머금은 함박눈은 대부분 땅에 닿자마자 녹아 없어졌다. 저 아래쪽 길에서는 크리스마스 장식용 전구들이 꺼졌고 바람도 가라앉았다. 이제는 바람이 고요히 멎어 있어서 날씨가 거의 따뜻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나쉬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잠시 자기 얼굴에 떨어지는 눈을 맞으며 그대로 서 있었다. 그는 자기가 행복하다는 것, 지난 몇 달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행복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 p.343

나쉬는 자기가 이제는 전혀 자기답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자기 입에서 나오는 말소리를 들을 수는 있었지만 그 말을 하고 있으면서도 마치 자기가 어떤 상상의 극장 무대 위에서 미리 쓰여진 대사를 되뇌며 연기를 하는 배우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다른 누군가의 생각을 대신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전에는 그런 식으로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일로 불안감을 느끼기는커녕, 너무도 쉽게 자기의 역할을 떠맡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돈을 버는 것이었는데, 만일 이 이 입 험한 젊은 친구가 돈을 벌어 줄 수 있다면 나쉬는 정말로 그렇게 될지 알아보기 위해 모든 위험을 무릅쓸 셈이었다.

--- p.61

그러자 둔하게 뚝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잠시 뒤에는 그의 손에 나무로 된 두 남자의 인형이 쥐어져 있었다. 그 인형들을 살펴보려고도 하지 않고 나쉬는 그 기념물을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어린아이 적 이래로 나쉬가 무엇인가를 훔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는 자기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몰랐지만, 그 순간에는 어떤 이유를 찾아볼 생각은 아예 떠오르지도 않았다. 자기 자신에게 그 이유를 분명히 설명 할 수 는 없었더라도 그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는 자기의 이름을 아는 것과 똑같은 식으로 그것을 알았다.

--- p.159

그 아이는 말을 거의 하지 못했고, 풀밭을 가로질러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했던 말은 짐! 짐! 짐! 하고 저능아가 주문을 외듯 그의 이름을 몇 번씩 다시 부른 것뿐이었다. 나이가 같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그 아이는 줄리엣과 공통점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았다. 나쉬는 그 아이의 비참하리만큼 창백한 안색과 자기 딸의 곱슬곱슬한 머리칼, 밝고 재기 넘치는 얼굴, 또 그 아이의 비루먹은 강아지 같은 모습과 자기 딸의 수정처럼 맑은 웃음소리, 통통한 무릎을 비교하면서 그 아이에게 경멸밖에는 느끼지 못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아이를 해치려는 충동은 점점 더 강해져 억제할 수가 없게 되었고, 마침내 여섯 시가 가까워 오자 나쉬에게는 그 아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이 거의 기적처럼 느껴졌다.

--- p.298-299

그 둘째날 밤 이후로 나쉬는 자기가 이제 통제 불능이 라는 것, 어떤 이해할 수 없고 저항할 수도 없는 힘의 손아귀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알았다. 발광한 짐승처럼 그는 어딘지도 모를 곳에서 다른 곳으로 무작정 차를 몰아 달리고 있었다. 그 일을 그만두려고 아무리 여러 번 결의를 다져도 실행에 옮길 수가 없었다. 매일 아침마다 그는 자기 자신에게 그 정도 했으면 됐다고 다시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오후가 되면 똑같은 욕망, 똑같은 충동에 사로잡혀 잠을 깨면 다시 차로 기어드는 것이었다.

--- 2000/12/04 (smila)

출판사 리뷰

현대 영미 문단의 대표 작가 폴 오스터의 장편 소설. 그는 뉴욕 타임즈와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동시에 <떠오르는 미국의 별>로 소개되면서 그 문학성을 인정받는 등 비평적 성공과 대중의 호응을 동시에 얻은 작가이다. 특히 93년 <거대한 괴물>로 프랑스에서 메디치 외국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유럽에 널리 알려졌으며 미국에서보다 두 배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그는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언론에 주목을 받으며, 1998년 일본 <크레스트> 문학지에 다가올 21세기를 대표할 만한 외국 작가의 하나로 특집 소개되었고, 1995년에는 프랑스의 권위 있는 문학지 <마가진 리테레르magazine litt raire> 12월 호의 특집을 장식할 만큼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작가라 하겠다. 폴 오스터의 작품들은 세계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 발간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으며, <스모크>는 영화로도 제작(웨인 왕 감독)되어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의 출간된 작품 <우연의 음악> 역시 영화화되었던 작품으로 미국 예술원의 모톤 다우웬 자블 상을 수상하였으며 동시에 미국 펜 포크너 상 수상 후보(1990)에까지 올랐던 폴 오스터의 역작이다.

<우연의 음악>은 도박과도 같은 우리네 삶을 철학적이면서도 결코 무겁지 않게 보여 주고 있다. 윌리엄 포크너의 <음향과 분노> 중에서 발췌된 글, '어느 날 그가 너무도 싫증이 나서 아무렇게나 뒤집은 단 한 장의 카드에 모든 것을 걸 때까지……'는 <우연의 음악>을 한마디로 소개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다. 뜻하지 않게 거금을 상속받게 된 한 남자가 전문 카드 도박사를 만나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우연의 사건과 끝없는 선택, 그리고 그것이 몰고 오는 예측 불가능한 결과들은 우리의 삶, 바로 그 자체인 것이다.

오스터는 작품 곳곳을 메타포들로 가득 채우고 있다. 카드, 도박, 복권, 성(城), 열린 길, 벽, 이름 등등. 이러한 메타포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를 예상케 해주는 동시에 그 예상을 뒤엎으면서 읽는 즐거움을 배가시켜 준다. 이렇듯 <우연의 음악>은 수수께끼와 상징으로 가득한 고급 소설이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만남으로서, 독자들의 철학적 숙고와 지적 호기심,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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