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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nst Bl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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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흐가 미국에 이주해 있던 10년 동안(1938?1947) 저술된 ?희망의 원리?는 총 5부 55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더 나은 삶에 대한 동경을 주요 모티프로 삼은 모든 대상과 사건들을 분석하고 있다. 한마디로 <더 나은 삶에 관한 꿈>에 대한 분석이 이 책의 테마이다. 여기서 블로흐는 조형 예술, 건축, 음악, 문학 등 전통적인 예술들뿐만 아니라 동화, 영화, 여행, 유행 의상, 진열장, 춤, 팬터마임, 낮꿈과 밤꿈, 종교, 신화 등을 탐구하고 있다. 그는 통속 문학, 싸구려 영화, 키치, 시장이라고 해서 분석의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다. 희망은 일상 의식과 동화에서부터 위대한 철학적, 정치적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문화적 형식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소외되지 않은 사회 ? 정치적 관계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는 다양한 표현 형식들을 설명하고 해석하는 것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은 블로흐의 사고의 결정체가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블로흐는 기존의 마르크스주의와 정치 경제학자들이 현실의 계급 관계 등에 관심을 집중한 것과 달리 지금까지 연구 대상에서 외면된 미래 영역을 주 탐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각 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부 보고 ― 작은 낮꿈들 제1부에서 블로흐는 꿈의 직접적인 특성과 간접적인 특성을 폭넓게 실험하고 있다. 이중 특히 간접적인 특성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그는 사적인 꿈, 상호 교환 가능한 공중의 환영에서부터 무언가를 긴급하게 갈구하는 <낮꿈> 등을 서술한다. 제2부 기초적 논의 ― 선취하는 의식들 제2부에서는 <사실>에 대한 기초 작업을 다루고 있다. 이 부의 중심 문제는 <굶주림이라는 주요 충동이 과연 중요한 기대 정서인 희망으로 향하는가> 하는 물음이다. 그리고 블로흐는 여기서 <아직 의식되지 않은 것Nicht-Bewußte>이라는 개념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이 개념은 라이프니츠의 잠재의식에서부터 밤과 원초적 과거를 지향하는 낭만주의 심리학을 거쳐, 프로이트의 심리 분석으로 이어진 무의식에 관한 연구의 시간적 차원과 전혀 다르다. <아직 의식되지 않은 것>은 정신분석에서 말하는 다시 기억해 낼 수 있는 망각된 것도 아니고, 억압되거나 잠재의식 속에 고대 지향적으로 가라앉은 것도 아닐 뿐더러, 그와 정반대로 궁핍을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의 모티프로 작용하며, 미래 지향적 동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제3부 이행 ― 거울에 비친 갈망의 상(진열장, 동화, 여행, 영화, 연극의 무대) 제3부에서는 에로스의 낮꿈으로서의 갈망의 상이 다루어지고 있다. 실현을 통한 충족감보다 더 강렬한 인간의 갈망을 분석하면서 블로흐는 힘없는 사람들이 수동적으로 갈구하는 내용들이 부르주아의 교묘한 이데올로기에 의해 착색되어 있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지적한다. 그는 동화와 통속 소설, 영화, 팬터마임, 연극 등에서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읽어 내면서 규범으로까지 변한 거울 속에 투영된 갈망들을 이 부 전체에서 다루고 있다. 여기서 블로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동정심과 공포가 아니라, 거역과 희망이 연극의 기본 정서라고 단언한다. 제4부 구성 ― 더 나은 세계의 개관(치료 기술, 사회 제도, 기술 ,건축, 지리학, 예술과 지혜에서의 전망) 제4부에서 블로흐는 의학적 유토피아, 사회 유토피아, 기술 유토피아, 건축 유토피아, 지정학적 유토피아, 회화와 문학 작품의 갈망의 현실상 등을 차례로 거론한다. 의학적 유토피아에서 나타나는 건강에 대한 갈망의 상은 삶의 연장 내지 영원한 삶으로 요약되고, 사회 유토피아의 장에서는 마르크스 이전에 선보였던 더 나은 국가의 모델로서 플라톤의 <국가>, 스토아학파의 <세계 국가>, 기독교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나라>,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캄파넬라의 <태양의 나라>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기술 유토피아에 관한 장에서는 세상을 황금으로 정화하려는 욕망을 담은 중세의 연금술에 대해 말하고 건축 유토피아의 장에서는 이집트 건축물과 고딕 건축을 그 전형으로 발견한다. 또한 회화와 포에지의 장에서는 우리의 삶에 더욱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풍경에 대한 갈망에 대해서, 그리고 지리학적 유토피아에 관련된 장에서는 주어진 현실을 추월하려는 인간의 갈망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제5부 동일성 ― 성취된 순간을 갈구하는 상(윤리, 음악, 죽음에 관한 그림들, 종교, 동방의 나라 자연, 최상의 재화) 제5부에서는 인간답게 되려는 시도, 즉 여러 가지 윤리적인 핵심적인 상들과 정의로운 삶에 대한 핵심적 목록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가상적인 인물들인 돈 조반니, 오디세우스, 파우스트 등에 이어 죽음에 대항하는 희망의 상으로서의 종교와 최상의 선이 다루어진다. 블로흐에 의하면 종교의 판타지로 규정되는 모든 기쁨의 전언은 죽음과 운명에 대항한다는 신비주의적인 것이다. 그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종교, 조로아스터교와 마니교, 이슬람교, 불교와 유교, 유대교와 기독교 등의 특성을 차례로 논하면서, 특히 기독교에서 말하는 부활과 내세의 의미를 현실 세계의 혁명적 변화에 대한 일종의 비유로서 파악하는데, 이러한 블로흐의 입장은 위르겐 몰트만의 해방 신학에 긍정적인 모티프를 제공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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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원고 매수 13,000매에 달하는 거작, 국내 최초 완역!
한신대 독문과 박설호 교수의 10여 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결실! 이 책의 옮긴이인 한신대 독문과 박설호 교수가 에른스트 블로흐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74년 친구가 건네 준 책 한 권(브라이덴슈타인의 ?인간화?)을 통해서였다. 외국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에 대한 분석과 신학적 견해 등을 싣고 있던 이 책의 부록에 블로흐의 삶과 철학이 간략히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 옮긴이는 블로흐 사상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뒤 독일에 유학 중이던 옮긴이는 <에른스트 블로흐와 동독 문학>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뮌헨 대학의 한 세미나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고 최초로 블로흐의 책을 손에 읽게 된다. 하지만 옮긴이는 이 독서가 너무나 고통스러운 것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엄청나게 방대한 내용, 그리고 문화의 온갖 영역을 넘나드는 지식의 스펙트럼과 신비로울 정도로 압축된 문장들을 그 당시의 옮긴이로서는 소화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1986년 그는 뮌헨 대학에서 학제적 연구를 중시하는 빌레펠트 대학으로 학교를 옮겨 그곳에서 문헌학과 역사, 철학 등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며 블로흐에 서서히 눈을 떠가기 시작한다. 이때 그는 빌레펠트 대학 학제 연구소 소장이었던 독문과 교수 빌헬름 포스캄프 교수의 유익한 조언을 받아가며 에른스트 블로흐의 책을 읽고 또 읽었던 것이다. 1980년대를 독일에서 보낸 옮긴이는 1980년대 말에 귀국하여 대학에 자리를 잡는다. 이즈음부터 독일에서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동유럽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도미노처럼 붕괴하기 시작한다. 사회주주의적 이상을 가지고 있던 전 세계의 많은 지식인들이 혼란과 좌절을 겪으며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서서히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동유럽의 사회주의자들은 당면한 현실을 절대화하면서 사회주의적 이상이 원래 추구하고자 했던 목표를 망각한 채, 체제 내부의 부조리와 폭력을 정당화하거나 외면했다. 체제 붕괴는 그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현실의 사회주의가 역사에서 퇴장하기 시작하는 이러한 시점에서 박설호 교수는 오히려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를 번역할 시대적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블로흐의 ?희망의 원리?는 사회주의를 하나의 진리로 취급하면서 이러한 기준에서 다른 모든 것을 재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무엇을 희망하였으며, 그리고 미래에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며 긍정적인 미래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블로흐의 희망 철학과 예술론을 모르고서는 벤야민, 아도르노, 마르쿠제 등 동시대 지식인들을 그 근본에서 이해할 수 없으며, 자연법 철학, 유토피아 사상, 근대 신학의 흐름 등을 논할 수조차 없다는 사실이 10여 년에 걸 쳐 지속적으로 번역에 매진할 수 있게 만든 동기였음을 옮긴이는 밝히고 있다. ?희망의 원리?는 그 내용의 일부가 솔 출판사에서 ?자유와 질서?(1993), ?더 나은 삶에 관한 꿈?(1995)이라는 제목으로 두 권짜리로 간행된 바 있었다. 하지만 원문의 약 5분의 1정도가 소개된 데 불과하였고, 책 전체를 소개하려던 최초의 계획마저 출판사의 여러 사정과 맞물려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설호 교수는 블로흐의 아들 얀 로베르트 블로흐 박사와 블로흐 문헌실의 비간트 박사와 지속적으로 서신을 교환하며 번역의 의지를 불태우며 때를 기다렸다. 드디어 1999년 열린책들에서 판권을 획득하여 ?희망의 원리? 완역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2002년 6월 다시 번역에 착수한 지 4년 만에 드디어 초역을 끝내지만, 옮긴이는 초역을 검토하는 작업에 8개월을 더 보낸다. 그리고 박설호 교수로부터 원고를 넘겨받은 지 1년 반 만에 전5권으로 구성된 ?희망의 원리?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다. |